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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국 박현숙 ‘자투리의 미 Ⅲ - 모시조각보: 빛과 바람’

오선아 기자 suna7024@hanmail.net 1739호 입력 2026/07/09 14:47 수정 2026/07/09 14:50
동국대 경주병원 초대전

 

휴국 박현숙 작가의 초대전 ‘자투리의 미 Ⅲ - 모시조각보: 빛과 바람’이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본관 2층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동국대학교 경주병원>확대
휴국 박현숙 작가의 초대전 ‘자투리의 미 Ⅲ - 모시조각보: 빛과 바람’이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본관 2층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동국대학교 경주병원>
질병의 고통과 일상의 피로가 교차하는 병원 복도가 조각보를 만나 다정한 치유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휴국 박현숙 작가의 초대전 ‘자투리의 미 Ⅲ - 모시조각보: 빛과 바람’이 동국대학교 경주병원 본관 2층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흰 벽면을 따라 정갈하게 걸린 크고 작은 모시조각보들은 굳은 표정으로 복도를 오가던 환자와 내원객들의 발길을 나란히 붙잡는다. 형형색색의 조각 천들이 서로의 경계를 맞대며 만들어내는 단아한 균형감은 차가운 병원 벽면에 따스한 한국적 멋과 온기를 불어넣는다.

이번 전시는 박 작가가 2007년 실크, 2015년 퀼트와 야생화 자수에 이어 선보이는 세 번째 전시다. 작가는 과거 달력 속 사진에서 우연히 마주한 조각보의 고졸한 아름다움에 매료돼 바느질을 시작했다. 서툴지만 정성껏 한 땀 한 땀 지어 내린 모시 조각들은 버려질 수도 있었던 작은 천들의 유기적인 결합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름 천인 모시를 사용해 빛과 바람을 투과시키는 구조가 일품이다. 투명하고 거친 질감의 모시 조각들이 서로 기대어 만들어낸 색의 면 분할은 현대적인 추상화를 연상시킨다. 하얀 벽면에는 조각보 외에도 조각보 문양을 활용한 가방, 노리개, 물고기 모빌 등 생활 소품들이 정갈하게 함께 자리했다. 조각보의 기하학적인 패턴을 일상의 소품으로 구현해 시선을 모은다.

 

조각보 외에도 조각보 문양을 활용한 가방, 노리개, 물고기 모빌 등 생활 소품들이 정갈하게 함께 자리했다. <사진=동국대학교 경주병원>확대
조각보 외에도 조각보 문양을 활용한 가방, 노리개, 물고기 모빌 등 생활 소품들이 정갈하게 함께 자리했다. <사진=동국대학교 경주병원>

박 작가는 서리발 속에서도 향기를 잃지 않는 오상고절의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했다.

박 작가는 “작은 천 조각들이 이어져 하나의 작품이 되듯, 삶의 순간들도 모여 오늘의 결실을 이룬다”며 “버려질 수 있었던 자투리 천들이 서로 기대어 아름다움으로 완성되듯 우리 삶의 작은 순간들 또한 소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8월 3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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