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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에스마인 이민애 대표, “유치원 교사에서 철강 정밀가공 현장의 공동 경영자로…”

오선아 기자 suna7024@hanmail.net 1732호 입력 2026/05/21 15:22 수정 2026/05/22 12:29
경주를 움직이는 힘, 여성기업인 릴레이 인터뷰 ⑪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일궈낸 상생의 일터

경주 곳곳에서 묵묵히 기업을 이끌어가는 여성 CEO들을 조명합니다. 경주신문은 2026년 특별기획 ‘경주를 움직이는 힘, 여성기업인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진솔한 경영 철학을 기록합니다. 급변하는 시대, 섬세한 리더십과 뚝심으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여성 기업인들의 이야기가 독자 여러분께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경주신문은 지역 여성 기업인들의 제보와 추천을 기다립니다. /편집자 주

 

엠에스마인 이민애 대표. 오선아 기자확대
엠에스마인 이민애 대표. 오선아 기자
경주시 외동읍 문산2산업단지, 1000평이 넘는 거대한 부지 위로 육중한 금속 가공 기계들이 쉼 없이 돌아간다. 이곳은 한국수력원자력 방호 설비 부품부터 정밀한 자동차 조립 JIG까지, 0.00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철강 정밀가공 현장이다.


이곳 무송산업과 엠에스마인을 이끄는 이민애 대표의 첫인상은 차가운 금속을 다루는 제조업의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유쾌한 에너지와 새로운 분야를 끊임없이 파고드는 학구열로 똘똘 뭉친 그녀다. 유치원 교사로 사회 첫발을 내디뎠던 그녀가, 거친 제조업 현장의 경영을 총괄하기까지의 과정은 그 자체로 도전의 연속이었다. 남편 이석희 대표와 완벽한 호흡을 맞추며 숱한 위기를 기회로 바꿔 온 이 대표의 이야기를 들었다.


남편의 기술력에 경영의 전문성을 더하다


이민애 대표의 본래 전공은 아동학이다.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원장으로 일하던 그녀가 제조업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은 오롯이 남편을 돕기 위해서였다. 그녀의 남편은 1995년부터 작은 가공공장을 설립해 운영해 오고 있었다. 이후 회사를 점차 확장하는 과정에서 짐을 덜어주고자, 그녀는 퇴근 후 야간으로 산업경영학과에 진학해 경영의 기초를 닦았다.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2017년 무렵이다. 평생 현장에서 기술에만 매달려 온 남편은 행정업무나 자금 운용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이 대표는 이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그녀는 복잡한 서류 업무와 세무, 행정을 총괄하며 남편이 오직 기술 현장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어 별도의 법인인 ‘엠에스마인’을 세워 경영 효율화를 꾀했고, 부부의 회사는 외동에 대규모 공장을 번듯하게 세우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엠에스마인 내부 모습. <사진=엠에스마인>확대
엠에스마인 내부 모습. <사진=엠에스마인>



편견과 억대 부도 피해를 정면으로 돌파한 ‘독보적 기술력’


하지만 거친 현장 작업과 대규모 자산이 오가는 제조업의 장벽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규모가 작은 업체라는 이유로, 혹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겪어야 했던 노골적인 무시와 텃세는 예사였다. 납품을 완료하고도 악의적으로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채 연락을 끊어버린 거래처 때문에 눈물을 삼킨 적도 부지기수였다.

가장 큰 시련은 2019년에 찾아왔다. 오랫동안 믿고 거래하던 회사가 갑자기 부도를 내면서, 1억원이라는 막대한 납품 대금을 고스란히 떼인 것이다. 경영상 큰 타격이었지만, 이 대표 부부는 좌절하는 대신 철저한 실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무송산업과 엠에스마인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다품종 소량 생산과 독보적인 정밀가공 기술력이다. “도면만 주어지면 무엇이든 완벽하게 구현해낸다”고 자부할 만큼 탁월한 남편의 기술력 덕분에, 따로 영업을 다니지 않아도 전국에서 고객이 찾아오는 알짜 공장으로 입소문이 났다. 여기에 가공부터 도장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자체 원스톱 공정 시스템은 타사가 흉내 낼 수 없는 경쟁력이 됐다.


직원을 ‘파트너’로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리더십


회사가 성장하며 겪은 또 다른 고민은 사람이었다. 험하고 거친 제조업 현장은 젊은 인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고, 만성적인 인력난은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고민 끝에 이 대표 부부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꾀했다. 공장 내 숙련된 기술자들을 각자의 전문성을 인정받는 독립적인 소사장 형태의 파트너로 대우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스스로 일한 만큼 성과를 온전히 가져가는 자율적 구조가 되자, 직원들의 책임감과 몰입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복잡한 노무 관리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숙련공들과의 끈끈한 화합을 이끌어낸 이 대표만의 지혜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엠에스마인 내부 모습. <사진=엠에스마인>확대
엠에스마인 내부 모습. <사진=엠에스마인>



끝없는 학구열, 부부가 함께 그리는 행복한 ‘인생 2막’


이민애 대표의 시계는 남들보다 빠르게 흘러간다. 제조업 경영 책입자 역할에만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삶을 주도적으로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학과 석사 과정을 마쳤고, 최근에는 안경광학과에 진학해 안경사 면허까지 취득했다. 심지어 매월 지출되는 외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본인이 직접 교육을 받고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증을 따서 거대한 공장의 안전까지 직접 책임지고 있다.

어릴 적 가난한 탄광촌에서 보냈던 유년 시절은 그녀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을 선물했다. 이제 든든한 남편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인생 2막을 열어가고 있는 그녀는 무리한 사업 확장보다는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하며 부부가 함께 취미를 즐기는 편안한 삶을 꿈꾼다.

세상의 편견이나 척박한 환경 앞에서도 결코 움츠러들지 않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해 온 이민애 대표. 차가운 금속을 다루는 삭막한 공장이지만,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부부의 따뜻한 정과 호탕한 웃음소리가 경주 외동의 산업단지를 그 어느 곳보다 활기차게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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