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불과 47일여 앞둔 시점에 여야가 선거구 획정안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경주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국회는 지난 17일 본회의를 열어 경상북도 도의원 정수를 기존 60명에서 64명으로 4명 증원하고, 광역의회 선거 사상 처음으로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선거제도 개편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획정으로 경주시는 도의원 선거구가 4개에서 5개로 늘고, 시의원 지역구 의석 역시 18석에서 19석으로 증가하게 됐다. 표면적으로는 지역의 정치적 대표성이 강화됐지만, 선거를 목전에 둔 현장은 유례없는 혼란에 휩싸인 모습이다.
도의원 선거구 기존 4선거구에서 5선거구 체제로 전환
이번 획정으로 경주시 도의원 선거구는 기존 4선거구에서 5선거구 체제로 변경됐다.
제1선거구는 기존 현곡면·성건동·황성동에서 ‘황오동·성건동·황성동’으로 바뀐다. 제2선거구는 감포읍·외동읍·문무대왕면·양남면·동천동·보덕동에서 ‘감포읍·외동읍·문무대왕면·양남면·불국동’으로 조정된다. 제3선거구는 안강읍·강동면·천북면·용강동에서 ‘안강읍·현곡면·강동면·천북면’으로 변경된다. 제4선거구는 기존의 건천읍·내남면·산내면·서면·중부동·황오동·황남동·선도동·월성동·불국동 구성에서 ‘월성동·용강동·동천동·보덕동’으로 재편된다. 신설 제5선거구는 건천읍·내남면·산내면·서면·황남동·선도동으로 구성된다.
제1·2·3선거구는 국민의힘에서 배진석·최덕규·최병준 현 도의원이 각각 단수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로, 경쟁 후보 부재에 따른 무투표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관심은 신설 제4·5선거구에 쏠린다. 국민의힘 공직선거후보자추천위원회(공관위)는 지난 20일 제4선거구와 제5선거구에 대한 후보자 추천 추가 공모를 공고했다. 선거구 획정 이후 후보군이 유동적인 만큼, 공관위가 서둘러 추가 모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당초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진 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이 제4선거구(월성·용강·동천·보덕동) 출마로 선회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제5선거구에서는 박승직·정경민 현 도의원과 김소현 시의원의 경선 구도가 예상된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의석이 늘어난 것은 반길 일이지만, 선거 직전의 전면 재편은 결국 조직력 중심의 선거로 흐를 위험이 크다”며 “재편된 선거구에 맞춰 후보들이 얼마나 빠르게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의원 선거구 ‘도미노 재조정’ 불가피
도의원 선거구 재편의 후폭풍은 시의원 후보들에게 더욱 거세다. 기초의원 선거구는 광역의원 선거구 획정 결과에 종속되는 구조인 탓에, 도의원 선거구가 바뀌면서 시의원 선거구의 ‘도미노 재조정’ 역시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아직 시의원 선거구 확정안이 공표되지 않아 예비후보들은 명함 배부, 사무실 위치 결정, 지역 맞춤형 공약 수립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현장에서는 “룰도 모른 채 경기를 뛰라는 격”이라며 선관위와 정치권의 늦장 행정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정가에서는 기존 18명(지역구)에서 19명으로 1석 늘어나는 시의원 선거구와 관련해, 도의원 선거구 구획에 따라 9개 선거구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예상 선거구는 △황오·성건·황성(3인) △감포·문무대왕·양남(2인) △외동·불국(2인) △안강·강동(2인) △현곡·천북(2인) △월성·동천(2인) △용강·보덕(2인) △건천·서면·산내(2인) △내남·황남·선도(2인) 등의 구도다. 여기에 비례대표 3명을 더하면 총 22명이 된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경북도 시·군의원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경주시와 시의회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조정안을 확정하면, 경북도의회의 최종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경북도의회는 오는 27일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시·군의원 선거구 획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광역의회 최초의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다당제 협치의 기틀이 될 수 있지만, 촉박한 일정 탓에 유권자들이 후보를 제대로 검증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졌다”며 선거구 획정의 구조적 지각(遲刻) 문제를 지적했다.
경주 지역 출마 예정자들은 바뀐 선거구에 맞춰 선거 공보물과 유세 동선을 전면 수정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깜깜이 선거’ 우려 속에 6·3 지방선거의 승부처는 재편된 지형지물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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