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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벽 철거까지 포함된 시유지 사용 승인⋯ 경주시 행정 논란

엄태권 기자 nic779@naver.com 1723호 입력 2026/03/19 14:59 수정 2026/03/20 10:48
사면 붕괴 우려에도 공문 조치, 관리·감독 미흡 지적
상수도관 위치 확인에 시유지 사용허가 기준 논란도

경주시 강동면 국당리 전원주택 개발 공사 현장에 옹벽이 철거된 뒤 방치된 모습. 엄태권 기자확대
경주시 강동면 국당리 전원주택 개발 공사 현장에 옹벽이 철거된 뒤 방치된 모습. 엄태권 기자

경주시 강동면 국당리 공사 현장을 둘러싸고 사면 붕괴 위험과 시유지 사용 형평성 논란이 동시에 불거지며 행정 신뢰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전원주택 개발 공사 현장이 장기간 중단되면서 호우 시 절단 사면 붕괴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같은 현장에서 시유지 사용허가가 안전시설인 옹벽을 철거해도 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경주시의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개발 위한 절개 사면…붕괴·토사 유출 위험


강동면 국당리 산16-1번지 인근 공사 현장은 현재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

 

제보자 A씨는 “공사 현장 절개사면이 방치돼 집중호우 시 토사 유출과 낙석 위험이 크다”며 “안전펜스나 낙석 방지시설 등 기본적인 안전 조치도 미흡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특히 절개 사면이 민가와 마을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해 있으며, 이 도로는 주민들이 꾸준히 사용하고 있어 사고 발생 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는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건축주에게 배수로 정비, 토사 유출 방지시설 설치, 사면 안정 확보, 안전펜스 설치 등을 공문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A씨는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나서야 현장에 나왔고, 공문 발송에 그친 것은 충분한 조치로 보기 어렵다”며 “위험 공사현장에 대한 관리·감독이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시유지 사용허가·불하 기준 논란도


시유지 사용 허가를 둘러싼 행정 형평성 논란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A씨는 주택 신축 과정에서 본인이 실소유하고 있는 약 220평을 경주시에 기부체납했고, 이를 통해 마을 진입도로가 확장·개설됐다고 전했다. 이후 주택 조성 과정에서 시유지 약 30평이 화단 석축에 포함된 사실을 인지하고 경주시에 불하(매각)를 신청했지만 해당 부지에 상수도관이 매설돼 있다는 이유로 승인되지 않았다.

A씨는 이와 관련해 시유지 사용허가 담당 부서가 현장 확인 절차 없이 해당 필지에 수도관이 매설됐다는 사실만으로 불허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경주시 상수도과의 현장 확인 결과, 매각 요청 필지 내에는 상수도관이 매설돼 있지 않고 인접한 도로 가장자리에 관로가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현재 A씨는 해당 시유지를 무단 점유했다는 이유로 경주시로부터 두 차례 원상복구 통보를 받은 상태다. 공문에는 약 100㎡ 규모 시유지에 석축 등 구조물 설치와 화단 조성이 이뤄진 것으로 명시돼 있다.

반면 A씨는 맞은편 산지 개발 과정에서 시유지 사용허가가 이뤄진 것을 확인하고 형평성 논란을 제기했다. 해당 시유지는 절단 사면의 토사 유출 방지를 위해 경주시가 설치한 옹벽이 포함된 부지로 확인됐다.

A씨는 “안전을 위해 설치된 옹벽이 철거된 뒤 시유지가 개발 진입도로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을 위해 토지를 기부체납한 주민은 제재 대상이 되고, 개발 목적의 시유지 사용은 허용된 것으로 행정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A씨의 시유지 매각 신청 불허와 관련해 “해당 부지에 상수도관이 매설됐기에 당시 담당자가 허가를 내지 않은 것”이라면서도 “얼마 전 상수도과의 현장 확인으로 A씨가 무단 점유한 시유지에 상수도관이 매설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경, 공사 현장에 안전 조치가 되지 않아 토사와 빗물이 흘러 내렸다. <사진=제보자 A씨>확대
지난해 8월 경, 공사 현장에 안전 조치가 되지 않아 토사와 빗물이 흘러 내렸다. <사진=제보자 A씨>


2024년 준공된 옹벽, 사용허가에 철거


A씨가 제기한 철거된 용벽은 2024년 6월에 준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시유지 사용허가 담당부서에서 의견 검토를 요청해 옹벽을 철거할 경우 예상되는 피해 방지 계획을 수립한다면 가능하다는 조건부 의견을 전달했다”며 “모든 의견 검토 과정은 규정에 따라 진행됐다”고 밝혔다.

 

제보자 A씨는 “안전을 위해 시 예산을 들여 준공한 한 옹벽을 완공된지 얼마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 계획서 한 장에 철거를 승인했다는 점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라면서 “불허된 시유지에 대해 재차 매각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번에도 허가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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