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흩어져 살던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고, 조상의 산소를 찾아 벌초와 성묘를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해지는 계절이다. 그러나 이 정겨운 풍경 이면에는 해마다 반복되는 경고가 자리한다. 바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다. 경북도가 최근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대한 주의보를 발령한 것은 계절성 경고이지만, 결코 가볍게 흘려들을 사안이 아니다.
특히 SFTS는 예방백신도, 특효 치료제도 없는 감염병이다. 오직 물리지 않는 것만이 최선의 방어책이라는 사실이 이 질병의 무서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경북에서 발생한 환자 45명 가운데 9명이 목숨을 잃어 치명률이 20%에 달했다는 통계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더욱이 희생자 대다수가 텃밭 관리나 제초작업 등 일상적인 야외활동 중 감염된 고령층이었다는 점은, 이 질병이 우리 주변의 익숙한 공간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여름철 몸살이나 단순 피로와 구분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고열과 근육통,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벌초와 성묘로 산과 들을 찾는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에는 그만큼 노출 위험도 커진다. 따라서 야외활동 후 2주 이내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야외활동 이력을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곧 생명을 지키는 길이다.
예방수칙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다. 긴팔과 긴바지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풀밭에 앉거나 눕는 행동을 삼가며, 기피제를 활용하고, 귀가 후에는 즉시 옷을 세탁하고 샤워하며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지 않은지 살피는 것. 반복되는 당부가 식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생명과 직결된 문제 앞에서 익숙함은 안일함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뜻하지 않은 병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 가정과 지자체의 관심과 실천이 어우러져야 할 때다. 풍성한 한가위가 아프지 않은 명절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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