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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 송아지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24호 입력 2026/03/26 11:13 수정 2026/03/26 11:18

얼룩 송아지

 

                                      박목월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엄마소도 얼룩 소

엄마 닮았네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엄마소도 얼룩 귀

귀가 닮았네


확대


생명의 원형, 그 신비에서 탄생한 국민동요



손진은 시인확대
손진은 시인
경주 황성공원에 ‘얼룩 송아지 노래비’가 있다. 이는 1908년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발표된 60주년을 기념하여 새싹회 대표 윤석중 시인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불려진 여섯 편의 동요를 골라 작사자의 출생지에 비를 세우”기로 한 발의로 건립된 노래비( 「어머니의 귀」, 『박목월 자선집 3-생명과 사랑의 역정』, 삼중당, 1974, 275쪽)이다.

 

그 여섯 편이 박목월의 「얼룩 송아지」(경주)를 비롯하여 이원수의 「고향의 봄」(마산), 서덕출의 「봄편지」(울산), 홍난파의 「고향의 봄」(수원, 악보), 윤극영의 「반달」(서울)이다.


1968년 5월 30일 윤석중 씨와 박목월 내외, 아동문학가 김요섭 씨, 목월의 출신 마을과 학교 후배 등 수백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이 열렸다. 제막식은 목월의 고향 무산중고교 밴드부와 출신학교 모교 부속학교인 계성초등학교 어린이 합주단의 「얼룩 송아지」 연주로 시작되었고, 또 끝을 맺었다. 돼지를 잡고 막걸리를 걸러 푸짐하게 잔치를 하였는데, 그 비용도 건천읍의 유지와 계성학교 시절의 벗들이 추렴하였다. “말도 말아, 「얼룩 송아지」 때문에 단석산이 떠나갈 것 같았다” 하는 기록들을 보면 제막식이 얼마나 경사스런 잔치였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먼저 1절을 본다.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엄마소도 얼룩 소

엄마 닮았네


목월은 이를 “생명을 가진 것의 혈관 속으로 흐르는 그 핏줄에의 신비스러움”으로 설명한다. 이어 “ ‘유자나무에 유자가 열리고 귤나무에는 귤이 열리는 이 지순(至純)한 길’(「경사傾斜」)이라고 어느 작품에서 내가 노래한 적이 있지만, 인간 존재의 근원에 깃들여 있는 것은 우리를 이룩한 생명의 원형으로서 그 불가사의하고 신비에 묻혀 있는 것이다.”(박목월, 앞의 책, 276-277쪽.)라고 덧붙인다.


박목월은 계성학교 재학시절에 학교 뒷산에서 얼룩박이 젖소가 송아지를 몰고 다니면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저것 봐, 우리 소처럼 엄마소와 새끼소가 꼭 닮았네. 이런 생각과 더불어 불현듯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가 몹시 그리워졌다”(박목월, 『동시의 세계』, 서정시학, 2002년, 214쪽)고 적고 있다. 박목월은 학교 뒷산에서 보게 된 젖소의 엄마와 젖소의 새끼에서 엄마와 그 자신을 느낀 것이다. 털이 포슬포슬한 송아지는 송아지가 아니고 엄마의 아들인 ‘나’라는 소년으로 화해버린 것이다.


시인이 말하는 것은 바탕의 문제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본질적인 단계는 부모와 연장으로서 자식이 빚어지게 되며. 그 바탕 위에서 자식은 자기 나름의 인간이 되어간다. 그러나 아무리 자기 나름의 인간이 되어져도 바탕을 부인할 수는 없다. 2절을 보자.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엄마소도 얼룩 귀

귀가 닮았네


생김새가 아니면 피부의 빛깔일 터인데, 굳이 입이나 코가 아니고 왜 “귀가 닮았네”라고 했을까? 묘한 의미가 더해진다. 박목월은 ‘한국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것’ 그 사실로서 어머니의 귀를 닮았다는 표현을 사용하였다는 생각을 한다. 쉽고 친근하지만 생각할수록 깊은 뜻을 담고 있는 동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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