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경주에 문을 연 옥수수빵 전문점 ‘콘이코니’는 단순한 베이커리가 아니다. 남해 본점과 하동점에 이어 세 번째로 문을 연 경주점은 1960~70년대 국민학교 급식으로 제공되던 옥수수빵의 기억을 다시 꺼내온 공간이다.
광고인이 목수를 거쳐 빵집 창업주로
창업주 이인희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서울에서 20년 가까이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다 54세에 접고 남해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10년간 목수 일을 하며 살다가 빵집을 열었다. 처음에는 보리빵만 팔았다. 그러다 차별화된 시그니처 메뉴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떠오른 것이 어린 시절 먹었던 급식 옥수수빵이었다.
그는 “1970년까지 국가에서 급식빵 형태로 보급했던 빵”이라며 “저는 국민학교 3학년까지 먹었는데 그 짧은 시간의 기억도 몸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옥수수빵을 만드는 게 아니라 그 시절의 기억과 감정을 다시 꺼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이름에도 이런 철학이 담겼다. 옥수수를 뜻하는 ‘콘’이라는 글자를 활용해 의인화한 것. 이 대표는 ‘콘이’는 남성, ‘코니’는 여성을 의인화한 표현으로 고객들에게 친근함을 주고자 하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맛을 기억하지 못하면 절대 만들 수 없는 빵”
재현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인터넷에 떠도는 레시피만으로는 당시의 맛을 만들 수 없었다. 이 대표는 “약 개발처럼 수많은 배합과 비율을 반복하며 가장 근사치의 맛을 찾아갔다”며 “먹어본 사람만이 그 맛을 재현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공동 개발자인 배우자도 국민학교 3학년까지 급식빵을 먹었던 세대로, 초기 레시피 개발을 함께했다.
배우자 박종순 씨는 “무조건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고, 남편이 하나를 시작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이라 결국 지금의 맛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빵과 떡의 중간…“쪄서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빵”
콘이코니 옥수수빵은 일반 빵과 식감부터 다르다. 옥수수 함량이 높고 밀가루는 15% 정도만 들어가 발효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빵과 떡의 중간쯤 되는 식감”이라며 “유일하게 쪄서 먹을 수 있는 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자레인지보다 찜기에 쪄 먹는 것이 가장 완벽한 방법이라고도 덧붙였다.
경주를 택한 이유, 그리고 앞으로
경주를 세 번째 매장으로 선택한 건 관광도시라는 상징성 때문이었다. 특히 APEC 개최 이후 외국인 방문객이 늘고 있고, 황리단길과 대릉원 일대를 찾는 젊은 관광객 흐름도 눈여겨봤다.
홍보 방식은 독특하다. 광고대행사 출신임에도 인스타그램도, 유튜브도 하지 않는다.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정말 맛있다는 이야기가 사람들 사이에서 퍼지는 게 중요하다’는 게 그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콘이코니는 유행을 타는 빵집이 아니라 건강한 빵집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추억을 가진 세대에게는 그 시절의 기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해에서 시작된 한 조각의 옥수수빵은 이제 경주에서 또 다른 추억을 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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