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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산이 부르는 계절, 안전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25호 입력 2026/04/02 11:48 수정 2026/04/02 11:50

봄이 깊어질수록 산은 사람을 부른다. 연초록 새순과 흐드러진 꽃길은 도시의 일상에 지친 이들을 자연으로 이끌고, 주말이면 전국의 산자락마다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봄산의 아름다움 이면에는 간과하기 쉬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설레는 계절감이 안전 불감증을 부추기는 탓이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북 지역에서만 산악 안전사고 구조 건수가 2779건에 달했다. 연평균 926건, 사흘에 한 번꼴로 누군가 산에서 구조대의 손을 빌려야 했다는 뜻이다. 올해는 이미 사망 15명을 포함해 15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 숫자들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저마다의 이름과 사연을 가진 이들이 겪은 비극의 기록이다.

봄철 산행이 유독 위험한 데는 계절적 특수성이 있다. 해빙기의 지반은 겨우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본래의 안정성을 잃는다. 낙엽이 수분을 머금어 등산로 곳곳이 미끄러운 함정이 되고, 짧아진 일조 시간 탓에 하산길은 예상보다 빨리 어둠 속에 잠긴다. 풍경에 취해 발걸음이 가벼워질 때야말로 가장 경계해야 할 순간이다. 특히 초보 등산객일수록 자신의 체력과 경험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어, 무리한 코스 선택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안전한 산행은 거창한 준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출발 전 날씨와 코스를 확인하고, 등산화와 스틱 등 기본 장비를 갖추는 것만으로도 사고 위험은 크게 줄어든다. 지정된 등산로를 벗어나지 않고, 하산 시간을 지키며, 가급적 혼자보다는 동행과 함께하는 산행 원칙은 새삼스러울 만큼 단순하지만, 그 단순함이 생사를 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봄산은 모두의 것이다. 그러나 무리한 산행과 음주 산행은 그 특권을 스스로 위협하는 행위다. 자연을 즐길 권리는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지키려는 책임과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산이 주는 설렘을 오래 누리고 싶다면, 오늘의 신중함이 내일의 산행을 보장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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