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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역자활센터, 공공협력으로 빚어낸 ‘경주형 자활 모델’

박재우 기자 clmnpjw@hanmail.net 1719호 입력 2026/02/12 15:51 수정 2026/02/12 16:03
정희근 센터장 "사람·관계·신뢰가 자활의 뿌리"


경주지역자활센터 정희근 센터장이 2019년 부임해 센터의 자활사업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박재우 기자확대
경주지역자활센터 정희근 센터장이 2019년 부임해 센터의 자활사업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박재우 기자

경주지역자활센터가 지역 공공기관과 참여주민, 민간 네트워크를 촘촘히 연결하며 경주만의 자활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단순한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을 넘어 복지서비스, 환경순환, 지역공동체 회복을 아우르는 통합형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지역 사회정책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센터는 지난 25여 년간 근로 의지와 능력을 갖춘 저소득층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직업교육과 현장훈련을 통해 역량을 키우고, 이를 실제 사업단 일자리와 연결해 안정적 소득 기반을 마련했다. 훈련을 마친 참여주민은 다시 센터가 운영하는 지역공헌 프로그램의 주체로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시민에게는 세탁·급식·환경관리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제공된다. 자활이 복지의 수혜가 아닌 지역 기여로 확장되는 구조다.

특히 센터는 다회용기 제작, 커피박 수거 등 자원순환 사업을 핵심축으로 삼아 환경 가치와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은 단기간 수익보다 장기적 공익 효과를 목표로 한다. 자원의 재생산과 순환을 촉진해 지역 에너지 보존과 생태계 유지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지자체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센터는 자체 운영 역량과 공공 재정을 결합해 다양한 환경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이는 경주시 환경 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다.


경주지역자활센터는 2023년도 보건복지부 우수지역자활센터에 선정됐다. 박재우 기자확대
경주지역자활센터는 2023년도 보건복지부 우수지역자활센터에 선정됐다. 박재우 기자


2001년 출발, 현장 속에서 다져진 25년


사단법인 경주지역자활센터는 2001년 7월 경주자활후견기관으로 개소했다. 출범과 함께 보건복지부 경주자활후견기관, 노동부 직업적응훈련과정 기관으로 지정되며 공적 기반을 갖췄다. 이후 사랑의 집짓기, 사랑의 연탄나눔, 커피박 재자원화 등 굵직한 사업을 수행하며 지역 자활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자활사업은 시장진입형과 사회서비스형으로 이원화된다. 시장진입형은 참여주민의 실질소득 향상과 자활기업 창업을 목표로 경쟁력 있는 사업단을 육성한다. 사회서비스형은 근로 적응과 직무역량 강화를 통해 안정적 성장 경로를 마련한다. 이를 위해 자활근로사업부·자활기업부·사회서비스사업부 등 전문 조직을 두고 사회복지 인력을 배치했다.

현재 황오동 본센터를 중심으로 용강동 ‘공방산책N경주’, 충효동 세탁사업단이 운영되고 있으며, 경북형 행복경로당과 경주시청 구내카페 등 공공연계 사업도 확장됐다.

이러한 성과로 2023~2024년 보건복지부 지역특화사업평가 우수기관에 선정됐고, 4년 전에는 최우수기관으로도 뽑혀 우수 자활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정희근 센터장은 “우수기관 선정의 중심에는 ‘관계’가 있었다”며 “지자체와의 긴밀한 협력, 공공기업의 지원, 무엇보다 참여주민과의 신뢰가 쌓여 오늘의 성과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주시가 기금 확보와 공공사업 연계를 적극 도와 자활모델 구축의 토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센터는 참여주민을 단순 근로자가 아닌 성장의 주체로 인식한다. 현장에서의 작은 성공이 자존감과 직무역량을 높이고, 이는 다시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진다.

정 센터장은 “행정과 공공기업, 센터가 각자 역할을 다하고 참여주민이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경주지역자활센터 자활근로사업부는 추진 사업을 책자로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사진=경주지역자활센터>확대
경주지역자활센터 자활근로사업부는 추진 사업을 책자로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 <사진=경주지역자활센터>


‘에코워싱N경주’ ⋯ 전국이 주목한 자원순환 실험


자활근로사업부가 추진하는 ‘에코워싱N경주’ 다회용기 사업은 센터의 대표 브랜드다. 2024년 9월 다회용기 제작소를 열고 제작·대여·세척·재공급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구축했다. 개소 직후 전국 5개 자활센터와 공공기관에 용기를 공급하며 시장을 넓혔다.

 

에코워싱N사업단은 다회용기 사용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전담 조직으로, 7개월간 34만개의 다회용기를 보급했다. 청사 렌탈·세척 사업, 축제 현장 운영까지 담당하며 지역 자원순환의 허브 역할을 수행했다. 벚꽃 시즌과 대릉원 돌담길 축제, 신라문화제, 황금카니발 등에서 ‘일회용기 없는 축제’를 실현해 호평을 받았다.

정 센터장은 “경주 모델이 전국 에코워싱 기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며 “자활과 환경을 결합한 표준 모델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센터의 행복경로당사업단은 경로당 621곳을 대상으로 연 10회 이상 세 가지 밑반찬을 제공한다. <사진=경주시>확대
센터의 행복경로당사업단은 경로당 621곳을 대상으로 연 10회 이상 세 가지 밑반찬을 제공한다. <사진=경주시>


행복경로당 밑반찬, 노인복지의 현장 해법


행복경로당사업단은 경주시 ‘행복경로당 사업’과 연계해 경로당 621곳에 연 10회 이상 세 가지 밑반찬을 제공한다. 시 복지 재정으로 조리 인력과 장비를 갖추고, 자활 참여주민이 조리·포장을 맡는다. 어르신 영양 개선과 고립 예방, 참여주민 일자리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창출한다.

 

공공협력은 사업의 핵심 장치다. 정 센터장은 “에코워싱은 자원순환과, 시설 배치는 보육팀 등 여러 부서와 협의가 필요하다”며 “기획 단계부터 행정과 역할을 조율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협업 구조가 센터 사업의 확장성을 높였다.


공익성과 경영의 균형, 지속가능의 조건


자활센터는 정부 보조금과 공공사업 지원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자원순환·복지 사업은 성과가 더디게 나타나 재정 건전성과 경영 역량이 중요하다. 센터는 체계적 사업계획과 투명한 예산 운용으로 신뢰를 확보했다.

 

정 센터장은 “제안서와 경영 관리에 많은 공을 들였다”며 “수익이 누적되는 구조가 안정성을 만들었고, 이것이 우수기관 선정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고령사회, 환경위기 등 변화에 선제 대응하는 것이 자활의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참여주민이 만든 변화


센터가 강조하는 가치는 결국 ‘사람’이다. 참여주민은 사업의 대상이 아니라 운영의 주체다.

 

자활사업 현장에서 이룬 작은 성공 경험이 직무역량과 자립 의지 향상으로 연결됐다. 참여주민의 향상된 역량은 센터가 준비하는 사업에서 발휘됐다.

정 센터장은 “자활은 한 사람의 인생을 다시 세우는 일”이라며 “작은 성공 경험이 가정을 지키고 지역을 바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센터는 일자리 제공을 넘어 관계 회복과 공동체 복원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과제와 비전


센터는 향후 자원순환 사업의 범위를 확대하고, 돌봄·주거·환경을 결합한 통합형 자활 모델을 구상 중이다. 특히 초고령사회 진입, 환경보호와 자원순환에 대한 사회적 요구 등 사회적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선제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자활사업의 방향으로 설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역 관계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망을 형성해 자활 사업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정 센터장은 “자활센터에서 활동하는 참여주민과 시의 행정, 지역의 공공기업 등이 각자의 역할을 다했기 때문에 자활 지원기관으로서 인정받으며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역과 호흡하며 자활의 새로운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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