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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진짜 교육인가?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37호 입력 2026/06/25 11:24 수정 2026/06/25 11:26

 

이승미 경주 아주망확대
이승미 경주 아주망
다양한 나이대가 모이는 모임에서 나이대를 구분하는 기준이 있다. ‘굴렁쇠 소년이 뛸 때 나는 직장을 다녔네, 나는 기어다녔네, 굴렁쇠가 뭐예요?’는 나이를 직접적으로 물어보지 않으면서도 나이를 짐작하게 되는 기준이 되었다. 한동안 서울올림픽이 그런 기준이 되었다. 개발도상국 대한민국이 올림픽을 제대로 개최할 수 있을까? 남의 집 잔치 음식만 챙겨주고, 우리는 메달도 못 따는 것이 아닌가. 부족한 시민의식으로 해외에서 대한민국을 찾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등 많은 걱정이 앞섰지만, 대한민국은 훌륭하게 잘 해냈다. 아줌마가 생각하기에 88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의 시민의식이 성장한 큰 계기였다. 그리고 한동안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소재가 되었다. 세계 4위의 성적, 감동한 경기, 멋진 경기, 비하인드 스토리 등. 올림픽을 모르고 이야기에 낄 수가 없는 시대였다. 그래서 그 시대, 그 시절 이야기를 모르다니~ 하는 기준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2002년 또 하나의 추억이 생겼다.

성숙한 시민의식은 엄청난 응원 열기와 더불어 해외언론의 이슈가 되었고 승리가 쌓일 때마다 대한민국은 들썩였다. 한국의 골이 들어가거나 역전, 승리가 이뤄졌을 때는, 옆에 있는 사람이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상관없이 부둥켜안고 기뻐했으며 ‘대한~민국’하는 응원멘트에 지나가는 자동차가 클락션으로 응답하고, 모든 대화의 주제는 축구였다. 대한민국 국민이 월드컵을 응원하면서 기대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멋진 승리와 더불어 2002년의 행복한 기억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월드컵은 4년마다 돌아온다. 올해 대한민국은 월드컵에 진출했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대표님 첫 경기에 맞춰 단체 응원 티셔츠를 주문하기 위해 사이즈를 문의하는 안내장을 받았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단체로 학교에서 경기를 보기로 했다는 것이다. 아줌마는 너무 멋진 기회라고 생각했다. ‘2002년 라떼’를 이야기해주며 즐거운 시간을 가지라고 말해줬다. 요즘처럼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아이들이 함께하며 즐기는 문화가 적은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에게 아주 특별한 추억이 쌓이겠구나 싶었다.

첫 경기가 끝나고 세 아이들은 흥분해서 돌아왔다.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주절주절 읊으며, 우리 반은 이렇게 응원했네, 우리 반은 더 어쩌구저쩌구…. 세 아이들이 각기 경기에 대한 생각과 응원에 대해 아주 열띤 수다 타임을 벌였다. 축구 규칙을 잘 모르는 딸아이들도 제법 축구 스토리를 이야기하는 것이 본인이 원래 알던 것이 아니라, 친구들이나 선생님, 해설사 등 다른 이들과 공유하며 알게 된 것들을 덧붙여서 이야기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구들과 함께 응원한 오늘의 추억을, 아이들은 신나했다.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줬는지, 우리나라 대표님은 체코와의 첫 경기에서 멋진 승리를 안겨줬다.

두 번째 경기가 있는 날, 아줌마는 책과 관련된 일정으로 다른 학교 학부모님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월드컵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한 학부모가 월드컵 두 번째 경기는 못 보게 되었다며 아쉬워했다. 사정인즉 한 학부모가 학습권을 운운하며 학교에 민원을 넣어서 두 번째 경기는 학교에서 못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월드컵 응원과 학습권이 대비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민원을 넣었다는 소린가?

아줌마, 간만에 뒷목 잡았다.

학습의 의미는 무엇인가?

학교는 무엇을 가르치는 곳인가?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곳인가? 그건 학원이나 과외선생님이다.

학교 선생님은 스승이다. 지식과 더불어 인성, 사회성을 가르치는 곳이 학교다. 학습권에서 학습은 지식도 배우고, 인성도 배우고, 사회성도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월드컵 응원이 그냥 선생님들이 수업하기 싫어서 아이들에게 TV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요즘처럼 아이들이 같이 즐길 것이 없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보이게 되는 상황에서, 모든 아이가 다 함께 응원하는 것은, 남다른 경험과 추억을 쌓게 되는 특별한 일이다. 단순히 놀고 있는 시간이 아니다. 아이들은 이 시간을 통해 친구에 대해 더 알게 되고, 우리 반에 대해 공감하고 소속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같이 공부하지만, 서로를 라이벌로 인지하게 하고, 경쟁하게 하는 것이 교육이 아니다. 진짜 공부, 정당한 경쟁의식, 올바른 사회공동체는 이런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 진짜 교육인지, 생각하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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