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재단 오기현 대표는 지난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APEC은 끝났지만 그 유산은 지역에 영구히 남아야 한다”며 경주예술의전당을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재단은 지난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외 정·재계 리더 1700여 명이 집결했던 CEO 서밋의 현장을 기록화한다. 화랑홀(대공연장) 객석 중 주요 VIP가 착석했던 자리에 실명이 새겨진 동판을 부착해 스토리텔링 요소를 더하고, 1층 로비와 5층 전망대에는 당시의 현장 사진과 관련 자료를 상설 전시해 시민과 관광객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재단은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한 기획공연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은 티켓 오픈 10분 만에 5회차 전석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총관람객은 5089명으로 집계됐으며, 자체 분석 결과 예매자의 약 95%가 경주 시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현재의 하드웨어가 이러한 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오 대표는 “현재 1050석 규모인 화랑홀은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등의 손익분기점을 맞추거나, 몰려드는 관객을 모두 수용하기에 물리적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단은 대규모 증축 대신 내부 구조 개선을 통한 좌석 효율화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최근 실시한 전문 컨설팅 결과, 객석 2·3층의 난간 높이를 조절하고 두꺼운 흡음 벽체로 죽어있는 유휴 공간을 활용할 경우 약 200석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기술적 진단을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공연 시작 전에는 난간을 올리고 공연 중에는 시야 확보를 위해 내리는 가변형 난간 도입 등이 검토되고 있다.
오 대표는 “시민들이 시야 방해 없이 더 쾌적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현실적 방안”이라며 “예산 상황과 공연장 비수기 등을 고려해 시기와 방법을 신중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아직도 경주예술의전당이 특정계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APEC 개최 도시라는 위상에 걸맞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점진적으로 보완해 문화 도시 경주의 랜드마크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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