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3일, 경주시민들은 지역의 4년을 결정하는 선택 앞에 선다. 경주시장 2명, 시의원 34명, 비례대표 5명 등 총 46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치며 선거전이 본격 개막했다. 지난 21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고 29·30일 사전투표를 거쳐 본투표가 실시된다. 13일간의 짧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후보들의 면면을 꼼꼼히 살피는 것은 유권자에게 주어진 권리이자 책무다.
이번 선거의 구도는 선거구마다 사뭇 다른 표정을 띠고 있다. 경주시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박근영 후보와 국민의힘 주낙영 후보가 맞붙는 여야 양자 대결로 굳어졌고, 일부 시의원 선거구에서는 민주당·국민의힘·조국혁신당·진보당·무소속이 뒤엉키는 다자 경쟁이 펼쳐진다. 반면 경북도의원 5개 선거구는 후보가 1명씩만 등록해 무투표 당선이 결정됐고, 시의원 다선거구 역시 마찬가지다. 경쟁이 봉쇄된 자리는 그 자체로 시민의 발언권이 닿지 못하는 공백임을 기억해야 한다.
지방선거는 흔히 중앙 정치의 풍향계로 소비되곤 한다. 여야 지지율이나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가 투표 행태를 좌우하는 경향이 짙고, 정작 후보 개인의 자질과 공약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본질은 다르다. 내 골목의 가로등 하나, 우리 동네 복지관의 운영 방식,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 환경 등 모두가 시의원 한 명의 의정 활동과 직결된다. 중앙정치의 대리전으로 소비하기에는 지방선거가 다루는 삶의 현장이 너무나 구체적이다.
유권자의 신중한 선택을 당부하고 싶다. 후보의 소속 정당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그가 내놓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따져 묻고 지역 현안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선거운동 기간 중 열리는 토론회와 정책 발표의 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후보자 정보 공개 시스템을 통해 전과 기록이나 재산 내역 같은 기초 정보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표는 막연한 지지가 아니라 구체적인 판단의 결과여야 한다.
투표는 가장 조용하고 가장 강력한 시민의 언어다. 무관심 속에 기권한 한 표는 누군가에게 백지 위임장을 건네는 것과 다르지 않다. 29·30일 사전투표소는 가까운 곳에 마련돼 있고, 본투표일인 6월 3일 역시 투표 시간은 충분하다.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경주의 4년을 설계하는 이 한 번의 기회를 흘려보내지 않기를 당부한다. 신중하게 고르고, 반드시 투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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