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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주차난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42호 입력 2026/08/06 11:06 수정 2026/08/06 11:07

황오동·성건동·황성동 일대의 주차난은 더 이상 불편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의 일상과 안전, 공동체의 신뢰를 흔드는 생활 기반시설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경주시의회 최진열 의원이 지적한 현실은 오래된 도심이 현재의 생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황성동 공동주택 밀집지역과 황오동·성건동의 주택·상가지역에서는 퇴근 후 주차공간을 찾지 못해 주변 도로나 학교 인근까지 차량을 세우는 일이 일상이 됐다. 최근 6개월간 안전신문고에 접수된 불법주정차 신고가 9000건을 넘었고, 과태료만 1억9000만원 이상 부과됐다는 수치는 문제의 심각성을 말해준다. 시민들은 불편을 감수하고, 행정은 단속을 강화하며, 주민 간 갈등은 깊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불법주정차 단속은 보행자 안전과 교통질서 확립을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단속은 결과에 대한 대응일 뿐 원인을 해결하는 처방은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도시 인프라의 노후화다. 20~30년 전 공동주택과 50~60년 전 조성된 주택가의 주차 기준으로는 현재의 차량 보유 현실을 감당할 수 없다. 세대당 차량 2대 이상 보유가 일반화되고 SUV와 전기차가 늘어난 상황에서 과거 기준의 주차시설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우선 주차 수급실태에 대한 전면 조사가 필요하다. 정확한 수요를 파악해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공영주차장 확충과 폐철도 부지 활용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물론 도심에서는 부지확보가 쉽지 않고 토지 매입 비용도 큰 부담이다. 그럼에도 가능한 시유지 활용과 단계적 확충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차난 해소는 주차면을 늘리는 사업이 아니라 오래된 도심을 현재의 생활환경에 맞게 재정비하는 도시 재생의 출발점이다. 국·도비 지원사업과 생활SOC 사업을 적극 활용해 재정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필요하다.

도시는 시민의 일상을 담는 그릇이다. 주차 때문에 귀가가 두렵고, 이웃과 갈등하며, 과태료 부담까지 떠안는 현실은 정상적인 도시의 모습이 아니다. 경주시는 단속 중심의 관리에서 공급과 재편을 포함한 종합 대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주차난 해결은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더 안전한 경주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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