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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에 새긴 삶, 예술이 되다

윤태희 시민 기자 1743호 입력 2026/08/20 09:57 수정 2026/08/20 09:58
전촌2리 경로당 어르신들
‘나의 손, 나의 삶’ 수업으로 생애 첫 작품 완성

전촌2리 경로당에서 어촌신활력증진사업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하나로 ‘나의 손, 나의 삶’ 수업이 최근 진행됐다. 윤태희 시민기자확대
전촌2리 경로당에서 어촌신활력증진사업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하나로 ‘나의 손, 나의 삶’ 수업이 최근 진행됐다. 윤태희 시민기자
전촌2리 경로당에서 어촌신활력증진사업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하나로 ‘나의 손, 나의 삶’ 수업이 최근 진행됐다. 어르신들은 자신의 손을 그림으로 옮기고 석고로 본떠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만들었으며, 이는 생애 첫 창작 경험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수업은 프로그램의 여섯 번째 시간으로, 어르신들이 자신의 손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는 시간으로 시작됐다. 주름과 굳은살, 휘어진 손가락 하나하나를 살피는 사이 “볼 것도 없다”며 웃던 이들도 이내 말없이 손을 바라보며 지나온 세월을 되짚었다. 평생 가족의 밥을 짓고, 거친 바다에서 그물을 당기고, 논밭에서 계절을 일궈온 손이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자연스레 인생 이야기가 오갔고, 경로당은 작은 인생극장이 됐다.

이어진 석고 손뜨기에서 어르신들은 틀이 굳을 때까지 손을 그대로 유지해야 했다. 몇 분의 기다림 끝에 석고를 부어 손 모양이 드러나자 “내 손이 작품이 됐다”, “평생 처음 해본다”는 감탄이 이어졌다. 완성된 작품은 곧게 편 손, 살짝 쥔 주먹, 손가락을 모은 손 등 저마다 달랐다. 똑같은 손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곧 각자의 삶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줬다.

어르신들은 작품을 완성한 뒤 서로의 손을 바라보며 “고생 많았다”, “우리 손이 참 예쁘다”는 말을 주고받았다. 결과보다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존중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더 값졌다는 평가다. “나도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은 앞으로 이어질 창작 활동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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