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홈 홈 오피니언 연재 경주 아주망 고람수다

출산 장려와 다자녀 정책의 모순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17호 입력 2026/01/29 13:03 수정 2026/01/29 13:07


이승미 경주 아주망확대
이승미 경주 아주망
아줌마는 세 아이의 엄마다. 세 아이를 낳아서 키우다 보니, 주변에서 말한다. 다자녀라서 혜택이 많냐고? 주변에서는 아주 큰 혜택을 받는다고 느끼는 것 같다. 아이들이 출산장려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일찍 결혼한 아줌마의 친구들은 받지 못한 혜택이다. 10~20만원 정도 몇 년 동안 받기도 했다. 막내는 가장 오래 받았다. 하지만 전기료, 가스비는 물론 실생활에서도 엄청나게 도움을 받는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아줌마는 답답하다. 한 달에 만원(여름엔 2만원)도 안 되는 혜택을 받는다고 하면 안 믿는 눈치다.

물론 최근에는 출산장려금이 아주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을 안다. 아주 좋다. 하지만 진짜 필요한 것은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돌봄(돌봄이든 늘봄이든, 지역아동센터든)지원에 있어서 다자녀 혜택을 실제로 느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주 안강이라 미취학까지는 별 어려움 없이 아이들을 키웠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돌봄 지원 신청을 하는데, 맞벌이 등 우선순위 선정 기준에 다자녀는 없었다. 아줌마가 하는 일은 프리랜서라 맞벌이로 인정받지도 못한다.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방학 동안 아이를 맡길 수가 없었다. 그 어느 기관에서도 다자녀 우선 배정은 없었다.

오해하지는 마라.

맞벌이를 다자녀 양육과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다. 직장을 다니시는 워킹맘, 워킹대디들 정말 존경한다. 임신한 몸으로 출산휴가 전까지 사무실을 다녀야 하고 출산휴가 후 바로 직장으로 복귀하며 육아를 병행하는 그들은, 그 자체로 존경받아야 하고, 우선순위로 배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줌마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다자녀 육아의 힘듦을 일상에서 배려해 달라는 것이다.

출산장려금을 많이 주는 것보다, 실생활에서, 사회 전반에서 느껴지는 작은 배려가 사회에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더 많이 들리게 한다.

추상적인 단어로만 이야기하지 않고 예를 들어보자.

세 아이를 데리고 어디를 간다. 주차장에 들어가서 임산부 전용 주차 공간을 보게 된다. 요즘은 많이 는 것 같다. 아줌마가 임신했을 때는 없었는데, 정말 좋은 제도다. 주차료 할인, 공용주차장만 되는 것이 좀 아쉽지만, 그래도 좋다. 그런데 경주 ktx 주차장만 해도 무인 단말기로 할인 신청은 힘들다. 그것도 좋다. 그런데 경주 지역에서만 가능하다. 다자녀 아이들과 타지방으로 가면 혜택이 없다. 요건 좀 그렇다. 지자체와 국가에서 하는 정책이 구분이 되어 있어서 이런 저런 이름으로 정책이 너무 분산되어 있다. 심플하게, 다자녀 카드 하나로 각종 할인과 혜택이 적용되면 얼마나 좋을까? (국가와 지방 예산 정리는 똑똑한 분들이 머리를 쓰시길 바란다. 머리 쓰라고 국민들이 님들을 뽑았으니까!)

식당은 네모난 테이블이 기본이다. 우리 다섯 가족이 가면 좀 죄송스러울 정도다. 벤치 의자 같은 자리가 있으면 여자들이 세 명 쪼르르 않고 남편과 아들이 의자에 앉아서 한 테이블을 차지한다. 하지만 일반 식당에 가면 통로를 막고 의자를 하나 더 놔야 한다. 눈치가 보인다.

건의한다. 혼밥족과 다자녀 가족들을 위해 2인 테이블을 배치하면 어떨까? 나라에서 정책적으로 의무화하라는 소리가 아니다. 식당마다 조건이 다른데, 그걸 의무화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막상 2인 테이블을 기본적으로 해놓으면 1~2인 손님이 4인용 한 테이블에 앉고, 5~6인 손님이 4인용 두 테이블을 차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2인용 테이블을 적용하면, 위의 경우 결과론적으로 4인용 한 테이블이 남게 된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라면 고민해 보시길 바란다.

숙박으로 가보자. 5인 가족이 갈 곳이 없다. 숙박을 잡기가 애매하다. 더블베드 2개는 기본 4명이다. 그럼, 방 2개로 나눠서 자야 할까? 중고등학생이 모를까, 초등학생은 좀 그렇다. 세 아이가 모두 초등학생인 우리 가족은 더 그렇다. 가족관계가 확인된다면 최대 인원 4인 방도 5인 가족이 잘 수 있게 배려가 되었으면 한다.

대전 성심당에 가봤다. 대전역점은 순환이 빨라서 아이들과 빵을 구매해서 잘 먹었다. 그런데 본점은 가볼 생각도 안 했다. 오픈런에 살인적인 대기는 소문이 자자했다. 그런데 어떤 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임산부는 프리패스라고. 정말 멋지다. 아줌마가 임신 중에 부산 맛집에서 30분 대기하다가 쓰러진 적이 있다. 그래서 그 이후로 남편은 대기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경주국립박물관에 처음으로 금관 6개가 동시 전시되고 있다. 그런데 최대 4인이 예매가 가능하다. 5인 가족은 같이 못 간다. 이런 것이 문제다. 실생활에서 작은 배려, 남들이 많이 하고 싶은 부분에서, 다자녀 혜택은 고사하고 오히려 불가능하다는 것. 만일 경주국립박물관 예매에서 다자녀 혜택이 있다면 어떨까? 일반인들에게 다자녀는 이런 혜택도 있구나 싶을 것이다. 소문난 맛집, 인기 있는 곳에서 다자녀 혜택이 있다면, 출산장려금 정책에 많은 돈을 쓰는 것보다 더 홍보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