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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비 확보는 지역 미래를 여는 열쇠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30호 입력 2026/05/07 15:49 수정 2026/05/07 15:49

 

예산은 정책의 언어다. 아무리 정교한 계획을 세우더라도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것은 청사진이 아니라 공문서 더미에 불과하다. 지방자치의 시대라 하지만, 스스로의 세입만으로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기엔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가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결국 국비 확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이런 현실 앞에서 경주시가 정부 예산 편성이 본격화되는 5월을 앞두고 중앙부처 방문에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 시는 지난달 30일 정부세종청사를 찾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등 핵심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두 가지 핵심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을 건의했다. 장기간 악취 민원이 이어져 온 노후 돈사를 철거·이전하고 외국인 근로자 공공 숙소를 조성하는 농촌공간정비사업, 그리고 축산분뇨를 에너지원으로 전환해 탄소중립과 지역 순환경제에 기여하는 에너지화 설비 확충사업이 그것이다. 두 사업 모두 농촌 재구조화와 녹색 전환이라는 정부 정책 기조와 맞닿아 있어 국비 반영의 명분은 충분하다. 경주시는 이번 농식품부 방문을 기점으로 국토교통부 등 주요 부처를 순차적으로 방문하고, 국회 및 관련 기관과의 협력도 병행하며 2027년도 국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국비 확보 경쟁은 해마다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전국 수백 개의 지자체가 제한된 재원을 두고 저마다의 논리로 중앙부처를 설득하려 한다. 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사업의 타당성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가 정책 기조와의 정합성을 꼼꼼히 따지고, 담당 공무원과의 신뢰 관계를 쌓으며, 국회 채널까지 아우르는 입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지방소멸의 위기가 현실이 된 지금, 지역의 경쟁력은 얼마나 촘촘하게 미래를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비는 그 준비를 가능하게 하는 결정적 연료다. 한 해의 예산이 10년의 지역 풍경을 바꾸는 일은 드물지 않다. 기반시설 하나, 생활환경 개선 사업 하나가 인구 유출을 막고 새로운 정주 의지를 심는 씨앗이 된다. 경주시의 이번 행보가 일회성 방문 외교에 그치지 않고, 치밀한 사후 관리와 지속적인 협의로 이어져 지역 발전의 실질적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 경주의 천년 저력이 국비라는 날개를 달 때, 그 도약은 더욱 힘차고 멀리 뻗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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