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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웃음 꽃피는 사랑방 ‘황오분회 중앙경로당’

최진열 기자 1716호 입력 2026/01/22 11:20 수정 2026/01/22 13:29
우리 경로당이 최고야 [17] 황오분회 '중앙경로당'
16년 세월이 빚어낸 '진짜 가족' 이야기

 

경주시 번화가 한복판에 자리한 황오분회 중앙경로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오는 것은 어르신들의 호탕한 웃음소리다. 최진열 기자확대
경주시 번화가 한복판에 자리한 황오분회 중앙경로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오는 것은 어르신들의 호탕한 웃음소리다. 최진열 기자

경주시 번화가 한복판에 자리한 황오분회 중앙경로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오는 것은 어르신들의 호탕한 웃음소리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다정한 목소리가 오가는 이곳은 단순한 노인 여가시설을 넘어 86명 회원의 삶이 녹아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읽어내는 유수근 회장의 심리 상담 능력은 경로당 내 화합을 이끄는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최진열 기자확대
어르신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읽어내는 유수근 회장의 심리 상담 능력은 경로당 내 화합을 이끄는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최진열 기자

전문성과 헌신이 만든 ‘황금 임원진’

중앙경로당의 탄탄한 운영 비결은 임원진의 전문성과 헌신에 있다. 유수근 회장<사진>은 세무회계학과 출신임에도 어르신들을 더 잘 섬기기 위해 사회복지학과를 수료하고 사회복지사 2급, 노인심리상담사 1급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대한민국 고엽제 경주시지회 회장을 역임 중인 그는 경로당 운영에서도 전문성과 따뜻한 감성을 동시에 발휘한다. 어르신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읽어내는 그의 심리 상담 능력은 경로당 내 화합을 이끄는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오주복 총무는 회장과 호흡을 맞춰 국비와 도비를 1원까지 투명하게 관리한다. 매달 운영비를 공개하며 쌓은 신뢰는 경로당 운영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김영자 총무는 경로당의 ‘살림꾼’이자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한다. 내부 시설 관리부터 외부 환경 정비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특히 어르신들과 임원진 사이에서 의견을 세심하게 조율하며 소외되는 회원 없이 모두가 즐거운 경로당을 만드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경로당 회원들이 나만의 부채를 만들고 있다. 최진열 기자확대
경로당 회원들이 나만의 부채를 만들고 있다. 최진열 기자

16년 역사, ‘할머니 경로당’에서 ‘지역 중심’으로

중앙경로당은 10년간 ‘할머니 경로당’으로 운영되다가 6년 전 현재 명칭으로 변경하며 성별과 세대를 아우르는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상가 중심 지역이라는 특성상 이웃 간 소통이 단절되기 쉬운 환경임에도 1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끈끈한 유대감을 유지해왔다. 86명의 회원이 형제자매처럼 지내는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다.

 

한 어르신은 “여기는 그냥 경로당이 아니다. 자식들보다 더 자주 보고 내 속마음을 다 털어놓는 진짜 집”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교류가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생동감 넘치는 현장이다.

어르신들이 두피 마사지를 하고 있다. 최진열 기자확대
어르신들이 두피 마사지를 하고 있다. 최진열 기자


17평에서 40평으로, 2026년 2월 새 출발


중앙경로당의 유일한 고민은 86명의 열정을 담기에 17평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 고민은 곧 해결될 전망이다.

 

유수근 회장은 평소 주낙영 시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경로당의 열악한 환경을 알리고 지원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구 중부동행정복지센터가 지난해 9월 이전하면서 오는 2월 중순경 현 경로당이 그곳으로 확장 이전하게 된다. 17평에서 40평으로 넓어지면 교육실 확대, 쾌적한 휴식 공간,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다목적실 확보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주낙영 시장은 어르신들이 더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노후를 즐길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소식에 86명의 회원들은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이사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경로당 회원들이 꽃차 그림을 그렸다. 최진열 기자확대
경로당 회원들이 꽃차 그림을 그렸다. 최진열 기자


멈추지 않는 배움의 열정


중앙경로당의 하루는 지루할 틈이 없다. 어르신들은 그 어느 곳보다 열정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행복선생님과 함께하는 시간은 늘 기다려지는 즐거움이다.

 

창의적인 미술 수업에서는 고운 색으로 도화지를 채우며 잊었던 소녀·소년의 감성을 되찾는다. 활기찬 음악과 체조 시간에는 흥겨운 가락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건강을 다지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스마트 미러링 교육에서는 최신 IT 기술을 활용한 수업에도 거부감 없이 참여한다. 화면을 보며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어르신들의 눈빛은 청년 못지않게 빛난다.

이곳의 백미는 서로에 대한 칭찬이다. 조금 서툴러도 “아이고, 잘했네!”, “멋지다!”라는 칭찬이 쏟아지고 이내 한바탕 큰 웃음으로 이어진다. 서로의 안부를 챙기는 것은 기본, 아픈 회원이 있으면 내 일처럼 걱정하는 따뜻한 정이 이곳을 지탱하는 진정한 에너지다.

황오분회 중앙경로당은 단순히 노인이 모이는 장소가 아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의 모델을 제시하는 ‘희망의 산실’이다.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 투명한 운영, 그리고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하나로 뭉쳐 16년의 세월을 이어왔다. 2026년 2월 더 넓은 새 보금자리에서 시작될 중앙경로당의 제2막이 기대되는 이유다. 경주에서 가장 밝은 웃음이 끊이지 않는 곳, 바로 황오분회 중앙경로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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