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용황지구의 아침은 남다른 활기를 띤다. 2016년 입주를 시작해 지역의 든든한 보금자리로 자리 잡은 협성휴포레용황 아파트 단지 내에는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선 특별한 장소가 있다. 주민 화합의 구심점이자 ‘행복 발전소’로 불리는 협성휴포레용황 경로당이 그 주인공이다.
2019년 2월 28일 문을 연 이래 7년째 쉼 없는 열정으로 지역사회의 귀감이 돼온 이 경로당은, 어르신들이 주도하는 공동체 문화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식구’의 진정한 의미 실현 ‘주 5일 건강 밥상’
경로당 문을 열면 가장 먼저 코끝을 자극하는 것은 구수한 된장찌개 향과 갓 지은 밥 냄새다. 2026년, 이곳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전문적인 식단 관리를 담당하는 ‘경로당 중식 매니저’ 2명이 새로 배치된 것이다.
과거에는 어르신들이 직접 식사를 준비해야 했지만, 이제는 영양 균형이 갖춰진 건강식이 매일 제공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20여 명이 넘는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저를 든다.
“혼자 집에서 먹으면 대충 물에 밥 말아 먹기 일쑤인데, 여기 오면 정성 가득한 반찬에 이웃들과 수다 떨며 먹으니 밥맛이 꿀맛이에요. 진짜 식구가 따로 없죠.”
한 회원의 말처럼, 이곳에서 식사는 허기를 채우는 행위 그 이상이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건강을 챙기는 정(情)의 시간이자, 마음의 외로움까지 어루만지는 보약이 되고 있다.
당구대 위에서 꽃피우는 ‘제2의 청춘’
협성휴포레용황 경로당을 여느 곳과 차별화하는 요소 중 하나는 단지 내 당구대다. 당구공이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와 환호성이 끊이지 않는 이 공간에서, 회원들은 세대를 초월한 공동의 취미를 나눈다.
고참 회원이 초보에게 큐 잡는 법을 가르쳐주고, 멋진 샷이 터질 때면 너나 할 것 없이 손뼉이 쏟아진다. 집중력을 요구하는 당구 게임은 자연스러운 운동 효과와 더불어 치매 예방·근력 유지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경로당 안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마을을 가꾸는 손길 ‘우리아파트 가꾸기 활동’ 5년째 계속
경로당 어르신들은 대접받는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이들은 마을의 최고 어른으로서 ‘우리아파트 가꾸기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5년째 이어온 이 활동은 매월 정기적인 단지 내외 환경정화운동과 봄맞이 대청소 등으로 구성된다.
허리를 굽혀 담배꽁초를 줍고 잡초를 뽑는 어르신들의 헌신적인 모습은 입주민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 이 활동은 단순한 청소를 넘어 경로효친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는 장으로 자리 잡았으며, 지역 언론에 보도돼 타 경로당의 모범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아이들은 등굣길에 어르신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청장년층은 그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설레는 여정으로 채우는 다채로운 외부 활동
협성휴포레용황 경로당의 연간 달력은 빈칸이 없다.
신년교례회와 정월대보름 윷놀이대회를 통해 전통 미풍양속을 계승하고, 경로효친의 날 행사로 세대 간 화합을 도모한다. 부산 시내 시티투어로 도시의 활력을 만끽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동해선 개통에 맞춰 강릉·정동진으로 열차 여행을 다녀왔다.
기차 안에서 나누는 간식과 창밖으로 펼쳐지는 동해바다의 풍경은 어르신들에게 어린 시절 소풍과 같은 설렘을 선사했다. 이러한 외부 활동들은 회원들의 단합력을 높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봉사로 이끄는 리더십 ‘김광만 회장’의 발걸음
활동 반경은 아파트 단지를 훌쩍 넘는다. (사)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 용강분회 총무로서 용강동 산하 17개 경로당의 원활한 운영을 지원하고 있으며, 경주시노인종합복지관 이용자 대표 부위원장으로도 활동하며 경주시 전체 어르신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회원 한 명 한 명의 사정을 살피고, 경로당이 지역사회의 사랑방이자 복지 거점으로 기능하도록 끊임없이 고민하는 그의 리더십은 협성휴포레용황 경로당이 모범 공동체로 우뚝 서게 한 원동력으로 꼽힌다.
10년의 입주, 7년의 경로당, 노년은 ‘피어나는 시간’
아파트 입주 이후 10년, 경로당 개소 이후 7년. 협성휴포레용황 경로당은 경주에서 가장 활기차고 모범적인 노인 공동체로 성장했다.
건강한 식사, 즐거운 취미, 깨끗한 마을 가꾸기, 그리고 설레는 여행까지. 이곳 어르신들에게 노년은 ‘저무는 시간’이 아니라 ‘새롭게 피어나는 시간’이다. 정성 어린 밥상 공동체에서 시작된 따뜻한 정이 온 마을로 번져나가는 현장, 협성휴포레용황 경로당의 내일은 오늘보다 한층 더 따뜻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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