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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서 남 주자” 경주 밤을 밝히는 문화해설 봉사단

윤태희 시민 기자 1738호 입력 2026/07/03 09:43 수정 2026/07/03 09:48
경주박물관대학 계림해설봉사단
매주 토요일 야간 무료 해설

 

계림해설봉사단은 사단법인 경주박물관회 산하 경주박물관대학 동문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순수 자원봉사 단체다. 윤태희 시민기자확대
계림해설봉사단은 사단법인 경주박물관회 산하 경주박물관대학 동문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순수 자원봉사 단체다. 윤태희 시민기자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경주 계림의 고목 사이로 초록 조끼를 입은 이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경주박물관대학 ‘계림해설봉사단’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오직 “배워서 남 주자”는 신념 하나로 관광객 곁에 서는 이들이다.



신라 천 년의 역사를 품은 봉사단


계림해설봉사단(단장 한영특)은 사단법인 경주박물관회 산하 경주박물관대학 동문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순수 자원봉사 단체다. 회원들은 최소 3~5년에 걸쳐 신라 역사와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수학한 40~60대 남녀로 구성됐으며, 단순한 열정을 넘어 전문가 수준의 해설 역량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봉사 무대는 계림을 중심으로 첨성대, 동궁과 월지, 월정교에 이르는 경주 핵심 문화유산 코스다. 관광객의 요청에 따라 신라왕경 일대까지 활동 반경을 넓히기도 한다.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야간 관광객이 가장 몰리는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황금 시간대를 온전히 봉사에 바친다.

 

봉사활동 시작 전 사전 미팅후 단체 촬영하는 계림해설봉사단. 윤태희 시민기자확대
봉사활동 시작 전 사전 미팅후 단체 촬영하는 계림해설봉사단. 윤태희 시민기자


“배운 것을 가슴에만 담아두기엔 너무 아깝다”


봉사단의 모토는 단 여섯 글자, “배워서 남 주자”다. 이 짧은 문장 안에는 오랜 세월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탐구해 온 회원들의 자부심과 그 지식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회원들은 “문화재가 도심 곳곳에 살아 숨 쉬는 경주에서, 배운 것을 가슴속에만 담아두기엔 너무 아깝다”고 입을 모은다. 주말 저녁 시간을 내어 낯선 관광객 앞에 서는 일이 녹록지 않을 법도 하지만, 회원들은 한결같이 이 시간을 가장 큰 보람과 기쁨으로 여긴다. 경주의 풍부한 역사를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방문객이 문화유산의 깊은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돌아가도록 돕고자 하는 진심이 이 봉사단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눈빛이 달라지는 순간, 해설이 만들어낸 감동


봉사단의 활동은 단순한 길 안내를 훌쩍 뛰어넘는다. 계림의 울창한 느티나무와 팽나무 사이를 걸으며 김알지 탄생 설화에 귀 기울일 때, 첨성대의 362개 돌이 1년의 날 수를 상징한다는 사실을 처음 접할 때, 관광객들의 눈빛이 달라진다.

해설을 마친 한 관광객은 “준비 없이 경주를 찾았는데, 막연히만 알던 문화유산을 제대로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계림해설봉사단을 만난 것이 행운이다. 다음에 꼭 다시 오겠다”고 거듭 인사를 전했다. 관광객의 감사 한마디가 다음 토요일을 기다리게 만드는 가장 큰 동력이라고 회원들은 말한다.


화합과 열정이 빚어낸 특별한 공동체


계림해설봉사단이 단순한 봉사 모임을 넘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회원들 사이의 끈끈한 결속이다. 경주 문화유산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끝없는 학습열을 공유하는 이들이 모인 만큼, 봉사 현장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서로를 독려하며 더 나은 해설을 위해 함께 공부하는 문화도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한영특 단장은 “경주 여행을 ‘그냥 다녀온 곳’이 아닌 ‘평생 기억에 남는 여행’으로 바꾸는 힘은 화려한 시설이나 첨단 기술만이 아니라, 관광객을 맞이하는 사람의 진심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달수 (사)경주박물관회 이사장은 “박물관대학에서 배운 바를 무료해설 봉사로 환원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보람 있는 일”이라며 “계림봉사단은 지역사회가 가장 자랑스러워할 모습으로 자리매김할 것이고, 제2의 인생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든 회원을 힘차게 응원한다”고 밝혔다.

오늘 밤도 계림의 고목 아래, 초록 조끼를 입은 이들의 따뜻한 해설은 이어진다. 그 이야기를 들은 누군가는, 반드시 다시 경주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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