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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학자 안양규 교수, 첫 시집 ‘꽃이 아름다운 이유’ 출간

오선아 기자 suna7024@hanmail.net 1729호 입력 2026/04/30 13:49 수정 2026/04/30 14:13
“묵혀둔 마음의 방 청소하듯, 삶의 실상과 연민을 담아내다”


평생 불교학 연구와 후학 양성에 매진해 온 안양규 교수가 예순을 넘겨 처음으로 시집을 펴냈다. 오선아 기자확대
평생 불교학 연구와 후학 양성에 매진해 온 안양규 교수가 예순을 넘겨 처음으로 시집을 펴냈다. 오선아 기자

평생 불교학 연구와 후학 양성에 매진해 온 학자가 예순을 넘겨 처음으로 시집을 펴냈다. 동국대학교 와이즈캠퍼스 불교학부 및 명상심리상담학과 교수이자 한국불교상담학회장인 안양규 교수의 첫 시집 ‘꽃이 아름다운 이유’(올리브그린)다. 논리와 이성의 세계에 오래 머물던 불교학자가 꺼내놓은 감성의 언어는 어떤 빛깔을 띠고 있을까.



시인을 꿈꿨던 소년, 학자의 길을 돌아 다시 시로

안 교수에게 시는 갑자기 찾아온 낯선 손님이 아니다. 어릴 적 선친의 영향으로 시인을 꿈꿨던 그는 중학교 시절 시집을 벗 삼았고, 고등학교 때는 여동생의 시화전을 위해 처음으로 시를 썼다.

 

시 쓰기가 본격화된 건 청년 시절 경주로 내려오면서다. 서울대 종교학과에서 동국대 불교학과로 편입한 20대 후반, 낯선 타지에서의 홀로 생활이 오히려 시상이 싹트는 자양분이 됐다.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과 일본 연구원 생활 등 긴 학문의 여정 속에서 한동안 시와 멀어졌지만, 10여 년 전부터 다시 펜을 들기 시작해 최근 4~5년 사이 본격적으로 써 내려갔다.

학술 서적이 아닌 시집을, 그것도 예순이 넘어 펴낸 까닭은 무엇일까.

“어릴 적부터 왠지 제가 장수하지 못하고 단명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60세를 넘어서게 됐죠. 그래서 환갑이 된 기념으로, 그동안 제 삶을 도와주시고 신세 졌던 주위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책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환갑 무렵 기획했지만, 이런저런 삶의 굴곡을 지나며 출간은 조금 늦어졌다. 묵혀 놓은 방을 청소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틈틈이 써온 200여 편 중 100여 편을 추려 엮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만큼, 책에 담긴 마음도 더 깊어졌을 터다. 학술 서적과는 다른 결의 작업이었다. 진솔한 감정을 오롯이 담아냈기에 더없이 큰 보람과 애정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책 표지에는 아들이 직접 그린 그림이 더해져 가족의 온기까지 품었다.

동국대학교 와이즈캠퍼스 불교학부 및 명상심리상담학과 교수이자 한국불교상담학회장인 안양규 교수의 첫 시집 ‘꽃이 아름다운 이유’다. 오선아 기자확대
동국대학교 와이즈캠퍼스 불교학부 및 명상심리상담학과 교수이자 한국불교상담학회장인 안양규 교수의 첫 시집 ‘꽃이 아름다운 이유’다. 오선아 기자


자비와 지혜, 네 갈래의 사유


시집은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1부는 현대인의 다양한 삶과 문명의 허망함을 연민 어린 시선으로 담았고, 2부는 꽃·나무·바람 등 자연을 노래한다. 3부에서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희망을 견지하며 사랑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4부에서는 불교 공부를 통해 얻은 깨달음과 성찰을 직관적 언어로 담아냈다.

 

불교는 본래 언어의 한계를 경계하는 언어도단을 지향한다. 그러나 안 교수에게 시는 복잡한 세상을 가장 명료하게 전하는 도구이자, 개념을 넘어 실상을 드러내는 정제된 언어다.

마음의 방을 한 차례 비워낸 안 교수는 벌써 새로운 계획으로 가득하다. 시집을 준비하며 오히려 더 많은 시상이 떠올랐다는 그는 다음에는 오랫동안 머물러 온 경주의 고대 문화와 자연을 소재로 한 시들을 엮어볼 생각이다. 또한 목욕탕에서 때를 미는 일상적 행위에 빗대어 불교 공부를 설명하는 쉽고 편안한 에세이 출간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간결했다.

“현대를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시집을 통해 잠시나마 일상의 분주함을 내려놓았으면 합니다. 침묵과 사색의 시간을 가지며,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자기 자신의 삶을 가만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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