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주문화재단은 지난 14일 대표이사실에서 ‘제29회 경주굿즈 어워즈’ 시상식을 열고 전국에서 모인 창작자 5인을 최종 선정했다. <사진=(재)경주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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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주문화재단은 지난 14일 대표이사실에서 ‘제29회 경주굿즈 어워즈’ 시상식을 열고 전국에서 모인 창작자 5인을 최종 선정했다. 상장을 주고받는 의례적인 시상식 대신 이날 현장은 경주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시장에 내놓을지 고민하는 동업자들의 간담회식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테이블 위에 놓인 신라인의 미소 안경 케이스와 수금 머그컵 등 최종 선정작들을 함께 살펴보며 경주 굿즈의 향후 시장 진출 및 상품화 방안을 논의했다.
대상 : 그린플레어(대표 신영민)의 ‘신라의 미소 안경케이스’. <사진=(재)경주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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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립박물관의 뮷즈(MU:DS) 열풍이 거세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사고 유물 번호가 붙은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가 됐다. 경주 역시 그 흐름의 한복판에 서 있다. 하지만 그간의 기념품들은 경주 이름만 박힌 천편일률적인 열쇠고리나 조잡한 복제품들이 시장을 메웠던 것도 사실이다.
경주문화재단이 이번 어워즈가 공모전이라는 낡은 이름을 버리고 브랜드를 전면에 내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어워즈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안배라는 관행을 깼다는 점이다. 실제 선정된 5인 중 지역 창작자는 단 1명뿐이다. 경주지역 출품자들 중에는 “지역 공예인들이 서운해한다. 시민 가산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를 냈으나 재단의 답변은 확고했다. 좋은 상품이 만들어지고 실제로 팔려야 하며, 실력이 미치지 못하는데 가산점을 주는 것은 경주 굿즈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먹는 일이라는 소신이다. 일각에서는 공모전 운영을 두고 진정한 공정 경쟁인지에 대한 불신이 존재하는 반면, 동시에 지역인 우대(가산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다소 모순되는 지점이다.
금상 : 아트리나(대표 윤제민)의 ‘달려라! 천마’. <사진=(재)경주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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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공정 심사란 참가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마땅하며, 나아가 우리 지역 창작자들이 타 지역 공모전에 출품하더라도 차별받지 않고 실력만으로 정정당당하게 인정받는 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지역민을 위한 배려는 다른 통로로 열어두되, 이 어워즈만큼은 전국에서 가장 잘하는 이들이 경쟁하는 메이저리그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은상 : 최규리 씨의 ‘경주의 비누 한 조각’. <사진=(재)경주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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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과정에서도 현미경 잣대를 들이댔다. 지인 동원이 가능했던 온라인 투표를 폐지하고 시민평가단이 시장성을 먼저 따졌다. 특히 올해 전문가 심사 단계에서는 공예, 디자인, 마케팅 등 분야별 외부 전문가들을 대거 초빙하여 이해관계나 학연, 지연 등에 얽매이지 않도록 심사위원단을 구성했으며, 이후 외부 전문가들이 오로지 상품 경쟁력만으로 최종안을 결정했다. 결과는 전년 대비 2배가 넘는 총 212개의 작품이 전국에서 몰려들며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참가자 수만으로는 지역 공모전 사상 유래가 없는 규모라고 한다.
동상 : 마니불교(대표 권순호)의 ‘똑똑 사자’. <사진=(재)경주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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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선정된 영예의 수상작 5선은 다음과 같다. △대상은 그린플레어(대표 신영민)의 ‘신라의 미소 안경케이스’가 차지했다. 수막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예술성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이어 △금상은 아트리나(대표 윤제민)의 ‘달려라! 천마’ △은상은 최규리 씨의 ‘경주의 비누 한 조각’ △동상은 마니불교(대표 권순호)의 ‘똑똑 사자’와 코셀(대표 장혜련)의 ‘시간의궁 : 경주머그’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현장에서 만난 창작자들도 포부를 드러냈다. 수금을 입힌 컵을 만든 ‘시간의궁 : 경주머그’ 장혜련 대표는 경주 브랜드와 함께 프리미엄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고, 안경집을 만든 그린플레어 신영민 대표는 대량 생산 시의 디테일과 단가를 재단 측과 논의했다.
동상 : 코셀(대표 장혜련)의 ‘시간의궁 : 경주머그’. <사진=(재)경주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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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행사를 주관한 재단 측은 수상작들을 경주시청 기념품으로 우선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상금을 800만원으로 높여 전국구 실력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공모전 이후 실질적인 판로 개척과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다.
현재 우수 수상작을 추가로 홍보하고 전시할 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불어 수상작들이 입점해야 할 주요 연계 상점인 ‘청년감성상점’이나 경주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동궁장터(동궁과 월지 내부)’ 등은 기존 매장 공간이 협소해 신규 입점에 물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수한 굿즈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경주시와 유관 기관들의 선제적인 굿즈 대량 구매 지원과 더불어, 관내 기념품 매장의 공간 확대 및 활성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경주문화재단 오기현 대표이사는 “이번 어워즈에 쏟아진 역대급 관심은 경주라는 브랜드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며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고심해 고른 이 제품들이 진열장에 머물지 않고, 누군가의 일상 속에서 경주의 추억을 잇는 따뜻한 매개체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재단은 수상작들이 더 넓은 시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이자 길잡이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