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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기 세계 최고 문화 꽃피운 경주, 그 위상 되찾아야”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04호 입력 2025/10/16 11:41 수정 2025/10/16 11:45
[인터뷰]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40년 석굴암 연구 조형언어 발견의 여정 전해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사진=전인식 시인(전문기자)>확대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사진=전인식 시인(전문기자)>
1970년 국립박물관 최초의 학예사로 시작해 1997년 국립경주박물관장으로 부임, 2000년 퇴직할 때까지 경주와 함께한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지난달 23일 경주를 찾은 강 원장은 본지 경주인문학산책을 집필하고 있는 전인식 시인과 대담을 나눴다. 


그가 바라본 경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40년간 천착해온 석굴암 연구와 조형언어의 세계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다음은 일문일답.


1970년 최초의 학예사를 시작으로 12년, 1997년 박물관장으로 부임, 2000년 퇴직할 때까지 오랜 시간을 경주에서 근무하셨습니다. 어떤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까?


많은 것들이 있지만 2000년 퇴임기념으로 ‘용면와(龍眠瓦)’에 대한 강의를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용면와 연구는 지금껏 제가 연구하고 있는 연기문과 조형언어의 발견에 이르게 한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귀면와(鬼面瓦)가 아니라 용면와라고 주장했지만, 오늘날까지 학계에서는 받아들이지 않고 일본 학자들이 귀면와를 부른 것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문화적 식민지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새로운 것을 알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국립경주박물관 근무 당시 성과가 있었다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학문적 성과와는 별개로 경주의 가치를 지킨 일이 가장 보람 있습니다. 선도산에 계명대학병원 신축과 토함산에 석굴암 모형을 건축하려는 것을 막은 것, 그리고 대왕암 주변 노래방 같은 유흥주점들을 철거시킨 일입니다.


경주 선도산 중턱에 계명대 의과대 병원이 들어서려는 것을 온몸으로 막았습니다. 당시 조선일보에 선도산에 병원을 신축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쓰기도 했지요. 해질 무렵 선도산 풍경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경주 8경의 하나입니다. 지금까지 선도산 사진을 여러 장 가지고 있습니다.


또 모 스님 주도로 토함산에 석굴암 모형을 건립하려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았습니다. 석굴암 모형 건립은 관광객 입장료 수입을 통한 사찰 재정 확충이 주목적이었습니다. 석굴암의 중요성을 일반인뿐만 아니라 스님들조차도 모르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석굴암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하고 있습니까?


석굴암에 대한 연구를 40년째 하고 있는데 연구 결과물이 내년 또는 내후년쯤 발표할 예정입니다. 연구 논문과 책으로 출간할 예정입니다.


돔의 창조는 신라가 최초입니다. 중국에는 돈황을 비롯한 수백 개의 동굴사원들이 있지만, 석굴암 하나보다 못합니다. 중국의 동굴은 건축 구조가 아니라 그것들은 동굴을 판 것입니다. 그들이 새긴 불상은 연한 석질이지만, 석굴암 대불은 화강암으로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품입니다. 붓다가 경주에 있는 셈이지요. 사람들은 석굴암의 중요성을 정말 모릅니다.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석굴암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다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석굴암은 신앙의 대상이지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학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연구하기보다는 연구는 국내에 들어가서 천천히 여생에 걸쳐 연구하기로 하고, 대신 미국에 산재한 박물관을 찾아다녔습니다.


일본 학자들이 연구한 석굴암 자료를 참고하며 쓰는 것이 별로 내키지 않았습니다. 나만의 방식으로 연구가 필요했고, 오랜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40여 년에 걸친 석굴암 연구에 대한 마무리 단계에 와 있습니다. 논문으로, 책자로 발표할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연기문을 비롯한 조형 언어에 대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책도 조만간 출판도 앞두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조형 언어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용면와에서 시작해서 연기문을 밝히고 조형예술 연구에 현재까지 몰두하고 있습니다. 세계 어느 누구도 풀지 못한 문양에 대한 분석을 했습니다. 서양미술을 포함해서 5만점의 그림을 채색 분석을 통해 조형언어를 발견했습니다. 이는 인류 역사상 획기적인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입니다.

조형언어는 인류 예술의 90%를 차지하지만, 사람들이 알지 못합니다. 조형 언어는 소리가 없는 언어, 침묵의 언어입니다. 경주 왕릉에서 나오는 것도 모두 문양입니다. 조형 언어에는 4개의 형태소가 있습니다. 바로 용면와의 용의 입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과 대담. <사진=전인식 시인(전문기자)>확대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과 대담. <사진=전인식 시인(전문기자)>


민화에 대해서도 연구를 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민화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민화는 연구해보니 세계적으로 고차원의 위대한 그림입니다. 단순한 모사가 아닙니다. 민화의 문제는 몇 사람이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민화 교실을 열고, 그 수강생들이 다시 민화 교실을 열고 합니다. 자기 그룹 사람에게 상을 주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니 문제가 많습니다. 대중화에 기여했는지는 모르나 질이 낮아지는 심각한 현상입니다. 민화에 대해서 너무 모릅니다. 알고 그리는 사람이 없습니다. 민화는 문양이고 조형 언어임을 진작 민화를 그리는 사람은 모르고 있습니다.


경주는 문화유산 발굴과 복원에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경주를 방문할 때마다 변화되어가는 모습에 실망이 큽니다. 경주는 경주다워야 합니다. 경주는 세계에 하나뿐인 도시입니다. 그래서 경주의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왠지 평범한, 보통의 도시로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복원은 안 됩니다. 복원은 문화유산과 유적을 죽이는 행위입니다. 현 상태의 보존이 최우선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최고입니다.


황룡사지의 미는 폐허미입니다. 이상야릇한 건물이 들어서는 것은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월정교를 보세요. 신라시대 건축물로 보이지 않습니다. 신라 사람들은 주위 환경과 조화되지 않는 그런 건축물을 짓지 않습니다.


일본 나라시에 가보면 옛 분위기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경주 또한 억지로 볼 것을 보여주려 해서는 안 됩니다.


경주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경주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경주는 7세기에 이미 세계적 탑 클래스의 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의 문화적 수준은 낮습니다. 자장과 원효의 철학과 사상을 중국과 일본 사람들이 구해 읽었을 정도로 국제적 위상이 높은 도시였습니다. 원효가 활동하던 그 시절처럼 경주 사람들이 노력해서 당시의 위상을 되찾아야 합니다. 원효 같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제가 경주에 있을 당시에도 학문적 공부보다는 답사 정도 다니며 술자리와 유대관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대학교수들이나 지식인의 역할이 필요한데, 경주에 대해 별로 관심들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주를 지키는 것은 경주시민들입니다. 의식이 높은 경주시민들의 역할이 중요하고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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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식 시인(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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