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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현 대표 “CEO 서밋 개최된 역사적 현장, 스토리텔링 입혀 시민과 공유”

오선아 기자 suna7024@hanmail.net 1711호 입력 2025/12/19 10:23 수정 2025/12/19 13:50
APEC 흔적 품은 경주예술의전당, 시민 자부심 공간으로 재편
‘노트르담 드 파리’ 5000명 관람·10분 매진… 지역 문화 소비력 입증
난간 조정·유휴 공간 활용해 200석 확보 검토

 

경주예술의전당 전경. <사진=경주문화재단>확대
경주예술의전당 전경. <사진=경주문화재단>
경주문화재단이 ‘2025 APEC 정상회의’ CEO 서밋의 주무대였던 경주예술의전당을 역사적 기념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급증하는 시민들의 문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관람 환경 개선을 추진한다. 당장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대규모 증축 공사보다는 기존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실질적인 시민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경주문화재단 오기현 대표는 지난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APEC은 끝났지만 그 유산은 지역에 영구히 남아야 한다”며 경주예술의전당을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2025 APEC CEO 서밋 참석차 경주예술의전당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경주문화재단>확대
2025 APEC CEO 서밋 참석차 경주예술의전당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경주문화재단>

 

재단은 지난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외 정·재계 리더 1700여 명이 집결했던 CEO 서밋의 현장을 기록화한다. 화랑홀(대공연장) 객석 중 주요 VIP가 착석했던 자리에 실명이 새겨진 동판을 부착해 스토리텔링 요소를 더하고, 1층 로비와 5층 전망대에는 당시의 현장 사진과 관련 자료를 상설 전시해 시민과 관광객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재단은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한 기획공연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은 티켓 오픈 10분 만에 5회차 전석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총관람객은 5089명으로 집계됐으며, 자체 분석 결과 예매자의 약 95%가 경주 시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기현 경주문화재단 대표가 시민들에게 친근한 문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오선아 기자확대
오기현 경주문화재단 대표가 시민들에게 친근한 문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오선아 기자
오 대표는 “19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티켓임에도 시민들의 자발적 구매가 이어졌다”며 “이는 지역민은 초대권만 선호한다는 편견을 깨고, 콘텐츠 경쟁력만 있다면 시민들은 충분히 지갑을 연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입증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현재의 하드웨어가 이러한 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오 대표는 “현재 1050석 규모인 화랑홀은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등의 손익분기점을 맞추거나, 몰려드는 관객을 모두 수용하기에 물리적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단은 대규모 증축 대신 내부 구조 개선을 통한 좌석 효율화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최근 실시한 전문 컨설팅 결과, 객석 2·3층의 난간 높이를 조절하고 두꺼운 흡음 벽체로 죽어있는 유휴 공간을 활용할 경우 약 200석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기술적 진단을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공연 시작 전에는 난간을 올리고 공연 중에는 시야 확보를 위해 내리는 가변형 난간 도입 등이 검토되고 있다.

오 대표는 “시민들이 시야 방해 없이 더 쾌적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현실적 방안”이라며 “예산 상황과 공연장 비수기 등을 고려해 시기와 방법을 신중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경주역사문화포럼 연사로 참여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왼쪽)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창작 과정과 예술적 영감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경주문화재단>확대
국제경주역사문화포럼 연사로 참여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왼쪽)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창작 과정과 예술적 영감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경주문화재단>
포스트 APEC을 위한 콘텐츠 강화도 병행한다. 재단은 내년 시즌 ‘맘마미아’, ‘어쩌면 해피엔딩’ 등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대형 뮤지컬 유치를 추진 중이다. 아울러 APEC 기간 하버드대 조지프 헨릭 교수 등 세계적 석학이 참여해 호평받았던 ‘국제역사문화포럼’의 성과를 통해서 나타난 시민들의 인문학에 대한 소중한 관심과 열정이 계속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경상북도에서는 포스트 APEC 주요사업의 하나로 ‘세계경주포럼’을 개최해서 대한민국 문화산업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대표는 “아직도 경주예술의전당이 특정계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APEC 개최 도시라는 위상에 걸맞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점진적으로 보완해 문화 도시 경주의 랜드마크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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