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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대원 폭행,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29호 입력 2026/04/30 11:25 수정 2026/04/30 11:27

생사의 경계에서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구급대원들이 정작 자신의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미 도내에서 6건의 구급대원 폭행 사건이 접수됐고, 가해자 전원이 주취자였다. 2024년 16건, 2025년 8건에 이어 이어지는 이 반복적 실태는 단순한 우발적 사고가 아니다. 구조적으로 방치돼온 사회적 병폐다.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은 피해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응급처치에 집중해야 할 순간, 폭력에 노출된 대원은 온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이는 곧 또 다른 누군가의 골든타임을 앗아가는 결과로 이어진다.

구급차 안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응급의료 체계 전체를 흔드는 행위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사회 전체가 떠안게 된다.

법적으로도 구급대원 폭행은 결코 가볍지 않다.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중대 범죄이며, 음주나 약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라 하더라도 형량이 감경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폭행이 근절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법 조항의 존재만으로는 억제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처벌의 엄중함이 실질적으로 체감될 수 있도록, 수사와 기소, 양형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일관된 원칙이 관철돼야 한다.

경북소방본부가 도입한 ‘펌뷸런스 다중출동체계’는 주목할 만한 선제적 시도다. 위험 징후가 감지되는 신고에 소방차와 구급차를 동시에 출동시켜 현장 대원의 안전을 확보하는 이 방식은, 사후 대응보다 예방에 방점을 찍는다는 점에서 방향성이 옳다. 다만 이러한 시스템이 실효를 거두려면 위험 징후를 접수 단계에서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정보 공유 체계와 인력 운용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이 문제의 해법은 제도와 시민의식 두 축 위에 세워져야 한다. 구급대원을 보호하는 것은 곧 우리 모두의 응급 안전망을 지키는 일이다. 술에 취해 휘두른 주먹 한 번이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기회를 영영 닫아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사회 전체가 무겁게 인식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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