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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기획특집 2026 공고번호에서 가족으로

우리가 선택한 게 아니라, 아이들이 우리를 선택했다.

김은경 기자 gjnews_official@naver.com 1737호 입력 2026/06/25 13:09 수정 2026/06/25 13:31
공고번호에서 가족으로 [3]
복만이·선재·시로가 전하는 입양 후의 행복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에는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는 많은 유기동물들이 있습니다. 본지는 연재 ‘공고번호에서 가족으로’를 통해 보호소를 떠난 아이들이 입양 이후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공고번호로 불리던 아이들이 이제는 누군가의 가족이 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를 통해 입양된 복만이, 선재, 시로는 각기 다른 사연으로 가족을 만났지만 지금은 모두 소중한 반려동물로 사랑받고 있다.

보호자들에게 입양 후 달라진 일상과 가족이 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복만이, “우리가 선택한 게 아니라 복만이가 우리를 선택한 것 같아요”



입양공고모습, 경주신문 제1704호(2025년 10월 17일 발행). <사진=경주신문DB>확대
입양공고모습, 경주신문 제1704호(2025년 10월 17일 발행). <사진=경주신문DB>
공고번호 경북-경주-2025-0954였던 복만이는 현재 이다희 씨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다희 씨 가족은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맞이할 준비가 됐다는 확신이 들면서 입양을 결심했다. 펫숍 대신 유기동물 관련 앱 ‘포인핸드’를 통해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를 알게 됐다.

복만이와의 만남은 쉽지 않았다. 두 차례 입양 신청을 했지만 다른 입양자가 먼저 결정되면서 인연이 아닌 듯했다. 하지만 앞선 입양자가 포기하면서 기회가 찾아왔고, 연락을 받자마자 딸과 함께 센터로 달려갔다.

이 씨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반겨줬다”며 “마치 원래 우리 가족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따라왔다”고 말했다.
 

복만이와 보호자 이다희 씨와 딸. 김은경 기자확대
복만이와 보호자 이다희 씨와 딸. 김은경 기자
현재 복만이는 사람을 좋아하는 애교쟁이로 가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앞발로 툭툭 치며 쓰다듬어 달라고 조르는 모습은 가족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일상이다.

그는 “복만이가 온 뒤 사춘기인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많아졌고 가족 간 대화도 늘었다”며 “게으르던 저까지 산책을 위해 움직이게 만드는 집안의 ‘개효자’”라고 웃었다. 

 


선재, “산사에 다시 웃음을 가져다준 아이”



입양공고모습, 경주신문 제1724호(2026년 3월 27일 발행). <사진=경주신문DB>확대
입양공고모습, 경주신문 제1724호(2026년 3월 27일 발행). <사진=경주신문DB>
공고번호 경북-경주-2026-00222였던 선재는 현재 단석산 신선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해강 스님은 오랫동안 신선사의 마스코트 역할을 했던 강아지 ‘자비’가 사라진 뒤 허전함을 느끼던 중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를 찾았다.


센터에서 만난 선재는 크림색 털과 작은 체구가 인상적인 강아지였다. 원래는 함께 있던 형제견 두 마리를 모두 데려오고 싶었지만 여건상 선재만 가족으로 맞이하게 됐다.

현재 선재는 신선사에서 함께 지내는 강아지 ‘은구’와 어울리며 지내고 있다. 처음에는 합사가 걱정됐지만 두 마리는 금세 친구가 됐다.

 

입양 후 선재와 해강 스님. 김은경 기자확대
입양 후 선재와 해강 스님. 김은경 기자

해강 스님은 “선재가 은구를 졸졸 따라다니며 장난을 건다”며 “형에게 혼나면서도 계속 놀자고 달려드는 모습이 꼭 철없는 동생 같다”고 웃었다.


산사 생활에 적응한 선재는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스님 곁에 기대어 투정을 부리듯 낑낑거리던 모습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해강 스님은 “동물은 사람에게 큰 위로와 안정감을 준다”며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유기동물 입양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로, “우리 가족을 다시 거실로 모이게 했어요”



입양공고모습, 경주신문 제1686호(2025년 5월 30일 발행). <사진=경주신문DB>확대
입양공고모습, 경주신문 제1686호(2025년 5월 30일 발행). <사진=경주신문DB>
공고번호 경북-경주-2025-0458이었던 시로는 현재 김효진 씨 가족의 막내가 됐다.

 

김 씨는 과거 반려견을 떠나보낸 뒤 다시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집안이 조금씩 적적해졌고,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의 유기동물들을 살펴보며 입양을 고민하게 됐다.

몇 달 동안 입양을 고민하던 끝에 큰아이가 발견한 시로의 사진이 가족의 마음을 움직였다.

김 씨는 “여러 아이들을 보면서 모두 안타깝고 예뻤지만 그중 시로가 가장 마음에 남았다”며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기보다 유독 눈길이 가는 아이였다”고 말했다.
 

입양 후 활짝 웃는 시로 모습. <사진=보호자 김효진 제공>확대
입양 후 활짝 웃는 시로 모습. <사진=보호자 김효진 제공>
처음 만난 시로는 예상보다 더 장난기 넘치는 강아지였다.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사무실 바닥에 내려놓자마자 쓰레기통으로 달려가 무언가를 물고 오는 모습에 가족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입양 서류에 서명하는 순간만큼은 마냥 설레지만은 않았다. 생명을 책임진다는 무게를 잘 알고 있었기에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컸다.

그 걱정은 집에 온 첫날 눈 녹듯 사라졌다. 시로는 배를 드러낸 채 편안하게 잠들었고, 가족들은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

입양 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가족들의 일상이었다.

김 씨는 “아이들이 커서 각자 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시로 덕분에 다시 거실로 모이게 됐다”며 “온 가족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이 시로 사진일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시로는 집에 온 첫날부터 잘 적응해 줬고 지금도 가족들과 아무 문제 없이 지내고 있다. 오히려 제가 운이 좋은 보호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입양가족들은 반려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유기동물 역시 편견 없이 바라본다면 누구보다 따뜻한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입양은, 순간의 감정만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라 평생 책임질 준비가 필요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입양 이후 예상치 못한 질병 치료나 훈련, 교육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 있고 그에 따른 시간과 비용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호자들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뿐 아니라 아프고 힘든 순간까지 함께할 마음이 있다면 유기동물 입양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며 “사랑으로 함께한 반려동물은 가족에게 큰 행복과 위로를 주고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경주사랑동물센터에서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던 복만이와 선재, 시로는 이제 각 가정의 소중한 가족으로 자리 잡았다. 세 반려견의 이야기는 유기동물 입양이 또 하나의 따뜻한 인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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