매일 1~2시간 연습, 오답노트로 벼리는 기본기
금장초등학교 6학년 박지민 양은 최근 제32회 청주 박팔괘 전국학생 국악대제전 초등부 민요부문 장원, 제30회 부산국악대전 초등부 민요부문 대상 등 전국 국악 경연대회에서 잇따라 1등상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큰 상을 안고 돌아온 아이의 태도는 담담하다.
“대상은 제가 엄청 잘해서 주신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능성이 보이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고 주신 상 같아요. 그래서 큰 상을 받고 나면 연습을 더 많이 하게 돼요.”
지민 양은 학교 수업과 일과를 마친 늦은 저녁, 매일 집에서 1~2시간씩 철저한 연습 루틴을 지킨다.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시간을 정해두고, 그날 부른 소리를 녹음해 다시 들으며 오답노트를 적는다. 시김새가 자연스러운지, 음정과 발음은 정확한지 스스로 모니터링하고 부족한 성량은 복근 운동으로 보완한다. 매일 자신의 소리를 차분하게 객관화하며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과정이다.
지민 양이 국악과 인연을 맺은 계기는 오로지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외할머니가 보내 준 국악인 송소희의 무대를 본 뒤 5살 때부터 부모를 졸랐고, 6살이 되던 해 찾아간 국악 수업에서 두 시간 내내 미동도 없이 귀를 기울였다. 코로나19로 대면 수업이 어려웠던 시기에도 집에서 소리를 놓지 않았다.
이후 KBS 1TV ‘국악한마당’과 국악신동 발굴 프로젝트 ‘악동’(3위) 출연, 국악방송 ‘이 노래 들어볼래?’, ‘국악콘서트 판’ 무대에 오르며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8월에는 완창에만 긴 호흡이 필요한 고난도 경기12잡가를 온전히 담아낸 정규 음반 ‘수화지재로 가는 첫번째 소리길’을 발매하기도 했다. 주변에서 다양한 방송 무대나 다른 장르의 제안이 오기도 했지만, 지민 양은 흔들리지 않고 전통 소리의 기본기를 닦는 데 집중했다.
“경주에도 이런 꿈나무가 있습니다” 지역의 무대와 응원이 필요한 이유
지민 양은 가야금 연주도 4년 넘게 병행하며 소리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경주시립신라고취대 기획 ‘2026 차세대 명인을 위한 협연의 밤’ 오디션에서 경쟁을 뚫고 선발돼 무대를 마쳤다. 오는 10월 전통예술중학교 입시를 앞두고 레슨과 연습에 매진하고 있지만, 지역에서 전통예술을 전공하려는 꿈나무들이 마주하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아이들이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지역 무대나 전문적인 육성·지원 체계가 부족한 탓에 성장기 예술 인재들이 체감하는 갈증은 여전히 크다.
국악의 길을 걸으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민 양은 “제가 재미있어서 하는 거라 힘들다고 쉴 생각은 없다. 피곤할 때도 있지만 그럴 땐 연습량을 줄이더라도 매일 꾸준히 하려고 노력한다”고 씩씩하게 답했다.
먼 훗날 국가무형유산 보유자가 돼 전통의 깊은 멋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열세 살 소리꾼. 지민 양이 품은 단단한 꿈이 고향 경주의 품 안에서 더 크게 울려 퍼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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