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홈 뉴스 문화·관광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미술관 상설전시 교체⋯ 미공개 소장품 103점 전면 배치

오선아 기자 suna7024@hanmail.net 1728호 입력 2026/04/23 11:30 수정 2026/04/23 11:46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미술관이 제한적으로 공개했던 미공개 소장품 103점을 전시장 전면에 배치했다. 오선아 기자확대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미술관이 제한적으로 공개했던 미공개 소장품 103점을 전시장 전면에 배치했다. 오선아 기자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미술관의 전시 구성이 새로워졌다. 화려한 국보급 유물들이 해외 전시와 특별전을 위해 수장고를 비운 사이, 그간 연구와 보존 처리 과정에서만 제한적으로 공개했던 미공개 소장품 103점이 전시장 전면에 나섰다.


이번 상설전시 개편은 5월 프랑스 기메아시아예술박물관 특별전 출품과 6월로 예정된 ‘황룡사지 발굴 50주년 기념 특별전’ 준비에 따른 전시 공백을 보완하는 동시에, 관람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남산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인근에서 발견된 탑지석은 879년(헌강왕 5년) 5월 15일, 선방사 탑을 수리하며 사리를 봉안한 기록을 담고 있다. <사진=국립경주박물관>확대
남산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인근에서 발견된 탑지석은 879년(헌강왕 5년) 5월 15일, 선방사 탑을 수리하며 사리를 봉안한 기록을 담고 있다. <사진=국립경주박물관>

이번 교체의 핵심은 1926년 발견 이후 줄곧 수장고에 머물렀던 ‘선방사 탑지석’의 첫 상설 공개다. 남산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인근에서 발견된 이 탑지석은 879년(헌강왕 5년) 5월 15일, 선방사 탑을 수리하며 사리를 봉안한 기록을 담고 있다. 문헌 기록이 전무해 잊힐 뻔한 사찰 선방사의 존재를 증명하는 유일한 증거다. 장방형 돌 네 면에 새겨진 60자의 명문에는 사리 23과와 공양물 내역뿐 아니라, 불사에 참여한 승려들의 명단이 촘촘히 적혀 있다. 9세기 후반 신라의 혼란 속에서도 탑을 고치며 정성을 다했던 수행자들의 실명이 100년 만에 일반 관람객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황룡사 전시 구역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대형 금동불상 등이 특별전 준비를 위해 이동하면서, 그 자리를 황룡사 터에서 출토된 생활용구 93점이 채웠다. 기존 학술보고서 등에서 부분적으로만 다뤘던 이 유물들은 스님들이 실제 사용했던 숟가락과 그릇 등으로, 신라 최대 사찰의 위용 뒤에 가려져 있던 수행자들의 소박하고 생생한 일상을 보여준다. 6월 대규모 특별전을 앞두고 황룡사의 면면을 미리 엿볼 기회다.

게다가 그동안 박물관 야외 전시장에서 비바람을 견디던 나한상이 이번 개편을 통해 실내 불교조각실로 자리를 옮겼다. 안정적인 실내 조명 아래서 관람객이 유물의 조형미를 보다 집중도 있게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석장사 터에서 출토된 탑 불상무늬 벽돌 역시 오랜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경주박물관 측은 “이번 교체 전시를 통해 수장고 속 유물들을 지속적으로 순환 전시함으로써 신라 문화의 깊이를 다각도로 전달하고, 상설전시의 내실을 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경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