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예술계가 새로운 변화의 기로에 섰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경주지회 산하 7개 협회의 수장이 대거 교체되며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본지는 새롭게 출범한 각 협회 지부장들을 만나 지역 예술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를 짚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렌즈 너머의 세상을 기다림으로 낚아채는 사람이 있다. 멋진 운해와 햇빛이 어우러지는 단 한 컷을 얻기 위해 산장에서 보름을 묵묵히 버텨낸 사람, 30여 년간 뷰파인더로 세상을 기록해 온 문화영 작가가 사단법인 한국사진작가협회 제14대 경주지부장으로 취임했다.
문 지부장과 사진의 인연은 약 30년 전 우연한 계기로 시작됐다.
어린 시절부터 카메라를 빌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사촌 동생의 영향을 받아 본격적으로 사진에 뛰어들었다. 잡지 ‘월간 사진’에 꾸준히 작품을 출품해 입선하며 사진의 매력에 깊이 빠졌고, 각종 공모전 입상 등 까다로운 입회 기준을 거쳐 1999년 한국사진작가협회 정식 회원이 됐다.
그는 사진의 가장 큰 매력과 본질을 ‘기록’이라고 했다.
“세월이 흐르고 나면 가장 확실한 추억과 증거로 남는 것은 결국 사진밖에 없습니다”
특히 AI가 앉은자리에서 사진을 조작하고 만들어내는 시대에도 문 지부장은 “사진은 원래 발로 뛰며 찍는 것”이라며 현장의 땀방울이 담긴 정통 사진의 가치를 강조했다.
매끈하게 보정된 사진보다는 다소 거칠더라도 작가의 확고한 시선과 이야기가 담긴 작품성이 우선이라는 것이 그의 굳건한 철학이다.
문 지부장이 임기 4년 동안 가장 중점을 두는 핵심 과제는 회원 단합과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이다.
한동안 단절됐던 월례회를 부활시키고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회원들 간의 소통과 사진 정보 공유를 이끌어낼 계획이다.
취임 후 첫 공식 행사로 청송 주산지 출사 및 단합대회를 기획해 회원들의 발걸음을 다시 모으고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또한, 과거 공모전 심사 비리로 인해 상처받았던 경험을 거울삼아 “우리 지부만큼은 공모전 심사 비리나 직거래가 없도록 철저히 공정하게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일평생 렌즈를 통해 풍경을 담아온 그는 음악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색소폰의 매력에 빠져 부산과 경주를 오가며 대학원까지 진학해 전공을 마친 늦깎이 학구파 예술인이기도 하다.
다방면의 예술적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문 지부장의 개인적인 남은 꿈은 팔순 즈음에 자신만의 확고한 테마를 담은 첫 개인전을 여는 것이다.
종합선물세트식의 나열이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서사가 흐르는 깊이 있는 전시를 구상 중이다.
발로 뛰는 정직한 기록자이자 경주 사진인들의 화합을 위해 기꺼이 무거운 짐을 짊어진 문화영 지부장. 그의 뷰파인더가 담아낼 경주 사진협회의 새로운 4년이 기대된다.
제14대 한국사진작가협회 경주지부 집행부는 부지부장에 한규환·김도형, 사무국장에 조경천, 사무차장에 김광민, 감사에 권영만·안성호 씨로 새롭게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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