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가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선정된 것은 우리 지역의 역사적 가치와 문화적 풍요로움, 그리고 시민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이 만들어 낸 쾌거입니다” 주낙영 시장은 지난 4일 시청 알천홀에서 열린 민선 8기 출범 2주년 언론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주 시장은 간담회에서 먼저 지난 2년간 핵심 성과로 APEC 정상회의 유치뿐만 아니라 2022년 2조1000억원, 지난해 2조220억원, 올 1회 추경예산 2조680억원을 언급하며, 경주시가 본격적인 예산 2조원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경주 e-모빌리티 연구단지 내에는 탄소소재 부품 리사이클링센터가 문을 열었고, 연말에는 e-모빌리티 배터리 공유스테이션 통합관제허브센터가 완공돼 급변하는 산업 변화 속에서 기업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해양레저관광거점 조성(감포 나정) △어촌신활력 증진사업(가곡항) △농촌협약 △계절근로자 프로그램 등을 언급하며, 청년들이 돌아오는 부자 농어촌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민선 8기 3년차를 맞아 향후 시정 주요 청사진도 밝혔다. 주 시장은 “정부 APEC 준비기획단에 발맞춰 ‘경북 경주 APEC 준비지원단’을 조기 구성해 회의장과 숙박시설, 미디어 등 최적의 인프라 구축과 의전, 수송, 의료 등 최고 수준의 운영 서비스를 제공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년간 4768만명이 지역을 다녀가 경주는 곧 관광객 500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며 “이를 위해 14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와 함께 디지털 복원, 세계유산탐방 거점센터 건립 등을 통해 찬란했던 신라의 옛 모습을 구현하는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운전자금 및 매출채권 보험료 지원, 기숙사 임차비 지원 등의 중소기업 지원 물론 카드수수료 지원 및 경주페이 활성화, e-커머스 등 소상공인 지원으로 서민생활 안정과 민생 경제 살리기에 전력투구하겠다고 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SMR 국가산단,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수로 해체기술원,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를 소개하며 경주가 역사문화도시 기반 위에 원전 중심의 과학산업도시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신형산강 프로젝트, 황성공원 제모습 찾기 및 도시바람숲 조성, 환경통합관제센터 설치 운영 등으로 쾌적한 친환경 녹색 도시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주낙영 시장은 “민선 7기에 이어 중단 없는 경주 발전을 위해 지난 2년간 쉼 없이 달려온 결과 APEC 정상회의 유치를 비롯해 SMR 국가산단 유치, 경주 e-모빌리티 연구단지 건립 등의 굵직한 역점사업의 성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가장 성공적인 정상회의가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시민 여러분께서도 한마음 한뜻으로 다시 뭉쳐 APEC 성공 개최를 위해 함께 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역 출생아 수가 11년 만에 절반으로 감소한 가운데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출생아 수 900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주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는 100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002명에서 소폭 증가한 수치로 간신히 출생아 수 1000명대를 유지 중이다. 지역 출생아 수는 매년 감소해 11년 만에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역 출생아 수는 지난 2009년 2047명으로 매년 2000여 명 수준을 유지하다 2011년 1995명으로 2000명 대가 무너졌다. 이후 출생아 수가 2012년 2033명으로 회복했지만 2013년 1815명, 2015년 1784명, 2017년 1392명, 2019년 1116명, 2021년 1089명 등으로 감소하다 지난해에는 1004명으로 지난 2012년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 출생아 수가 지난해 대비 10% 가까이 줄어들며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가 통계 집계 후 처음으로 1000명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출생아 수는 1월 107명으로 지난 2021년 4월(110명) 이후 33개월 만에 100명을 넘겼지만 2월 78명, 3월 68명, 4월 87명, 5월 67명, 6월 60명으로 감소하며 6개월간 467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는 예년보다 감소한 수치다. 2023년 상반기에는 총 524명(1월 86명, 2월 88명, 3월 99명, 4월 87명, 5월 78명, 6월 86명)의 아이가 태어났고 2022년 상반기에는 521명(1월 83명, 2월 85명, 3월 83명, 4월 98명, 5월 90명, 6월 82명)이 태어난 것으로 집계돼 올해는 예년 대비 10% 가까이 출생아 수가 줄어들었다. 경주시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상반기 출생아 수가 하반기 출생아 수보다 많다”면서 “이 수치라면 올해 출생아 수는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계 집계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경주시 출생아 수가 1000명 이하로 떨어진 적은 없었다. 2023년 경주시 합계출산율이 2022년 대비 상승했다”고 말했다. 경주시에 따르면 2023년 경주시 합계출산율은 0.91%로 2022년 0.89%보다 상승했다. 반면 2023년 전국 합계출산율은 0.72%(2022년 0.78%), 경북도 합계출산율 0.86%(2022년 0.93%)로 2022년보다 감소했다. 인구 감소 원인은 자연감소! 지역 출생아 수가 감소하면서 지자체도 저출생 극복을 위한 다양한 투자계획을 내세우고 있지만 출산 증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경주시는 인구 감소 완화와 미래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투자계획을 밝혔다. 시는 △저출생 극복 사회 분위기 조성 △결혼지원 △안심주거지원 △임신·출산·육아까지 완전돌봄 △일가정양립 등 5대 세부전략을 공개하며 63개 사업에 약 790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저출생 대책 시민운동본부도 출범하며 ‘저출생과의 전쟁’에 나서는 분위기다. 저출생 극복을 위한 대책에도 저출생, 인구 감소 문제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감소하는 출생아 수와 함께 사망자 수가 증가로 인구 자연 감소 추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이전에는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많았다. 하지만 2012년부터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지며 인구 자연 감소가 시작됐다. 특히 2019년 이전 2200명을 넘지 않던 사망자 수가 팬데믹 이후 2021년 2322명, 2022년 2711명, 2023년 2507명으로 급속히 증가하며 인구 감소 속도가 더욱 가팔라졌다. 경주시 인구는 지난 2019년 25만878명에서 2024년 6월 기준 24만5669명으로 4년 6개월 사이 5209명이 감소했다. 경주시 인구 담당자는 “지역 인구 감소의 주된 원인은 자연감소다”면서 “인구 감소 원인을 분석해 인구 증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문관광단지를 담은 기념우표가 내년 4월경 발행된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주관하는 2025년 기념우표 발행 사업에 보문관광단지가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기념우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사건 또는 범국가적인 문화유산·행사 홍보 등 신청 소재별 평가를 통해 발행 대상이 선정..
경주시의회가 5일 제9대 의회 후반기 4개 특별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고, 충혼탑에서 참배했다. 경주시의회 이날 의회 본회의장에서 제283회 경주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4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4개 특위는 2025 APEC 정상회의 추진 지원 특위, 예산결산특위, 국책사업추진 및 원전특위,..
살아야 할 이유와 지켜야 할 이유 가슴에 ‘별’을 품어 흔들렸다. 별이 되고자 한다면 쇠사슬을 감고 춤을 추어라... 내면의 심화를 통해서만 다다를 수 있는 그 무엇을 위해 그 엄청난 구속이 상응하는 해방을 낳지 않는다면, 그 구속이 갖는 의미가 무엇이겠는가? 삶이 그저 자잘한 속박으로 이루어진 일상의 모습이어도, 살아갈 이유가 생기고, 지켜야 할 대상이 있는 것이다. 삶의 순간들이 지나가 버린 후에도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어떤 새로운 순간들을 기다리며, 살아남아야 한다. 그 순간 순간 찰라의 시간이 지난 후, 내가 나 자신보다 더 깊숙이 자리잡은 그 존재의 내면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별이 아름다운 것은 빛이 없는 밤 하늘에 있기 때문이다. 저녁의 희망이 그대들 눈속에서 빛나길, 오직 살아있을 때, 나를 나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는 것. 세상의 틈에서 나를 알아볼 수 있었으니 그 대상 없는 사랑을 받으며 오늘 밤도 편안히 잠들 수 있기를. 한 그릇 짜장면으로 만족할 수 있다면, 그대들과 나의 영혼도 함께 채워지기를…
제9대 경주시의회 후반기를 이끌어 갈 의장단이 모두 구성됐다. 후반기는 이동협 의장, 임활 부의장, 최재필 의회운영위원장, 이경희 행정복지위원장, 박광호 문화행정위원장, 정종문 경제도시위원장 체제로 구성됐다. 앞으로 2년간 후반기 의장단이 경주시민의 뜻을 잘 헤아려 민의의 전당을 잘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시민의 대의기구인 경주시의회의 역할은 시민 삶의 질과 밀접해 있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주시의회와 경주시는 경주라는 수레를 받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두 바퀴와 같다. 집행부의 업무를 감독하고 바로잡는 견제기능은 물론 지역발전을 위해 협조할 것은 적극 지원해 경주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경주는 2025 APEC 정상회의를 유치해 앞으로 성공개최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올랐다. 내년 11월 개최 예정인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주시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문화관광의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물가로 인한 경기침체로 지역경제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어 서민들의 삶은 점점 위축되고 있다. 인구는 25만명선은 이미 무너졌다. 젊은 층은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빠져나가고, 출산율마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도심 곳곳에는 빈점포가 늘어나고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경주시의회가 집행부와 함께 지자체 차원의 서민경제안정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경주시의회는 경주발전을 위해, 또 경주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다. 이동협 의장은 당선 후 “시민의 대의기관으로 역할에 충실하고 집행부와 함께 지역발전 방안을 모색해 시민 모두가 행복한 경주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후반기 경주시의회가 출범하는 시점에서 앞으로 2년 동안 시민을 위해 함께하는 의회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나가길 바란다.
차등 전기요금제 시행 근거를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분산에너지법)이 지난달 14일 시행됨에 따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분산에너지법은 장거리 송전망으로 인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소비하도록 하는 분산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제정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2026년부터는 지역별로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전기요금이 다르게 매겨질 전망이다. 분산에너지법은 중앙집중형 전력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 소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활성화시키는 법이다. 특화지역을 지정해 관련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안에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내년 중 공모를 통해 특화지역을 지정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 관련 내용을 경북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계획에 반영해 특화지역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7월 중 관계기관, 전문가, 기업, 시군이 참여하는 ‘경북형 분산에너지 추진협의체’를 구성·운영한다. 추진협의체에서 특화지역 내 규제 특례가 필요한 사항 등을 발굴해 산업부에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또 10월에는 지역별 전기요금제 조기 정착을 위해 전력 자급률이 높은 비수도권 광역자치단체들과 연대해 공동포럼도 추진한다고 한다. 내년 상반기경 있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경북의 경우 경주와 울진에 원전이 위치해 있어 요금 인하 등 분산에너지법 적용에 있어 유리한 입장이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의 지리적 여건이 우수하고 국내 원전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어, 전력 자급률 또한 높아 분산에너지 사업의 최적지로 손꼽히고 있다. 특화지역으로 지정된다면 에너지 기업뿐만 아니라 전력수요가 많은 기업들 상당수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역경제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요금이 싸고 전력 자급률이 높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이 에너지 소비율이 높은 대기업을 유치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현재 전국 지자체들이 특화지역 선정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현재 특화지역 지정계획 수립 용역 중인 경북도와 지자체는 추진협의체 구성, 경북형 모델 구축, 지원센터 유치 계획 등 대응 전략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때다.
청소년들을 위한 흥미 적성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꿈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강조하게 된다. 그러다가 누군가에게 이런 질문을 받게 되었다. “그럼 도대체 꿈은 어떤 것이 꿈일까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모두 꿈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러면 꿈이 너무 많아서 곤란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꿈이라는 것은 인간이 태어나면서 내재하고 있는 흥미와 적성에 기반을 두고 생겨난다. 꿈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내면에 잠재된 흥미와 적성이 현실 속에서 어떤 동기와 만나서 반응하게 되고 그것이 외면적으로 표출되는 집합체 같은 것이다. 안타깝게도 어떤 이에게는 그 반응의 기회가 쉽게 오기도 해서 스스로에게도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쉽게 인식되는 꿈으로 응집된다. 하지만, 어떤 이는 평생에 한 번도 그런 기회를 얻지 못하는 예도 있다. 그럼 어떤 반응이 내게 꿈이라는 열매를 안겨줄 수 있을까? 꿈에도 조건이 있으니 그 조건을 잘 챙겨보아야 현실적인 꿈을 만들 수 있다. 먼저, 꿈은 생산적이어야 한다. 누군가가 순간적으로 가지게 되는 단순한 욕구를 모두 꿈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물론 꿈이라는 열매는 욕구와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 과실나무에 수많은 꽃망울이 맺히지만 모두 열매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듯 누군가의 욕구는 꽃과 같은 것이어서 동기라는 것을 만나야 꿈이라는 열매로 맺힌다. 그리고 그 열매를 잘 키우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좋은 수확물로 이어진다. 꿈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그 꿈 자체가 진화와 성장을 하면서 생산을 하는 것이어야 한다. 꿈은 자신의 정신적인 욕구를 충족해주기도 하지만,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경제적인 급부와 연결되어야 생산적인 것이 된다. 꿈이 생산하는 것은 단순히 재화를 만들어내거나 수익 창출을 하는 것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에 공헌하면서 사회에 가치를 더하는 사람처럼 다른 사람을 위한 비영리적인 활동도 생산적인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는 것이 누구에게는 꿈이 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꿈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현실을 사례로 들어주기도 한다. 아울러, 꿈은 자신이 살아가는 목적과 가치가 결합하여야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무조건 학업성적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좋은 성적의 결과로 이루어지는 것이 나의 꿈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거기에는 목적과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엇이 되는가?’ 하는 질문보다는 ‘왜 이것을 하려 하는가, 왜 이것이 되려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꿈에서는 ‘왜 하는가?’ 하는 질문이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질 질문이다. 공부는 평생을 통해 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 학업성적으로 표출되어 성공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공부가 수단이 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자신의 흥미와 적성이 공부하는 것 그 자체여서 공부와 관련된 직업, 공부를 위한 직업 또는 공부가 직접 필요한 직업 등으로 연결되는 경우이다. 마지막으로 꿈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흔히 진로를 결정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부모님,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이 있다. 그들은 내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할 존재들이다. 아이의 흥미와 적성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옆에서 관찰하면서 발견을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자신의 노력을 촉발하는 동기가 되려면 스스로 그것을 찾아내어야 가능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자신의 꿈에 노력을 가미하기가 어려워지고 자신의 꿈으로 성공하기 어려워진다. 엄밀히 말하자면 다른 사람이 찾아준 나의 꿈은 스스로 그것에 목적과 가치를 연결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것이 아니다. 그래서 꿈을 지속해 갈 수 있는 동력이 어느 순간에 소진된다. 꿈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어야 한다. 부모님, 선생님 그리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어른인 멘토의 역할은 그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고 힘을 잃지 않도록 격려해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면 성장하는 청소년들은 모든 것을 스스로 헤쳐 나갈 힘을 기를 수 있다.
2025년부터 대한민국 공교육에 AI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된다.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공통 및 일반 선택과목부터 수학, 영어, 정보 교과에 우선 적용되며, AI를 활용한 맞춤형 학습을 지원한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학생별 맞춤 학습을 제공하고, 교사의 역할을 인성, 창의성 교육으로 전환한다. 교육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300개의 디지털 선도학교를 운영해 교사 연수를 강화하고, 2028년까지 전면 전환을 검토 중이다. 디지털 선도학교에서는 정규 교과 과정뿐만 아니라 늘봄학교 및 방과 후 보충 과정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교육환경의 디지털화는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어야 한다. 교육 철학자 Andrew Marcinek는 “기술이 교육에 통합될 때 학습 문화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며, 지나치게 빠른 기술 도입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는 데 급급하기보다 현재 사용 중인 도구를 마스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하며, “기술의 빠른 변화 속도에 맞추어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디지털 기기를 통한 교육이 학생들의 기초학습 능력, 즉 읽기, 외우기, 쓰기, 글쓰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와 연결된다. Pamela Rutledge 박사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개인의 자아 표현과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변화가 학생들의 집중력과 장기 기억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이 디지털 기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학생들이 집중력과 기억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지털 기기의 잦은 사용이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주의 산만을 일으키고, 장기적으로는 학습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Simon Lindgren 교수는 “디지털 기술이 우리를 더 나은 개인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지만, 그 잠재적인 함정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하며, 기술 의존이 오히려 학습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는 “기술의 편리함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오히려 중요한 사회적, 정서적 기술의 발달이 저해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AI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되면 학생 개개인의 학습 격차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으며, 기술 접근성 문제로 인해 일부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은 또한 교사들에게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시한다. 교사들은 AI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새로운 교수법을 익혀야 하며,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 요구에 대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기술 도입의 장점과 단점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이 학생들에게 유익할 수 있지만, 지나친 기술 의존은 오히려 학습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교과서는 시대의 흐름에 따른 혁신적인 도구일 수 있지만, 교육의 기본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에 기반해야 한다. 읽기, 외우기, 쓰기, 글쓰기는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이다. 기본이 철저하게 잘 갖추어져야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증진시키며, 자신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표현하고 논리적 사고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이 이러한 기본을 저해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교육자들은 기술 도입의 이점과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학생들이 균형 잡힌 학습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교육 방식을 조화롭게 결합하여 학생들이 전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논단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초행길 운전이라면 요즘은 시동을 걸면서 내비(게이션)부터 켠다. 상냥하지만 단호한 내비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다다른다. 너무 편하고 익숙해진 요즘이다. 금방이라도 신호가 떨어질 것 같은데 종이지도 보랴 좌우 살피랴 힘들게 운전하시던 아버지 뒷모습이 아직 선한데, 상전벽해라더니 이제는 내비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도 싫다. 뜬금없는 목적지를 주문해 보았다. “덕수네 콩나물국밥!” 곧바로 내비는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하고 답한다. “덕!수!네! 콩나물국밥! 아니, 내 친구 덕수 몰라?” 세 번을 요청했지만 내비는 끝내 내 친구를 이어주질 않았다. 하기야 내 초등학교 친구 덕수를 무슨 수로 알겠나! 요즘 ‘먹거리 여행’을 많이들 간다. 시작은 볼거리 여행이지만 결국 먹거리 여행으로 완성된다. 거기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여유롭게 우물대면서 바라보고 또 사진으로 남기는 풍광이야말로 여행과 추억을 극대화하는 필요조건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식당 검색에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 국내라면 SNS나 블로그, 또는 *맵 같은 내비를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외국 먹거리 여행이라면 나는 ‘테이스트 아틀라스(Taste Atlas)’를 추천한다. 아틀라스가 지리부도라는 뜻이고 테이스트가 입맛이니까 합치면 ‘맛집 지도’ 정도겠다. 사이트는 스스로를 정의하기를 ‘맛의 백과사전’이자 전통 요리, 현지 식재료, 정통 레스토랑에 대한 세계 지도책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음식문화 내비게이션인 셈이다. 문명의 이기(利器)는 재깍 써줘야 신세를 갚는 것 아니겠나. 내 오랜 친구 덕수를 찾는 심정으로 사이트 검색창에 간장 게장 그리고 산낙지를 차례로 집어넣어 봤다. 전 세계에서 오직 한국 사람들만 먹는 찐 소울푸드라서 둘을 골랐다. 과연 한국인들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데려다줄지 의심의 눈으로 결과를 살펴봤다. 먼저 간장 게장. 먹음직스러운 게장 사진과 함께 국적을 상징하는 태극기가 보인다. 간장을 기본으로 한 전통 간장 게장과 매운맛이 나는 양념 게장 두 종류가 있다는 설명이다. 게장을 담글 때는 항상 살아있는 게를 쓰며, 보통 알이 꽉 차 있는 암게로 담그는 것이 좋다는 설명 뒤에 ‘밥과 함께 곁들여 먹는다’고 쓰여 있다. 아마 밥도둑이란 걸 순화해서 표현한 듯싶다. ‘delicious(맛있는)’나 ‘mouth-watering(군침 도는)’ 등의 표현으로는 비린내는 잡고 감칠맛은 올려 밥 한 그릇 뚝딱하게 만드는 밥도둑의 뉘앙스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별점은 4.2로 별 네 개 하고 반의 반 표시도 재미있다. “일단 허리띠 끄른 채로 따뜻한 밥에 비비면 아마 저세상 맛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어느 코멘트도 적절하다. 이탈리아에서 푸른빛이 도는 꽃게가 생태계 파괴자 취급을 받아 버려지고 있다는 기사가 난 적 있다. 그러자 국내에서 “꽃게를 버릴 거면 차라리 내 입에 버려 달라!”며 수입을 추진하기도 했다는 후속 기사도 난 적 있다. 과연 게장에 진심인 우리 민족답다. 다음으로 산낙지. 사진마저 살아 꿈틀대는 듯 실감 난다. 그 밑에 낙지를 잘게 썰어 즉석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일부 조각이 접시 위에서 꿈틀거리는 게 흥미롭다는 설명이 달렸다. 예상한 대로 영화 《올드보이(2003)》에서 주인공이 산낙지를 먹는 장면을 소개하며 외국인들이 가장 충격적인 장면으로 꼽는다고도 했다. 산낙지는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가장 경악하는 음식으로 악명 높지만, 틱톡과 유튜브 문화가 퍼지면서 가장 궁금하고 재미있을 것 같은 음식이란 평도 동시에 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먹어보고 싶은 이색 한식 1위에 뽑혔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어쨌거나 테이스트 아틀라스에서는 산낙지를 세계 최악의 해산물(worst rated seafood) 중 28등, 세계 최악의 길거리 음식 중에서 31등, 최악의 한국 음식 부문에서 8등에 올려놓았다. 외국인 입맛에 산낙지보다 더 심각(?)한 한국 음식들이 뭘까 궁금해서 관련 사이트를 눌렀더니 갓김치가 1등이고 홍어가 2등이다. 그 뒤를 약식, 번데기, 엿, 오징어젓갈, 콩나물국 등이 선정되었다. 음식 랭킹 시스템은 다양한 현지 음식을 홍보하고, 전통 요리에 대한 자부심을 심으며, 먹어보지 않은 요리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라 했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그저 애교로 봐달라는 말이다.
문헌으로 살펴본 동궁과 월지 월성의 동북쪽에 있는 이 유적은 임해전지 혹은 안압지라고 알려져 왔으나 2011년 7월부터 ‘경주 동궁과 월지’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그 이유는 임해전은 신라 별궁인 동궁에 속하는 하나의 건물이었기 때문에 이 지역 전체를 대표하는 동궁으로 변경한 것이고, 안압지는 조선시대에 폐허가 된 이곳에 기러기[안(雁)]와 오리[압(鴨)]들이 날아들자 묵객들이 안압지라고 하였는데,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 등으로 신라시대에는 이곳이 월지라고 불렸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원래의 명칭인 월지로 변경한 것이다. 현재 국가유산청에는 사적으로 지정되어 ‘경주 동궁과 월지’로 등록되어 있다. 월지와 임해전에 대한 기록은『삼국사기』「신라본기」와「직관지」등에 의해서 확인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문무왕 14년(674) 2월. 궁 안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고 진귀한 새와 기이한 짐승을 길렀다. 문무왕 19년(679) 8월. 동궁(東宮), 즉 태자궁을 짓고 궁궐 안팎 여러 문의 이름을 지었다. 효소왕 6년(697) 9월. 군신들을 임해전에 모아 잔치를 베풀었다. 경덕왕 11년(752) 8월. 동궁아(東宮衙)를 설치하고 상대사(上大舍) 1인과 차대사(次大舍) 1인을 두었다. 혜공왕 5년(769) 3월. 신하들을 임해전(臨海殿)에 모아 잔치를 베풀었다. 소성왕 2년(800) 4월. 폭풍으로 임해(臨海)‧인화(仁化) 두 문이 파괴되었다. 애장왕 5년(804) 7월. 임해전을 중수하고 새로 동궁 만수방을 지었다. 헌덕왕 14년(822) 1월. 동생 수종을 부군(副君)으로 삼고 월지궁(月池宮)으로 들였다. 문성왕 9년(847) 2월. 평의전(平議殿)과 임해전을 중수하였다. 헌안왕 4년(860) 9월. 왕이 임해전에 군신을 모았다. 경문왕 7년(867) 1월. 임해전을 중수했다. 헌강왕 7년(881) 3월. 군신을 임해전에 모아 잔치를 열고 주연이 한창일 때 왕이 거문고를 타고, 좌우의 신하들은 노래를 부르며, 지극히 즐겁게 놀고 마셨다. 경순왕 5년(931) 2월. 고려 태조를 임해전에 초청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삼국사기』 「잡지(雜誌)」 ‘직관조(職官條)’에는 동궁관·동궁아·세택·월지전·승방전·월지악전 등의 기록이 보인다. 이상의 기록에서 임해전은 왕궁의 면모를 갖춘 채 통일신라 말까지 유지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통일신라 말의 어지러운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49대 헌강왕 이후에는 50여 년 동안 관련 기록이 보이지 않고 있다가 경순왕 대에 와서 고려 태조를 초빙해서 연회를 베푼 것이 사실상 마지막 기록이다. 고려에 들어와서는 이에 대한 기록이 보이지 않는다. 이후 조선 성종 17년(1468)에 편찬된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안압지는 천주사(天柱寺) 북쪽에 있으며 문무왕이 궁 안에 못을 만들고, 돌을 쌓아 산을 만들어 무산 12봉을 상징하여 화초를 심고 짐승을 길렀다. 그 서쪽에는 임해전이 있었으나 지금은 주춧돌과 섬돌만이 밭이랑 사이에 남아 있다” 조선 전기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경잡기(東京雜記)』에도 『동국여지승람』과 유사한 기록이 보이나 단지 임해전에 관한 부분만 “애장왕 5년(804) 갑신에 중수되었다”라는 내용이 추가되어 있다. 또 조선 현종 10년(1669)에 경주부윤 민주면(閔周冕)이 경주 향교 중수 때 임해전 터의 초석을 많이 옮겨 갔던 사실과 숙종 대의 부윤 권이진이 이곳을 둘러보고 ‘고궁옛터’라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단종 때 생육신의 한 사람인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이 이곳을 둘러보고 읊은 것으로 추정되는 ‘안하지구지(安夏池舊趾)’란 시가 있다. 钁池爲海長魚螺(곽지위해장어나) 못을 파 바다 삼으니, 고기 헤엄치고 소라 기네. 引水龍喉岌峩(인수용후급아) 물을 대는 용의 목 그 형세 우뚝도 하다. 此是新羅亡國事(차시신라망국사) 이 모든 풍광이, 신라의 망국을 부른 일인데 而今春水長嘉禾(이금춘수장가화) 이 봄에 물을 대어, 벼 논 적시누나.
연적 조경선 들어오는 길 있으면 나오는 길 있습니다 작지만 그 안에 큰 뜻을 채워 넣고 내 곁을 지키고 앉아 열리고 닫힙니다 숨구멍 손 뗄 때마다 쏟아내는 울음들 한 번 품은 생각은 물결 따라 퍼져나가 갇혔던 감정을 풀어 몸 낮춰 번집니다 천년을 걸어온 말 물방울로 읽어내도 그 속을 알 수 없어 몇 번을 기울이면서 제 속을 비워냅니다 하루 받쳐 공손하게 ‘연적’, 침묵의 몸짓으로 일깨우는 ‘시인’의 표상 조경선의 「연적」은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균형잡힌 시이다. 시인은 주체 탐색의 과정에서 자신을 가장 자신답게 드러내기 위해 ‘연적’이라는 기물을 설정한다. 알다시피 ‘연적(硯滴)’은 ‘벼루에 먹을 갈 때 쓰는 물을 담아 두는 운치 있는 용기(用器)’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연적’인가? ‘연적’은 “들어오는 길”과 “나오는 길”을 가지고, 시적 화자 곁에서 “큰 뜻을 채워 넣고” 열리고 닫히는 사물이라는 점이 여간 심상치 않다. “내 곁을 지키고 앉아”라는 말은 시적 화자가 ‘연적’을 깨어 지켜보고 있다는 말이다. ‘연적’은 시적 화자 ‘나’를 일깨우는 존재로 기능하는 것이다. 시적 화자는 또 통상 우리가 물구멍이라 부르는 “숨구멍(에서) 손 뗄 때마다” 울음을 쏟아내는 ‘연적’의 감정을 보지만, “한 번 품은 생각”으로 표상되는 그 물방울은 그 “갇혔던 감정을 풀어 몸 낮춰 번”지는 길을 간다. 그건 생각과 사유는 몸을 최대한 낮춘 채로 행간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것을 알리는 표지이다. 너무 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묽지도 않게 적당한 농담(濃淡)을 가질 정도로 갈아진 물방울로 말이다. ‘연적’이 붓으로 글쓰기를 구현하는 도구라는 점에 주목하지 않더라도, 시의 문장은 감정을 직접 드러내는 게 아니라 낮고 자연스레 번지는 방식을 통해 미적으로 형상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실제로 시적 화자 스스로가 “천년을 걸어온 말”을 “물방울로 읽”고 있다고 말한다. 하기야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시인들이 ‘연적’의 물방울에서 그 말을 길어 왔던가.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연적’은 스스로도 “그 속을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사물. 그래서 연적은 “몇 번을 기울이면서” 날마다 “하루(를) 받쳐 공손하게” “제 속을 비워” 자신을 갱신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연적’이 담고 있는 물방울이 생각(사유)과 뜻과 말을 낮게 흘러 번지게 하며, 공손함으로 날마다 자신을 기울여 내면을 열어 보이는 기물이요 영혼이라는 것을 말했다. 결국 이 작품에서 ‘연적’은 내면 속에 침묵의 심연을 만들어내는 존재. 그렇다! 시적 화자가 그렇게도 닮고 싶어하는 시인의 표상인 것이다.
(사)대한노인회 경북연합회는 지난달 25일, 26일 영주국립산림치유원에서 2024년 경로당 프로그램 강사 교육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사진> 이번 행사에는 권영창 영주시지회장, 김월선 경로당광역지원센터장, 경북경로당행복선생님 등 90여명이 참석했다. 경주에서는 4명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경로당 순회프로그램 관리자와 경로당 행복선생님들의 역량강화,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개회식 및 시상, 정년퇴직자 공로패 수여, 소통공감 역량교육, 유튜브 공모 우수사례 발표, 건강체험활동 및 숲치유 프로그램 참여 등으로 진행됐다. 시상식에서는 최우수상 △영주시지회 청춘업고 튀어팀의 ‘활력뿜뿜 청춘성게볼’ 우수상 △구미시지회 행복드림팀의 ‘운동과 음악의 만남 포크댄스’, △문경시지회 인생딱풀팀의 ‘스텝박스와 스클링의 멋진인생’이 을 받았다. 2부에서는 경로당광역지원센터 김월선 센터장의 소통과 공감에 대한 역량강화교육이 진행됐다. 이어 경로당 활성화 프로그램 유튜브 공모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된 6팀의 동영상 발표 등이 진행됐다. 경주경로당행복선생 정태수 씨는 “경로당 프로그램 관리자와 함께하는 행사는 처음 참석했다”며 “지역의 많은 활동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음에는 더 많은 선생님들이 참여해 역량을 높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사)한국활쏘기협회 경주지부(지부장 김윤아)는 지난달 29일 (사)한국청소년화랑도연맹 주관으로 안강 청소년문화의 집에서 지도자 자격증 전달식을 가졌다. <사진> 이날 자격증을 받은 지도자들은 4월 28일까지 진행한 1기~4기 연수 참가자들로, 32시간의 연수시간을 마쳤다. 6월 29일부터는 제5기 자격과정이 열리고 있다. 활쏘기는 스포츠로서 단순한 무기가 아닌 정신수양을 기르는 도구로 활용되는 역사를 간직한 문화유산이다. 활쏘기는 혼자서도, 여럿이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이어서 더 큰 매력이 있다. 축구, 농구, 야구, 테니스, 탁구 등은 반드시 상대방이 있어야 하지만 활쏘기는 혼자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개인연습 때는 온전한 자기를 바라보며 명상의 효과까지 얻게 된다. 여럿이 함께 활을 쏠 때는 승부를 겨루는 재미가 아주 좋다. 모든 활쏘기를 하는 궁사들은 지켜야 할 마음가짐과 행동윤리 강령인 ‘국궁9계훈’이 있다. △인애덕행(仁愛德行:사랑과 덕행으로 본을 보인다) △성실겸손(成實謙遜:성실하고 겸손하게 행한다) △자중절조(自重節操:행동을 신중히하고 절개와 지조를 지킨다) △예의엄수(禮儀嚴守: 예의를 엄격히 지킨다) △염직과감(廉直果敢:청렴 겸직하고 용감하게 행한다) △습사무언(習射無言:활을 쏠 때는 침묵을 지킨다) △정심정기(正心正己:마음과 몸을 항상 바르게 한다) △불원승자(不怨勝者:이긴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 △막만타궁(幕灣他弓:타인의 남의 활을 함부로 당기지 않는다)이다. 이를 근본으로 하는 국궁문화는 인성함양의 교육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자격증을 이수한 지도자들은 “화살이 날아가는 소리와 과녁에 맞는 소리만 들리는 공간에서 자신에게 얼마나 집중하는지 그 시간의 매력에 빠져 행복했다”며 “전통문화 활쏘기의 매력을 직접 체험해보고, 활쏘기가 나이와 관계없이 많은사람들에게 사랑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 지도자들은 앞으로 활쏘기 체험 자원봉사, 활쏘기 국궁강사, 교원연수, 청소년 캠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게 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신문 독자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경주 APEC 정상회의 유치 공식확정 후 첫 정기회의를 개최했다. <사진> 이번 회의에서는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역사회와 언론이 협력해야 할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김규호 위원은 “경주에서 APEC을 유치하는 것을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수용 태세와 지속 가능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브랜드 가치 상승만으로 기대 효과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경제 유발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도시 환경이 어떻게 정비될 것인지, 실질적으로 무엇이 달라질 것인지 등 실제 지역민들에게 어떤 이점이 있는지 경주신문에서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임관 위원은 “현재 경주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은 황리단길도 시간이 지나면서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주신문은 이러한 명소들이 쇠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전략을 미리 연구하고, 다양한 사례와 방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APEC 유치와 같은 국제적 행사는 경주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APEC 유치를 발판으로 지역 명소들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데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상용 위원은 “경주는 역사적 유산과 현대예술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도시로, 이러한 특색을 살려 APEC 참가자들이 경주의 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지역 예술가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국제문화교류를 촉진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이제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홍보하는 것이 필수적인 시대가 됐다. 경주신문과 연계해 SNS와 유튜브 채널 등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경주의 매력을 알게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장성애 위원은 “경주신문의 기사 내용은 매우 알차고 유익하다. 비판적인 관점도 중요하지만, 긍정적인 부분을 더욱 부각시켜 독자들에게 미래 방향을 제시하면 좋겠다. 더불어 APEC 유치를 통해 경주 지역 경제와 관광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독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 특히 지역 대학생들과 협력해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이들이 적극적으로 행사 준비와 진행에 참여하며 구성원으로서 관심을 갖고 이해할 수 있도록 경주신문에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제시했다. 최석규 위원장은 “경주신문이 지역의 대표하는 언론사로 지역 주민들에게 APEC 관련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APEC의 중요성과 혜택을 시리즈로 보도해 APEC 유치가 지역 경제와 관광산업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과 역할을 제대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APEC 관련 전문가들의 평가와 피드백을 수집해 경주시가 철저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경주신문이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독자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의견들은 편집국 회의를 통해 지면에 반영될 계획이다.
비가 오려고 하는데도 아침 일찍부터 입실 전통시장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고 허리가 꼬부러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모습을 보고 젊고 힘 좋은 외국인인 나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느꼈다. 비가 오는 가운데도 사람 구경하는 것이 재미있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할머니들이 펴 놓은 채소가게, 과일가게, 마늘가게 등을 구경하였다. 과일, 야채, 생선, 떡뽁이, 순대, 호떡, 옷, 족발, 반찬, 옥수수 파는 가게를 둘러보며 시장 구경을 하고 있을 때, 20년 전 내가 입사해서 처음 다니던 회사의 과장님을 만났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오늘 만난 과장님은 나이가 많이 들었고, 건강이 좀 안 좋아 보였는데도, 저를 알아보아 주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처음 한국 생활이 서툴고 힘들 때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었는데, 정말 신기하게 느꼈다. 왜냐하면, 회사를 퇴사하고 난 뒤 한 번도 뵌 적이 없었는데, 오늘 입실 전통시장에서 만나게 되어 정말 뜻밖의 일이었다. 과장님 내외분도 반가워하면서 자기 집으로 꼭 놀러 오라고 주소도 전해 주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이라는게 있는 모양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늘 성실하고 진솔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주에 사는 분들은 매너가 좋고 그래서 더욱 내가 살고 싶은 곳이다. 입실 전통시장에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이 모두 있는 것 같았다. 시장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중 40년이 된 국밥집이 문을 열어 놓았는데, 먹을까 말까 고민을 했다. 왜냐고요, 돈이 없어서 그랬지요. 내일, 모레가 월급날이어서 지금은 돈이 없다. 이 국밥집에는 할머니가 요리를 하시는데 정말, 진짜 맛있다. 전에 스리랑카, 베트남, 태국 친구들과 이곳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얼마나 맛이 좋든지. 꿀맛이었다. 한국 분들은 무슨 일을 하며 뭐든지 열심히 하는데 나이 드신 할머니들이 이렇게 열심히 일하시는 것에 너무 놀랐다. 지난달 신문 기고에서 “아화시장은 많이 쇠약해지고 있다”고 글을 섰는데, 여기 입실 전통시장은 할머니 30여분이 도로변 난전에 조그마한 포장을 펴놓고 집 텃밭에서 기른 다양한 종류의 채소와 과일 등을 가지고 장사를 하고 있다. 이곳은 아직 생기가 넘치고 전통시장 경제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외국인들도 장사를 하는 모습이 보였고 물건을 사러 온 외국인들도 많았다. 나는 생각해보았다. “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거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다. 이분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과연 입실 전통시장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살아있는 닭, 토끼를 파는 가게에 가서 “한 마리에 얼마냐?”고 물어보았다. 집에 가지고 가서 한 번 길러보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했던 거보다 값이 비쌌다. 그래서 구입하지는 못했으나 살아있는 닭과 토끼를 파는 모습은 스리랑카의 장터 모습과 비슷했다. 입실 전통시장은 할머니, 할아버지 물건파는 곳 30여개, 시장골목 안 외지 상인들이 차린 옷, 생선, 과일, 잡화, 채소, 모종, 순대, 오뎅, 족발, 반찬, 옥수수, 보리떡, 누룽지, 우묵가사리, 콩물, 딸기 ,민물고기, 고동, 펑튀기, 달걀, 옛날과자 점포가 50여개 펼쳐져 있다. 새롭게 현대식으로 단장한 전통시장에는 과일, 채소, 잡화, 그릇, 신발, 김, 농자재, 쌀, 약국 등 20여개의 점포가 장사를 하고 있었다. 깨끗하게 정리정돈되어 있었으나 골목 외지 상인들 점포 보다는 손님들이 적었다. 주차장도 멋지게 만들어져 있었고, 소통문화센터라는 상인들과 주민들이 함께 소통하는 공간도 있어 요즘 시골도 살기가 좋은 것 같다. 오늘 하루도 참 보람되고 알차게 한국의 멋과 맛과 시장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시가 토함산자연휴양림 1개 객실을 반려동물 동반 전용 객실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최근 산림휴양·복지활동 시 반려동물과 동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이용자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산림휴양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토함산자연휴양림은 기존 1객실(숲속의집 8호, 23㎡)을 오는 29일부터 9월 30일까지 반려동물 동반 전용 객실로 시범 운영한다. 이후 반려동물 동반 객실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경주시시설관리공단이 운영 중인 토함산자연휴양림의 반려동물 동반 객실 예약은 ‘숲나들e’에서 가능하다. 다만 예약 시 반려동물 등록 확인 및 광견병 등 예방접종 완료 반려동물 입장 등 주의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또 산책 시 안전줄 착용 및 배변봉투를 지참해야 한다. 미등록 반려견 및 맹견(8종)은 입장이 제한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최근 전국적으로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이 늘어나고 있으나 숙박 인프라는 추세를 따라가지 못해 여행을 포기하는 반려인들이 많다”며 “반려동물 동반 객실 운영으로 반려인들이 경주로 많이 방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552만명으로 전체 가구의 25.7%, 반려인은 1262만명이다. 반려인의 53.2%는 반려동물을 혼자 두는 것을 걱정하고, 47.8%는 여행을 포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경주 황리단길이 기업들의 이색 연수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온 MZ세대 신입사원들을 위한 연수 장소로 황리단길이 최적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경주시에 따르면 국내 굴지의 한 완성차 기업은 2022년부터 황리단길에서 신입 직원과 경력직 입사자 대상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기업은 단체교육의 한계를 넘어 신입사원들의 참여도와 배우는 재미를 높이기 위해 이색 연수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이 기업은 17회차에 걸쳐 직원 2000여명을 황리단길로 보냈다. 이는 1회차당 적게는 80여명에서 많게는 100여명이 3주에 한 번 꼴로 황리단길을 찾은 셈이다. 연수 기간 8~10명씩 조를 나눠 황리단길 곳곳을 반나절 동안 돌며 각자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이색 연수를 실시했다. 이색 연수에 참여한 신입사원들의 반응도 뜨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업의 이색 연수 덕분에 지역경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이 기업은 직원 연수를 위해 황리단길 식당 4곳, 카페 3곳, 십원빵 가게 2곳, 분식집 1곳과 협약을 맺으면서 소상공인들의 매출을 견인했다. 경주시는 이 기업의 이색 연수로 적잖은 경제적 유발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같은 이색 연수에 힘입어 다른 기업과 기관들의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대구의 한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은 지난해부터 경주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하면서 팀워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황리단길을 찾고 있다. 또 동국대 와이즈 캠퍼스도 교직원·교수 회의를 황리단길 내 입점한 △향밀 △별채반 △교통쌈밥 등지에서 열면서 전통적인 회의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조직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황리단길은 단순히 식당과 커피숍만 즐비한 소비 공간을 넘어 새로운 트렌드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도 황리단길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지난 1일 “새로운 시대를 먼저 내다보고, 혼신의 힘을 다해 현실로 만들어가는 사람들 앞에 불가능은 없었다”고 민선 8기 2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 도지사는 이날 도청 화백당에서 열린 민선 8기 전반기 도정성과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 2년은 새로운 대한민국과 경북의 미래를 먼저 내다보고 다양한 정책실험들을 주도해오며 후손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모든 공직자들이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도지사는 혁신으로 대전환을 이룬 △경북의 산업·농업·교육 △대한민국 지방시대를 이끈 경북 이니셔티브 △정책특구 최다선정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등을 주요성과로 손꼽았다. 실제로 경북도는 민선 8기 들어 축구장 800개 크기의 신규 국가산단과 34개의 각종 정책특구를 유치했다. 지난 2년간 철강과 전자로 대표되던 경북의 산업지형을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국가전략산업의 활동무대로 대전환했다. 경북이 반도체·배터리·바이오 3대 특화단지를 모두 유치한 전국 유일의 지역이자, 반도체는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지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포항의 배터리 특화단지는 민선 7기 배터리규제자유특구 유치 이후 10조원이 넘는 투자유치의 힘으로 지정됐고, 최근 안동과 포항이 공동으로 바이오특화단지로 지정돼 3관왕을 완성했다. 국가산단 신규지정 결과도 돋보인다. 안동 바이오생명, 울진 원자력수소, 경주의 SMR국가산단이 동시에 후보지로 지정돼 총면적은 축구장 800개의 크기에 달한다. ‘우리의 대학은 우리가 살린다’는 기조속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안동대와 도립대 통합을 만들었고 글로컬대학 7개, 교육발전특구 8개 선정의 성적표도 받았다. 유일하게 기초자치단체였던 경주가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성공한 것도 경북의 저력을 보여준 최대 성과로 손꼽힌다. 이철우 도지사는 “생각의 크기가 미래의 크기를 결정한다”면서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앞으로도 더 큰 생각과 혁신으로 능력을 증명하고 지역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저출생과 지역의료 문제를 지방이 나서 선도하는 모델을 제시하고,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와 대구경북 통합발전구상을 실현하겠다”며 “민선 8기 후반기에는 문화관광과 농업, 산림 에너지 등 4차 산업혁명시대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본지가 지난 1992년부터 ‘孝子, 烈女碑(효자 열녀비)’를 제목으로 연재한 고 함종혁(咸鍾赫: 1935~1997) 선생의 기사를 토대로 그 현장을 다시 찾아 점검한다. 함 선생은 1963년 동아일보 특파원으로 경주에 부임해 경주의 문화재를 알리는데 주력했다. 함종혁 선생이 본지를 통해 전했던 경주지역의 효자, 열녀 이야기를 재편성해 선조들의 충효사상을 되새겨본다. 그리고 현재 효자·열녀비에 대한 관리 상황도 함께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남편의 명(命)을 대신한 열부(烈婦), 효열의인광주노씨정려비(孝烈宜人光州盧氏旌閭碑) 경주시 건천읍 용명리 1762-2번지에는 1980년대 새로이 단장한 한옥구조의 효열각이 있다. 이 비각이 바로 효열의인광주노씨정려비(孝烈宜人光州盧氏旌閭碑)다. 동경통지에 따르면 노씨는 파평 윤두환의 처로, 나이 40세가 넘도록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 여자가 남의 집안에 들어가 대를 이어주지 못하는 것을 큰 죄로 생각한 노씨 부인은 항상 통탄해하면서 남편을 대할 면목이 없었다. 가난한 가운데 홀로된 시어머니를 모시고 극진한 효성을 다해 보양해오던 중 남편 윤씨 마저 병이 들어 누웠다. 그러자 노씨는 겨울 엄동설한에 두꺼운 얼음을 깨고 물고기를 잡아 식사를 올리는 등 시어머니와 남편을 정성을 다해 봉양해왔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성 가득한 간호에도 아랑곳없이 남편의 병은 차도가 없이 운명 직전에 이르렀다. 노씨 부인은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죽어가는 남편의 입에 수혈했다. 이로 인해 남편이 잠시 깨어났다. 이 같은 정성에도 얼마 후 남편이 숨을 거두게 되자 노 씨는 남몰래 뒤뜰로 돌아가 자결을 결행했다. 이를 본 집안사람들이 놀라 노씨 부인을 부둥켜안고 방으로 들어가니 뜻밖에도 남편이 죽지 않고 소생해 있었다. 하지만 노씨 부인은 숨졌다. 소생한 남편 윤 씨는 숨진 부인 노씨를 어루만지며 곡하여 이르기를 “조금 전 부인이 저승으로 나를 따라와 나의 손을 잡고 울면서 내가 그대의 명을 대신했으니, 그대는 다시 세상에 나가서 새로 배필을 얻어 자손을 잇게 하소서”라며 슬퍼했다. 그 후 윤씨는 재취 장가를 들어 아들 3형제와 10여명의 손자를 두어 가문의 대를 잇게 됐다. 이 같은 노 씨 부인의 파평윤씨 가문을 빛나게 한 효열(孝烈)을 기리기 위해 후손들은 1980년대 이곳에 정려비와 효열각을 세웠다. 후사를 잇고 남편 따라간 열부 하씨, 부사인손희천처진양하씨지각(烈婦士人孫喜天妻晋陽河氏之閣) 경주시 광명동 379-6번지에는 2동의 비각이 있다. 그중 서쪽 비각이 열부사인손희천처진양하씨지각(烈婦士人孫喜天妻晋陽河氏之閣)이다. 하 씨는 월성손씨와 결혼해 신행을 가기도 전에 남편의 병 소식을 듣고 급히 시댁으로 달려 갔으나 이미 남편이 숨진 뒤였다. 하씨 부인은 남편을 따라 같이 죽으려고 결심했으나 임신한 몸으로 남편의 후사를 이어주기 위해 결행하지 못했다. 이후 산달이 되어 아들을 낳았다. 하씨는 아들이 능히 죽을 먹고 혼자 살 수 있는지를 시험해보고, 또 어머니가 없어도 자랄 수 있음을 확인한 뒤 독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하씨 부인은 남편과 같이 묻히게 됐다. 이러한 열부의 행적이 세상에 널리 알려짐에 따라 조선 순조 3년(1803년)에 정려(旌閭)가 내려졌다. 이에 월성손씨 문중은 비와 비각을 세워 하씨 부인의 열행을 기렸다. 1992년 경주시는 퇴락이 심한 비각의 담장을 새로이 보수했으나 비각 안에 있어야 할 비신(碑身)이 언제인지도 모른채 없어지고 텅 빈 비각만 남았다. 하씨 부인의 행적을 기록한 현판만이 전해지고 있어 비각을 찾는 사람들을 쓸쓸하게 하고 있다. 어머니 눈을 뜨게 한 효자 김두망, 효자절충김두망지비(孝子折衝金斗望之碑) 진양하씨지각 동편에 있는 비각이 효자절충김두망지비(孝子折衝金斗望之碑)다. 효자 김두망은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나이 20세가 되도록 앞을 보지 못하는 어머니께 아침저녁으로 3년 동안 식사를 손수 지어 먹이는 등 수발을 하며 정성으로 섬겨왔다. 김두망은 밤낮으로 천지신명께 ‘저의 눈은 멀게 할지라도 어머니의 눈만은 뜨게 해달라’고 빌어왔다. 하루는 하늘이 감동해서인지 어머님이 다시 눈을 뜨게 됐다. 어머니 그 후 10여년 동안 밝은 세상을 보면 즐겁고 행복하게 생존하시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 뜻을 후세에 길이길이 전하기 위해 헌종 17년(1837년) 효자로 정려하고 광명리에 월성김씨 문중으로 하여금 비각을 세우게 했다. 오랜 세월 동안 비바람으로 무너진 것을 경주시가 1992년 흙 담장을 말끔히 보수하고 높이 75cm, 넓이 30cm, 두께 10cm의 비신을 정돈했다. 광명동 2개 비각 관리 손길 미치지 못해 1993년 당시 본지 보도에 따르면 광명동 소재 2동의 비각은 경주시가 한 차례 정비한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찾은 현장에는 관리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양하씨지각은 비신이 없는 탓일까? 비각 입구에는 쓰레기들이 쌓여있었고, 내부에는 수풀이 우거져 접근조차 어려웠다. 비신이 없어진 시점조차 파악되지 않으면서 비지정문화유산에 대한 관리대책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현장 상황이었다. 그나마 관리의 손길이 닿은 것으로 보이는 김두망지비도 내부 비신을 보호하는 나무 살대 일부가 떨어져 나가 있는 등 보수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시 등 관리 당국이 이들 비각의 정비를 통해 과거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효자·열부들의 훌륭한 효(孝) 사상이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