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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좀 기대해 봐도 되지 않을까?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13호 입력 2026/01/02 13:00 수정 2026/01/02 13:06

 

이승미 경주 아주망확대
이승미 경주 아주망
또 한 해가 저물어간다.

나이를 먹으면서 한 해가 넘어가는 것이 그다지 반기지 않는 일이 되었는데, 올해는 좀 다르다. 내년이 올해보다는 좀 나을 거라는 기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아줌마가 개인적으로 열심히 공부하거나 준비하는 것들이 하나둘 성과를 보이니, 시간이 흘러야 성장하는 것을 느끼기에 몇 년 전부터 시간이 흐르는 것에, 나이를 먹는 것에 나쁜 것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요즘 정치, 나라 걱정에 대해서도 조금 희망을 품어본다.

국무회의를 생방송으로 한다? 아줌마는 생각했다. 언론플레이, “쌩쇼”를 하는구나 싶었다. 정치라는 것이 일일이 개개인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판단할 수 없으니, 언론에 나온 모습, 언론에서 보여주는 것만으로 판단하게 된다. 그래서 뽑아놓고 보니 다른 경우가 허다했고, 말뿐인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이 정치계라고 아줌마는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 대통령도 일을 시작하자마자 언론플레이부터 하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국무회의도, 업무보고도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정치인들, 나랏일 하는 사람들에 치일 대로 치었다고 생각하는 아줌마는, ‘그래, 어떻게 하나 봐보자.’라는 생각에 한두 번 보게 되었다. 하지만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하는 공개수업과 다르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짜고 치는 고스톱” 질문할 사람을 미리 정하고, 답할 사람도 미리 정하고. 정치판도 다르지 않다. 미리 질문지를 주고, 답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지난 세월 동안 알게 되었다. 간혹 방송으로 보이는 모습에서 그런 부분을 캐치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세월이 변했지만 변하지 않는 것들도 있다. 그래도 한 번 봐봤다.

좀 많이 지루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은 아닌 듯, 영화로 치면 장면전환도 매끄럽지 못하고, 루즈했다. 정말 생방송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관람 스킬’을 익히게 되었다. 갑자기 지루하던 “생방송 국무회의, 업무보고”가 즐거워졌다. 생방송의 묘미가 드러났다. 일하는 사람과 일하지 않는, 또는 일하는 척하는 사람이 보였다. 제대로 준비한 사람과 준비하지 않은 사람이 보였다. 자릿값만 받고 자릿값을 못 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반면에, 자릿값 넘치게 일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진짜 일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행동하지 않고 말만 앞서거나, 빈 수레는 들통이 났다.

아줌마는 나쁜 뉴스를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곤 했다. ‘저런 사람들보다 더 많은 좋은 사람들이 세상에 있다. 평범해서 뉴스에 나오지 않을 뿐.’ 하지만 다른 부분은 모르겠지만 정치는 나쁜 놈들만 있고,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그 자리까지 올라가다 보니 얼마나 많은 흙탕물을 묻히고 갔을까, 그러니 제대로 된 일을 못 하지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정치에서 희망을 버린 지 오래다. 그런데 이번에 국무회의와 업무보고를 보면서 아줌마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기존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 개인 방송으로 편집본을 만드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이상 허투루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혹시 영화와 연극의 차이를 아는가?

영화는 감독 예술이고 연극은 배우 예술이라고 한다. 둘 다 연출자(감독)가 있는데 영화는 왜 감독 예술이고 연극은 배우 예술이라고 할까? 영화는 녹화이기 때문에 감독이 오케이 할 때까지 찍고, 자신이 마음에 드는 장면을 편집하여 영화를 만든다. 하지만 연극은 연습을 연출이 진행하지만, 일단 무대를 시작하면 모든 것은 연출에서 배우로 공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연극은 ‘생방송’이다.

우리는 아주 뛰어난 연출자가 기획하는 무대본의 작품을 오롯이 배우들의 역량을 작품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몇 번의 방송을 보면서 ‘뛰어난 리더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잘 배분하는 사람’이라는 말의 진정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적재적소에 사람들이 모두 일을 할 수 있게 리더는 그들의 능력을 뽑아내고,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사람은 적당한 사람을 배치하면서 큰 일을 도모해야 한다. 책에서나 보던 글귀가 현실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아줌마는 봤다.

아줌마는 너무 신이 났다.

한두 사람이 아니었다. 많은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가 맡은 일을 제대로 하는, 제대로 해내려는 모습이 보였다.

이번엔 좀 기대해 봐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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