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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먹는 한 끼가 가족 만들었죠"

최진열 기자 1714호 입력 2026/01/08 13:59 수정 2026/01/15 17:33
우리 경로당이 최고야 [15] 황남동 '남부경로당'
화합과 배려로 피어나는 남부경로당의 특별한 동행

 


환경을 생각하며 멋지게 만든 에코백 <사진=황남동 남부경로당>확대
환경을 생각하며 멋지게 만든 에코백. 최진열 기자

 

경주시 황남동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 황남분회 남부경로당이 무료 급식 사업을 통해 회원 간 화합을 이뤄내며 모범적인 경로당 운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남부경로당은 3년 전인 2022년 새 건물로 이전한 이후 쾌적한 환경과 체계적인 운영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올해 경주시가 시행하는 점심·저녁 무료 급식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한솥밥을 먹는 가족’ 같은 공동체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프로그램용 건빵으로 글씨랑 숫자 만들기 <사진=황남동 남부경로당>확대
프로그램용 건빵으로 글씨랑 숫자 만들기. 최진열 기자


3년 전 이전, 제2의 전성기 시작


남부경로당은 오랜 세월 황남동 어르신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정확한 설립 연도는 세월의 흐름 속에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지만, 지역 어르신들의 기억 속에는 늘 따뜻한 안식처로 자리잡아왔다.

 

2022년 현재 위치로 건물을 이전하면서 남부경로당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시설이 깨끗해지고 어르신들이 활동하기에 훨씬 쾌적한 환경이 조성됐다.

하지만 공간이 바뀐다고 해서 저절로 화합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 중심에는 오랜 시간 경로당을 이끌어온 임창영 회장과 총무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남부경로당 임창영 회장 <사진=황남동 남부경로당>확대
남부경로당 임창영 회장. 최진열 기자


“내가 먼저”…적극적 참여가 만든 단합


임창영 회장은 남부경로당의 가장 큰 자랑거리로 주저 없이 ‘회원들 간의 단합’을 꼽았다.

 

임 회장은 “우리 회원들은 뭐든 하자고 하면 ‘내가 먼저’라고 나선다”며 “운동 프로그램이든 교육 수업이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열성적으로 배우려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 남부경로당 회원들은 단순한 이용객이 아니라 경로당의 주인으로서 크고 작은 일에 내 일처럼 앞장선다. 수업 시간이 되면 누구 하나 뒤처지지 않고 행복선생님의 지도에 귀를 기울이며,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은 남부경로당만의 독보적인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주인 의식과 적극성은 경로당 운영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프로그램용 식빵으로 샌드위치 만들기 <사진=황남동 남부경로당>확대
프로그램용 식빵으로 샌드위치 만들기. 최진열 기자


무료 급식이 만든 ‘진짜 가족’ 공동체


올해 남부경로당에 기분 좋은 변화가 찾아왔다. 경주시가 시행하는 점심과 저녁 무료 급식 사업의 대상지로 선정된 것이다.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것을 넘어, 이 급식 사업은 회원들 사이의 정(情)을 끈끈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회원들은 함께 식재료를 다듬고 갓 지은 따뜻한 밥을 나누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밥정이 제일 무섭다”는 옛말처럼, 매일 두 끼를 함께하면서 회원들은 서로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기쁜 일과 슬픈 일을 공유한다.

식사 시간마다 번지는 웃음꽃은 남부경로당을 황남동에서 가장 활기찬 곳으로 만들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웃’에서 ‘가족’으로 관계가 깊어지면서, 경로당을 찾는 발걸음도 더 잦아졌다.

무료급식은 어르신들의 영양 개선뿐 아니라 정서적 유대감 강화라는 예상치 못한 효과를 가져온 셈이다.

 

색칠 삼매경에 빠진 어르신들 <사진=황남동 남부경로당>확대
색칠 삼매경에 빠진 어르신들. 최진열 기자


배려와 솔선수범이 만든 신뢰


남부경로당이 갈등 없이 화목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곁에서 지켜본 이들은 입을 모아 임창영 회장의 ‘배려’ 덕분이라고 말한다.

 

임 회장은 오랜 기간 회장직을 수행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음에도 결코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회원들 간에 사소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늘 세심하게 살피고, 갈등의 불씨가 생기기 전 따뜻한 중재자로 나선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교육이나 프로그램이 진행될 때의 모습이다. 임 회장은 뒷짐 지고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회원들 틈에 섞여 함께 땀 흘리고 함께 배우며 솔선수범한다.

이러한 리더의 모습은 회원들에게 깊은 신뢰를 주었고, 자연스럽게 경로당 전체의 결속력으로 이어졌다.
 

신나는 빽업봉(실버체조) 놀이 <사진=황남동 남부경로당>확대
신나는 빽업봉(실버체조) 놀이. 최진열 기자


황남동의 보물, 지역사회 모범 사례로


임 회장은 “회원들과 함께할 때 가장 행복하다”며 “경로당은 우리 회원들이 주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제가 하는 일은 그저 회원들이 다툼 없이 즐겁게 지내실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드리는 것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이어 “급식을 시작하면서 회원들이 더 자주 모이고 밝아진 것 같아 참 기쁘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회원들이 건강하게, 서로를 아끼며 ‘남부경로당 가족’으로 지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남부경로당은 단순히 어르신들이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아니다. 이곳은 배움의 열정이 살아있고, 서로를 가족처럼 아끼는 배려가 넘치며, 따뜻한 밥 한 끼의 정이 흐르는 공동체다.

3년 전 새 보금자리에 터를 잡은 이후, 남부경로당 회원들은 오늘도 함께 웃고 함께 성장하고 있다. 임창영 회장의 인자한 미소와 회원들의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한 한, 남부경로당은 앞으로도 황남동을 밝히는 따뜻한 등불이자 지역사회 어르신 복지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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