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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주차 논란, ‘탄력적이되 명확한 기준’ 세워야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26호 입력 2026/04/09 10:57 수정 2026/04/09 10:58

관광 성수기마다 반복되는 경주 도심 인도 위 주정차 문제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같은 문제가 매번 되풀이된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 민원을 넘어 행정 기준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현재 경주시는 불법 주정차 단속을 지역과 시간대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말과 공휴일 일부 단속 유예 역시 이러한 재량 운영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이 시민과 관광객에게 명확히 전달되지 않으면서 ‘주말에는 단속이 없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번지고 있다. 실제 황리단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인도를 점유한 차량이 쉽게 목격된다. 보행 공간은 줄어들고, 유모차를 밀거나 노약자가 이동하는 데 불편이 반복되고 있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걷기 불편한 도시’라는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경주의 관광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물론 도심 주차난과 주민 생계를 고려할 때 전면적인 단속 강화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주거지역과 상가 밀집지역에서는 일정 부분 유연한 운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문제는 ‘탄력 운영’ 자체가 아니라, 그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데 있다. 지역과 시간에 따라 단속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최소한 그 원칙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기준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 단속의 공정성은 흔들리고, 시민과 관광객 모두 혼란을 겪게 된다. 해법은 단속을 획일화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탄력적 운영을 전제로 하되, 그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는 데 있다.

관광객이 집중되는 핵심 구간에서는 주말과 공휴일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단속을 유지하고, 보행 안전이 위협받는 인도 주차는 시간과 관계없이 엄격히 관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반면 주거지나 생계형 상권은 일정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언제, 어떤 기준으로 단속이 이뤄지는지를 명확히 밝히는 일이다. 단속의 강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이다. 기준이 분명해야 시민은 따르고, 관광객도 납득한다.

경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다. 인도 위 차량이 일상이 된 풍경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단속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원칙 아래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탄력적으로 운영하되, 누구에게나 명확하게 적용되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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