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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아줌마의 노파심이길⋯ (2)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23호 입력 2026/03/19 10:56 수정 2026/03/19 12:37

 

이승미 경주 아주망확대
이승미 경주 아주망
“그건 네 엄마가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은데.”

 

할머니의 답에 아이는 실망했지만, 아줌마는 놀랐다.

아줌마는 아이들에게 TV를 보여주지 않지만, 아이들 할머니는 그게 무슨 대수냐며 마음껏 보게 해주신다. 아이들만 할머니 집에 잘 경우 새벽까지 TV를 봐서, 다음 날 눈이 벌게져서 집에 오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과자와 음료수는 더욱 그렇다. 아토피가 있는 아들 녀석 때문에, 우리 집에서는 다른 아이들까지 과자와 음료수를 집에서 먹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할머니 집에서는 무한적으로 먹을 수 있다. 할머니는 아이들의 든든한 백(Back)이니까!

아줌마는 할머니가 허락해도 우리 집 사정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핸드폰 문제를 해결할까, 머리를 한창 굴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할머니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나중에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평소에 다른 자식들과 손주들이 어머님 댁에 오지만, 핸드폰만 보는 것을 평소에 못마땅하게 생각하셨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아줌마는 스마트폰을 아주 잘 사용한다. 뉴스와 신문을 볼 수 있고, 국어사전과 영어 사전이 되기도 하고, 쇼핑도 할 수 있으며, 요즘엔 외국어 공부까지 스마트폰으로 미드와 영드, 어학어플로 익히고 있다. 한 손에 들어오는 이 자그만 녀석 하나로 전화에서 동영상 편집, 이메일 등, 최근엔 AI까지 가세하여, 아주 요긴하게 여러 분야에서 잘 활용하고 있다. 이 녀석(스마트폰)이 사라지면 너무 비효율적인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될 것 같다.

이런 훌륭한 녀석을 아이들을 경험하지 못 하게 하고, 아줌마는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소리는 아니다. 우리 아이들도 핸드폰과 노트북으로(아이가 세 명이라서) 사전과 검색, 공부까지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활동 이외의 자유 시간에 활용할 본인 소유의 핸드폰이 없다는 소리다.

왜?

왜, 아줌마는 아이들에게 이런 유익한 물건을 주지 않는 것일까?

아줌마든 질문으로 답한다.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잘 놀고 있습니까?

잠깐의 시간이 나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얼핏 들으면 무슨 소리냐 싶은 질문들이다. 아줌마의 얘기를 들어보자.

스마트폰을 갖게 되면서 아이들에게 우리가 뺏은 건 무엇일까? 아이들의 수다가 줄어들었다. 아이들은 잠깐의 멍때리는 시간도 없다. 약간의 틈만 나면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꺼낸다. 물론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많은 어른도 다르지 않다. 아이들은 심심할 겨를이 없다. 심심하면 그냥 스마트폰을 꺼내면 되니까. 뇌과학자들이 말한다.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야 뇌가 자극을 받고 다음 단계로 나간다고, 그래서 미국에서는 어린 친구들에게 미디어 자극을 노출하면 안 된다고 소아과 의사는 반드시 공지하게 되어 있다. 2차 성징의 청소년기에는 창의성, 즉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 시기에 심심하지도 않고, 놀면서 두뇌를 활용하지 않으면… 갈수록 사회성이 없어지는 어른들의 등장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무관하지 않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성장한 지금의 젊은이들은 또한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첫 세대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나온다고 ‘평생 직장’이 확보되지 않는 세대이며 AI와 로봇의 등장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올라간 세대이기도 하다.

우리보다 조금 앞선 경제 발전을 이룬 일본의 경우를 보면 히코노모리(방에만 있고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 은둔자)의 등장은 부모 세대보다 처음으로 가난한 세대들의 등장과 더불어 등장했고, 그 비율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더불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줌마는 “이 모든 것이, 별난 아줌마의 단순 노파심”이길 바란다.

스마트폰은 양날의 검이다.

유익한 도구로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스마트폰에 잠식당할 것인지,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라.

지금, 이 순간이, 남은 인생에서 가장 젊은 순간이다.

그러니 지금이 가장 빠른 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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