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사회에서 이제 외국인 노동자를 단순 인력난 해소 차원에서만 볼 사안이 아니다. 매년 감소하는 인구와 지역소멸에 대응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때마침 경주시는 외국인이 밀집한 성건동에 지역주민과의 소통 공간인 ‘新실크로드520센터 조성 사업’ 추진하고 있다. 또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상담센터를 비롯해 외국인근로자 쉼터, 고려인통합지원센터, 외국인 도움센터 등을 통해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한다. 최재필 경주시의회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주시 고려인 주민 지원 조례안’도 이번 임시회에서 통과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경주에서 거주하는 외국인을 위한 다양한 시책들이 마련되거나 시행중에 있다. 그러나 아직 챙겨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임금체불, 노동계약 위반 등 외국인 노동자 노동권 침해를 예방·개선하고, 산업안정 정책을 강화하는 보편적 노동권 보장 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나 잘못된 인식 탓에 발생할 수 있는 지역주민 간 갈등도 해소돼야 한다. 행정안전부의 외국인 주민 현황에 따르면 2019년 현재 경주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은 1만7513명이다. 또 경주시는 2020년 법무부 관리 외국인 밀집지역 전국 61개 지자체 중 한 곳이다. ‘新실크로드520센터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인 성건동에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인구는 1만3481명 중 등록외국인은 3058명으로, 외국인 비율은 22.7%에 이른다. 높은 외국인 비율에 따른 부작용도 눈에 띈다. 지역주민과 외국인 간의 소통 부재 등으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역 내 산업체 등의 원활한 인력수급과 인구 증가는 시급히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 경주시는 여러 곳으로 나눠진 정부의 외국인 관리 체계를 단일화해 줄 것을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고, 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도 동원해야 한다. 현재는 지역 경제와 인구, 그리고 복지,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외국인 거주자를 배제할 수 없다. 이제부터는 우리 사회가 필요한 부분에 국한된 관점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화합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리얼리즘의 거장 켄 로치 감독은 현재의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여러 가지 단면으로 제시하는 영화를 만들어 왔다. 그의 작품 중에는 다소 무거운 소재들을 다룬 것도 많다. 그런 그의 영화 중에도 무겁지 않은 소재로 시작해서 다소 코믹한 전개를 보여주는 영화가 하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압권은 마지막 화면이 오를 때에 남겨지는 여운이다. 그 여운은 결코 단순하다고 할 수 없는 감동을 남겨 준다. 우리말로는 ‘천사를 위한 위스키’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지만, 원제는 Angel’s Share, ‘천사의 몫’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스코틀랜드의 한 젊은이가 찌질한 청소년기를 보낸 결과로 재판정에 서게 된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의 앞날에는 도무지 희망이라고는 보일 것 같지 않다. 오히려 절망적이다. 그런 상태로 성인기로 진입한 그의 주변에 있는 이들 역시 도무지 희망이라고는 보일 것 같지 않은 찌질한 청년기를 보내고 있다. 바닥의 삶을 살던 청년이었지만 자신을 돌봐주는 한 명의 어른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밑바닥까지 떨어진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주인공의 삶이 우연히 얻어진 기회를 통해 놀라운 반전을 한다. 그리고 그 재능을 바탕으로 삶을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 영화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찌질한 젊은이가 우연한 것처럼 보이는 기회를 만나는 과정이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 나락에 떨어진 삶을 살고 있던 그가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는 그를 편견 없이 챙겨주는 한 어른의 보살핌에서 마련된다. 그리고 그에게 ‘우연’이 될 기회도 만들어진다. 나약하고 방황하는 젊은이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기회를 제공해 준 그 과정은 누군가에 의해서 의도된 것이 아니다. 한 개인의 따스한 마음에서 시작된, 사람에 대한 애정 어린 보살핌에서 시작이 된 것이다. 한 사람의 재능은 운 좋게 일찍 발견되어서 그 재능을 단련시키는 과정을 거칠 수도 있지만,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될 수도 있다. 어떤 특정한 기회를 통해서 재능이 우연히 발견되는 삶의 장면은 단순히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작위적인 장면이 아니다. 심리학자 크롬볼츠는 그의 우연학습이론에서 이와 같은 맥락으로 ‘계획된 우연’에 대한 이론을 제시한 바 있다. ‘우연’이라는 것과 ‘계획’이라는 모순된 개념으로 구성된 이론이지만 진로 결정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이론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리고, ‘계획된 우연’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그 우연을 만들고 잠재적 기회를 포착할 수 있도록 그의 행동을 촉진하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맞고 있는 현재의 집단적 교육 환경 속에서는 진로 선택이 획일적이고 몰개성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환경에만 의존한다면 한 아이의 진로 선택 과정에서 ‘계획된 우연’을 만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아이들의 흥미와 적성을 파악하는 것은 철저하게 개별화되어야 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데에는 부모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다수 부모는 아이들에게 노력만을 강조하고 있다. 열심히 하면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오래된 고정관념에 의존해서 말이다. 이렇게 부모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이를 대신해서 객관적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지원해 주는 이웃 어른의 역할이 필요하다. 그 역할이 바로 멘토의 역할이다. ‘멘토’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다. 전장에 나가는 오디세우스가 자기 아들을 친구 멘토르에게 맡겨 이른바 부모를 대신할 마을의 어른 역할을 하도록 한 것에서 시작이 된다. 좋은 멘토로서의 역량은 한순간에 바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마음만 먹는다면 생각보다 쉽게 그 역량을 가질 수 있다. 이미 사회생활을 충분히 경험한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이 가지지 못한 자기만의 삶의 경험이 충분히 내재하여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내 아이뿐만 아니라 남의 아이들도 챙겨 보겠다는, 이른바 선한 의지만 추가한다면 역량은 모두 갖추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나라의 모든 어른들에게 꼰대의 자세를 버리고 멘토로서의 역할을 하는, 든든한 마을 어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오는 2025년 11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역협의체 중 하나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대한민국에서 열린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정상회의 개최 도시가 얻게 될 유·무형의 사회경제적 유발 효과는 상상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이에 경주시는 세계문화유산이 집적된 도시에서 최초로 정상회의가 개최되면 한류열풍에 더해 우리나라 전통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이목의 집중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은 물론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의 글로벌 도시브랜드를 한 단계 올리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수도권이 아닌 소규모 지방도시에서의 개최는 APEC이 지향하는 ‘비전 2040’의 포용적 성장과 정부 국정목표인 지방시대 균형발전의 가치 실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 모델로서 정상회의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를 의미하는 APEC은 1989년 호주 캔버라에서 개최된 12개국 간 각료회의를 시작으로, 1993년부터는 매년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명실상부한 역내 최고위급 지역경제협력체로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호주와 더불어 APEC 창설을 주도했으며,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인 1991년 이미 서울 각료회의를 개최해 헌장격인 ‘서울선언’을 마련한 바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APEC 출범과 함께 이미 주도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2005년 제13차 정상회의를 부산에서 개최하며 또 하나의 대역사를 만든 바 있다. 지난 2015년 필리핀에서 열린 제23차 APEC 정상회의에서는 2025년 정상회의를 또다시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부산 개최 이후 20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정상회의는 우리나라의 외교·경제·문화적 영향력을 세계로 확산하고, 중소기업의 국제화, 지방균형발전 등 포용적 성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는 2025년 11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역협의체 중 하나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을 앞두고 치열한 유치전이 전개되고 있다. 현재 경상북도 경주, 인천, 제주 등이 유치 의사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외교부는 2025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 구성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개최도시 선정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평양 연안 21개국이 가입하고 있는 APEC은 전 세계 GDP와 교역량의 과반을 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역협의체로, 전 세계 매스컴이 집중 조명할 정상회의는 개최국과 개최도시가 세계에 알려질 절호의 기회다. K-팝과 K-드라마를 비롯한 한류 열풍이 세계를 휩쓸며 한국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에서 APEC 정상회의와 같은 메가 이벤트를 통해 대한민국이 세계에 보여줘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 정상회의는 단순히 회의만 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개최국의 국격은 물론 한 나라의 외교·경제·문화적 영향력을 세계에 선보이는 자리로, 특히 APEC의 경우는 개최도시의 정체성이 정상회의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정체성의 힘을 이야기할 때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를 빼놓을 수 없다. 신라천년의 고도로서 찬란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경주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의 보고이자 가장 한국적인 도시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은 형형색색 단풍이 최절정에 달하는 시기로, 세계 정상과 배우자들이 한복을 입고 불국사, 동궁과 월지, 첨성대, 월정교 등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이 전 세계로 퍼진다면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일 것이다. 주낙영 시장은 “APEC 정상회의와 같은 대형 국제회의는 개최국과 개최도시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다”며 “단순히 회의만 한다거나 한 도시의 인프라와 같은 물질적 발전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 전통과 함께 경제발전상과 미래 비전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APEC 정상회의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시에서 개최하는 것이 포용적 성장을 지향하는 APEC의 관례”라며 “현재 유치 의사를 피력한 도시 가운데 유일한 기초자치단체로, 정부의 국정목표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잘사는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서라도 지방도시인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해야 할 충분한 명분과 당위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경주시와 시민들이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경주 개최의 당위성 등을 알리는 내용을 오피니언면을 통해 다섯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작년 여름이었다. 미국 텍사스주 의회 앞에 간이 시설물이 놓여있는데, 에어컨도 없이 좁고 답답한 감옥을 체험해 보라고 NGO 활동가들이 세워둔 것이다. 실제 이 교도소 수감자의 말에 따르면 감옥의 실내 온도는 섭씨 46도를 상회한다고 했다. 세면대 물을 종일 틀어 바닥을 식히지 않으면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라고. 감옥이라기보다 차라리 달궈지고 있는 ‘오븐’이라고 표현했다. 너무 더웠던 여름이라서 그랬는지 나도 거대한 오븐 속에서 사는 건 아닐까 상상해 본 것 같다.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감옥이 있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는 남의 시선을 느껴야 더 공부가 잘되는 변이종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카공족도 그중 한 부류다. 이젠 카페 말고 유튜브에서 공부하는 세상이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공부하는 자신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면서 공부한다고 한다. 궁금해서 살펴본 두어 개 영상에는 정말이지 아무런 대화나 움직임도 없다. 볼펜으로 뭘 쓰고 페이지 넘기는 소리뿐이다. 도서관 한복판에서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다고나 할까. 아마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격리가 불가피해지자 생겨버린 변종 문화가 아닐까 싶다. 졸릴 때마다 모니터 너머 열공하는 다른 친구들을 의식하며 졸린 눈을 비빈다. 몸은 홀로지만 가상 공부방에서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신세다. 아들 칫솔에서도 그런 흔적은 발견한다. 새 걸로 교체한 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칫솔모가 닳아 있다. 특히 뒷부분 모가 심하게 누웠다. 우연히 양치하는 아들 뒷모습을 보고는 궁금증이 확 풀렸다. 녀석은 유튜브를 시청하며 양치하고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인간은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못 한다. 한참 게임에 빠져 있는 아들 코가 라면 냄비 타는 냄새를 감지하지 못하는 원리와 같다. 아니 손이 왜 두 개인가! 한 손으로 칫솔을, 다른 손으로는 치약을 짜라고 두 개다. 한 손으로 칫솔질을, 다른 손으로는 컵을 들고 있으라고 두 개인 거다! 현란한 동영상에 눈을 고정해 두고 닦는 흉내만 내다보니 그 흔적이 고스란히 칫솔모에 남겨진다, 비슷한 영상을 계속 추천해 주는 맞춤형 서비스 때문에 ‘양치하는 척 동영상 시청’ 습관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중에 프*글스라고 있다. 빨간색 기다란 통에 담긴 감자칩인데 아들도 사족을 못 쓴다. 그 과자 광고송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일단 한번 뚜껑을 따봐, 그럼 멈출 수가 없을 거야(once you pop, you can’t stop)” 이것의 우리나라 버전이 “손이 가요 손이 가~ 새*깡에 손이 가요~”하는 노래일 테다. 과자를 배부르게 먹고자 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TV를 보면서 우물거리다 보면 어느새 배가 불러온다. 뚜껑 열기까지가 귀찮고 첫 번째 과자를 입에 넣기가 번거롭지, 일단 시작하면 무의식 중에 계속 입에 털어 넣는다. 달콤하고 짭짤한, 빠져나오기 힘든 감옥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충치가 생긴 아들 녀석하고 치과병원엘 갔더니 의사 선생님 왈, 요즘 이런 친구들이 많다고 위로해준다. 물컵 대신 핸드폰 들고 양치하는 친구들 말이다. 녀석의 표정을 살폈지만 전혀 부끄러운 기색이 없다. 어쩌면 그 의사 선생님도 드라마 몰아보기 영상이나 영화 줄거리 요약 영상의 열성팬일지 모른다. 감옥은 어디에나 있고 아주 구체적이고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노래 한 곡 한 시간 듣기나 정치의 양극화를 부추기는 극성 정치 영상물 등으로 감옥은 그 외연을 키우고 있다. 감옥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도 없지 않다. 그중 하나가 카*오톡 단체 채팅방 탈퇴다. 우리는 ‘OOO님이 채팅방을 나갔습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손절(인연을 끊는 것)’로 받아들인다. 학교 선후배 단톡방에 가입했다 치자. 200명 이상 속한 대규모 단톡방에 학교 이야기는 온데 간데없고 실없는 정치 얘기만 방을 채운다. 탈퇴하고 싶지만 그러질 못한다.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알림 소리에 피곤하다. 대다수는 침묵하고 말하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그 소수가 선동하는 듯한 느낌도 싫다. 문자 하나 잘못 보내면 또 어떻고! 급한 마음에 얼른 지우면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문자가 뜬다. ‘뭐지?’ ‘무슨 내용이길래 급하게 지웠지?’ 단톡방은 삽시간에 삭제된 글이 뭘지 앞뒤 맥락으로 파악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다!
“해결될 문제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고, 해결 안 될 문제라면 걱정해도 소용이 없다” 티베트 속담이다. 부산성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를 두고 여러 날을 고심하다가 이 속담에 용기를 얻어 컴퓨터 자판을 마주하고 있다. 1963년 1월 21일 사적으로 지정된 부산성은 건천읍 서쪽에 있는 부산 즉 주사산의 정상부를 중심으로 3개의 골짜기를 감싸고 있는 포곡식 석축 산성이다. 성의 외곽은 경사가 심하고 험준하여 방어에 유리하며, 성 내부에는 평탄한 지형이 있어 방어 관련 시설을 설치하기에 유리하다. 부산성이 처음 쌓은 시기와 관련하여 서로 다른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문무왕’조에 의하면 “삼년 봄 정월에 남산신성에 장창(長倉)을 짓고 부산성을 쌓았다.”고 기록되어 있어, 663년(문무왕 3)에 축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삼국유사』 「기이」편 ‘문호왕 법민’조에 “왕은 즉위 초에 남산에 장창을 설치했다.…… 또한 부산성을 쌓기 시작해 3년 만에 마쳤다”는 기록에 의하면 축성연대를 명기하지는 않았으나 문무왕 즉위 초에 쌓았으며, 축성 기간이 3년이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신라 성곽들이 그 이후에는 폐성이 되었지만, 이 산성만은 조선시대까지 경주 일대를 방어하는 중요한 요새지로 지속되었다. 그런데 『삼국유사』 「기이」편 ‘효소왕대 죽지랑’조에서는 “진평왕 때에 화랑 죽지랑의 낭도가 부산성 창직(倉直)으로 근무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에 따라 경주 부산성은 진평왕 대에 이미 축조되었고, 문무왕 3년(663)에 개축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당시 부산성을 개축한 이유는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킨 후 당나라가 신라의 수도까지 쳐들어올 경우 명활산성, 남산성, 선도산성 등과 함께 장기전에 대비한 조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후 『세종실록지리지』에 부산석성(夫山石城)이라는 기록에 의하면 “둘레가 2,765보 3척이며, 안에는 시내가 넷, 연못이 하나, 우물과 샘이 아홉이 있으며, 또한 군창(軍倉)이 있는데, 영천과 영일의 군창을 아울러 들여다 둔다”라고 하였다. 또, 『신증동국여지승람』 「경주부」 ‘성곽’조에 “부산성은 석축이고 둘레가 3,600척, 높이가 7척인데, 절반 정도가 붕괴된 상태이며, 성 내부에 개천 3개소, 연못 1개소, 우물 9개소와 군창이 있다.”고 하였다. 부산성이 있는 주사산은 주변에 있는 단석산보다 약간 낮지만 경주 주변에서는 꽤 높은 편에 속한다. 성내 면적은 3,305,785㎡ 정도로 추정되는 대규모 산성이다. 성외의 지세는 사면 모두 경사가 심하고 험준하여 적들이 침입하기 어려운 천험의 지형을 이루고 있지만, 성내는 평탄한 지형이 많고 3개의 계곡에서 흐르는 수량이 풍부하여 거주하기에 적합하다. 성벽의 축조수법은 가공하지 않은 안산암제 석재로 내외벽을 축조하고 중간에 잡석을 채우는 협축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체성이 대부분이 무너졌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높이 2m 정도로 비교적 잘 남아 있는 부분도 있다. 곳에 따라서는 후대에 개축하였거나 수축한 부분도 있다. 부산성에 대하여 1980년 국립경주박물관 박방룡 등에 의에서 약 2개월간 최초로 전면적인 지상부 확인 및 주요부 실측 등 기초조사를 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계림문화재연구원(남시진)에서 2011년 3월28일~ 2012년 6월 29일까지 학술 및 실측 조사를 하였다. 이를 통하여 부산성 내의 건물지 및 시설물 등의 위치 조사, 체성 형태에 대한 기초연구 및 비교, 잔존 체성의 실측 및 입지 여건 분석, 학술 연구를 하였으며 약 200쪽 분량의 보고서를 간행하였다.
미싱 성욱현 몸에 맞추어 옷을 만들던 시절은 지났다 우리는 만들어진 옷속에 몸을 끼워넣는다 입지도 않는 옷을 산 걸 후회했고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옷이 쏟아지다니, 이게 뭐니 창고에 갇힌 미싱은 소리 없이 울면서 혼자 돌아갔겠다 할머니가 늙어가는 소리처럼 소리 없이 할머니를 입는다 미싱을 배울 때가 좋았어 할머니는 사라질 것만 같은 쵸크 선을 따라서 엉킨 실을 풀며 매듭을 새기며 몸에 맞는 옷을 만들었겠다 미끈하고 곧게 선 재봉틀 위를 걸어가던 할머니는 두 발을 가지런히 하고 누워 계신다 열여덟 살 소녀가 누운 나무 관, 삐걱거린다 새 옷에서는 차가운 냄새가 난다 몸은 언제나 헌것이라 옷보다 따뜻한 것일까 치수를 재어 나를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재우며 할머니는 오래된 치마처럼 낡아가며, 얇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할머니의 손이 내 허리를 감싸 나를 한 벌의 옷으로 만들었다는 걸 도무지 알 수가 없었고 거실 한쪽으로 미싱을 옮긴다 미싱 가마에 기름칠을 하던 할머니도 오래도록 팔꿈치가 접혀 있었다 여기 앉아보세요 눈발이 창에 드문드문 박음질을 하고 있어요 물화와 인격이 분리된 시절에 읽는 옷 이야기 참 좋은 서정시를 만났다. 옷은 숨을 쉬는 생명이다. 그러기에 옷은 일일이 사람의 몸에 맞춰야 한다는 걸 “만들어진 옷속에 몸을 끼워넣는” 이 부자연스런 시대에 우리에게 깨우치는 시다. 스토리의 바탕에는 미싱으로 시인을 키워냈던, 이제눈 “열여덟 살 소녀”적 모습으로 관 속에 누워계신 할머니가 있다. 시인은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옷을 입는 상황을 “할머니가 늙어가는 소리처럼/소리 없이 할머니를 입는다”고 표현한다. 옷에는 할머니의 생이 녹아 있다는 말이다. 그렇듯 할머니는 “미끈하고 곧게 선 재봉틀 위를 걸어가”듯 신나는 긍지로 삶을 사셨다. “엉킨 실을 풀며 매듭을 새기며 몸에 맞”추는 일이 옷의 일만일까? 할머니, 이 땅의 모성들은 “먹이고 입히고 씻기고 재우”는 일 하나에도 “치수를 재어” 몸에 맞추는 정성을 들이신다. 그러는 동안 당신은 “오래된 치마처럼 낡아가며, 얇아”져 관 속에 누워 계신다. 화자가 “할머니의 손이 내 허리를 감싸/나를 한 벌의 옷”, 인격으로 만들었다는 걸 알고는 울컥해짐은 물론이다. 이 시의 의미가 확장되는 지점이다. 그런데 “이렇게나 많은 옷”을 쏟아내는, 물화와 인간이 분리된 세상을 겪으신 당신의 마지막을 누가 위로해주지? 이런 생각을 하늘은 아는지 “창에 드문드문 박음질을 하”는 눈발! 서정시가 갖추어야 할 감동과 깊이가 어우러진 시다.
내남 망성 새마을경로당 어르신들이 지난 1월 23일부터 ‘2024년 한국무용으로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즐거운 경로당 생활’을 목표로 수업을 진행하며 활력을 찾고 있다. 노들강변 노래 한 곡을 목표로 진행 중인 이 프로그램은 민요 리듬에 따라 발걸음 옮겨보며 신체에 집중하게 된다. 발사위 동작을 진행 중인 경로당 어르신들은 한국무용의 기본을 배우며 단체 사진도 찍으며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무용 활동에 참여한 어르신(도유숙·서필식·장정옥)들은 “선생님이 잘 따라 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동작마다 천천히 쉽게 따라하도록 지도해준다”며 “경로당 어르신들이 수업을 잘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라고 전했다. 이지혜 행복선생님은 “한국무용은 노인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고 한국무용을 통해 사회적 연결과 활동을 즐길 수 있다”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감수성을 향상시켜 자부심과 자기만족감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는 지난달 20일 회의실에서 미래농업을 이끌어갈 지역 청년농업인, 유관기관과 소통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청년농의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과 현장에서 체감하는 어려움, 정책제안 수렴 등 농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경주지사는 맞춤형농지지원사업 및 농지임대수탁사업을 통해 지난해 53농가에 37ha를 지원해 청년농의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선임대후매도사업, 비축농지임대사업, 비축농지임대스마트팜 등 다양한 농업정책으로 청년농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농어촌공사 경주지사 이관우 지사장은 “미래농업을 이끌어갈 청년농이 성공적으로 농촌에 정착해 안정적인 영농을 펼쳐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며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청년농업인이 원하는 정책적인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농지은행사업과 관련한 상담 및 신청은 농지은행포털(www.fbo.or.kr) 또는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 농지은행관리부로 방문 및 전화로 상담 받을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24년도 한수원 에너지 취약기업 효율 향상 지원사업(사업비 10억원)의 참여기업을 모집한다. 지원대상 기업은 한국에너지공단의 ‘에너지효율시장 조성사업(일반)’에 선정된 기업 가운데 한수원의 보조기기·예비품 유자격을 보유한 중소·중견기업이다. 한수원과 공단은 지난해 ‘에너지 효율 혁신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중소·중견기업의 효율적 에너지 사용 및 에너지 소비 감축에 적극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공단의 사업에 선정되면 최대 3억원의 정부보조금을 지원받게 되고, 해당 기업이 한수원의 ‘에너지 취약기업 효율 향상 지원사업’에 선정되면 최대 1억8000만원의 한수원 지원금을 추가로 지원받게 된다. 지원을 원하는 기업은 한수원 상생협력처 동반성장부와 공단 수요정책실로 문의하면 된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의 에너지 효율을 높임으로써 에너지 비용 부담을 낮춰주는 것은 물론,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한수원은 중소·중견기업의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 전환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주시가 멧돼지, 고라니 등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야생동물 피해예방시설 설치 지원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앞서 시는 지난달 신청 접수를 마감하고, 지역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 대상 71농가를 최종 선정했다. 농가당 최대 지원 금액은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200만원을 지원한다. 지원 단가는 철망울타리 100m당 198만원이며, 전기울타리는 200m당 169만원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피해가 극심한 수확기 전에 설치가 완료될 수 있도록 사업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라며 “유해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의 지속적인 운영으로 농가 피해를 최소화해 농가소득을 보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는 지난달 23일 의성군에서 임시총회 및 회장 이·취임식을 가졌다. <사진> 이날 임시총회에서는 정관 일부 수정과 감사 1인 보선에서 울진신문 전병식 대표이사를 신임 감사로 선출했다. 이어 회장 이·취임식에는 안국현 의성부군수, 최태림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장, 김민주·박선희 의성군의회 의원, 최병일 재대구경북시도민회장을 비롯한 회원사 대표이사·발행인·편집국장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했다. 이임한 김현관 회장은 “지난 5년여간 함께해서 행복했다”며 “후임 회장이 앞으로 협의회를 더 발전시켜 나가도록 열심히 후원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취임한 권혁만 회장(의성신문 대표이사)은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가 덕의 향기를 많이 내뿜어 만리를 보내는 덕향만리(德香萬里)하는 협의회가 되도록 실행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행사 마지막에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
경주시가 외동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 건축 설계 제안공모를 시행한다. 이번 제안공모는 근로자들의 편의시설인 복합문화센터의 역할에 걸맞은 창의적이고 실현 가능한 최적의 설계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센터는 지상 2층, 연면적 1500㎡ 규모로 1층에는 공동세탁소, 북카페, 커뮤니티실, 2층에는 회의실, 헬스장 등의 공간으로 조성된다. 설계용역비는 2억5000만원, 용역기간은 180일이다. 응모신청은 2월 26일부터 3월 5일까지며, 설계공모 제안서는 3월 25일 단 하루 접수 받는다. 심사는 제안된 아이디어와 함께 설계 수행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4월 3일 최종 입상작 4점을 선정한다. 당선작(최우수) 1점에서는 설계용역권을 부여한다. 특히 공정한 심사를 위해 심사과정은 유튜브 채널로 실시간 송출할 예정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복합문화센터가 최적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설계 단계부터 공모 절차를 통해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며 “역량 있는 건축사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올해 다양한 관광 상품과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걸고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다. 시는 올해 2억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관광 빅세일과 단체관광 인센티브 등 2개 이벤트를 선보인다. 관광 빅세일은 ‘유료 입장권 인증 이벤트’로 최대 2만원까지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한다. 이는 경주시와 경주시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화랑마을, 토함산자연휴양림 등 3곳의 숙박시설과 동궁원, 양동마을, 동궁과월지, 금관총 등 관광지 11곳, 총 14곳이 대상이다. 숙박시설 1곳과 관광지 2곳 이상 방문할 경우 온누리 상품권 2만원, 관광지 4곳 이상 방문 시 온누리 상품권 1만원을 각각 동궁과월지 매표소에서 입장권 확인 후 상품권을 제공한다. 또 14곳 중 1곳 이상 방문한 입장객이 SNS에 해시태그를 포함한 방문 후기 업로드를 할 경우 동궁과 월지, 김유신장군묘, 무열왕릉, 오릉, 포석정, 천마총, 금관총 및 신라고분정보센터 매표소에서 기념품도 지급한다. 수학여행단 및 단체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단체관광 인센티브도 운영한다. 국내외 10인 이상 경주 방문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면 1인당 1만원~1만5000원, 20명 이상 이면 1만5000원~2만원까지 혜택이 주어진다. 수학여행단 및 외국인 단체 관광객일 경우 1회 최대 지원 금액이 200만원이며, 국내 단체 관광객일 경우는 100만원이다. 다만 지역 숙박업소에서 1박 이상 숙박하고 유료관광지 2곳 이상 방문 등 지원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인센티브는 체류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신청은 여행 종료일로부터 14일 이내 경주시청 관광컨벤션과 관광마케팅팀으로 직접 방문 또는 등기 접수하면 된다. 경주 빅세일과 관련해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알림마당/공지사항), 단체관광 인센티브는 경주시청 홈페이지(경주소식/고시공고)란을 참조하면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국내외 관광객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해 경주 관광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 적극적인 관광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관광객 5000만 시대 포문을 열겠다”고 말했다.
신라 27대 국왕이자 한국사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릉으로 향하는 길이 편해진다. 경주시는 지난 1월 착공한 ‘선덕여왕릉 탐방로 무장애(無障礙) 관광환경 개선사업’이 3월 준공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선덕여왕릉 일대를 관람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기존 탐방로 계단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장애인들과 고령자들이 쉽게 걸을 수 있는 경사로를 만드는 게 골자다. 개선 사업 대상지는 계단으로 조성된 탐방로 156m 구간이다. 사업에 필요한 소요 비용은 2억원으로, 도비 6000만원과 시비 1억6000만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은 지난해 문화재청과 협의가 완료되면서 본격화됐다. 이번 탐방로 개선 사업으로 장애인과 고령자들의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경주시는 기대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으로 장애인·고령인 누구나 접근가능한 관광명소로 선덕여왕릉이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선덕여왕릉 외 다른 사적지도 무장애 개선사업을 추진해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선덕여왕릉(善德女王陵)은 보문동에 있는 높이 6.8m, 지름 23.6m의 둥글게 흙을 쌓은 원형 봉토무덤으로, 밑둘레에 자연석을 이용해 2∼3단 둘레돌을 쌓은 신라 왕실의 무덤이다. 선덕여왕은 아들이 없던 진평왕(재위 579∼632)의 딸로 첨성대와 분황사, 황룡사 9층탑 등을 세웠으며, 김유신, 김춘추와 더불어 삼국통일의 기초를 닦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 같은 선덕여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69년 8월 27일 선덕여왕릉을 대한민국 사적 제182호로 지정했다.
경주시는 오는 4월 6일 보문관광단지 일원에서 열리는 제31회 경주벚꽃마라톤대회 참가 접수가 조기 마감됐다고 밝혔다. 시는 당초 22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었지만, 접수 시작 50여일만에 1만2000명이 접수하면서 조기 마감됐다. 올해 대회는 교통체증으로 인한 불편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와 동일하게 풀코스는 제외하고 하프코스와 10km, 5km 세 부문만 개최한다. 참가자 접수 결과, 5km는 전년대비 88%로 다소 감소한 반면, 10km는 전년대비 119%, 하프는 15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라톤 코스로 알려진 보문호를 가족·연인과 오래도록 뛰고 싶은 참가자들의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 대회는 중국, 홍콩, 베트남, 방콕 등 해외 참가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면서, 경주벚꽃마라톤대회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라톤대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대회는 미국과 일본, 중국, 대만 등 19개국 1만969명의 참가자들이 보문호반을 따라 달리며 벚꽃과 함께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주낙영 시장은 “전국 최고 수준의 대회로 발돋움하는 경주벚꽃마라톤대회에서 경주의 멋진 봄 정취를 만끽하길 바란다”며 “안전하고 행복한 대회를 위해 마지막 마라토너가 도착선에 다다를 때까지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북도는 청년근로자 행복카드 지원사업 대상자를 모집해 청년들의 복지 향상에 나선다. 이는 초기 이직률이 높은 중소기업 청년 근로자 복지 향상과 근로의욕 고취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올해 1270명에게 1인당 연간 100만원의 포인트를 지급한다. 지원 대상은 2022년 6월 1일 이후 도내 중소기업에 신규 입사해 6개월 이상 재직 중이며, 사업공고일 기준 경북도에 주민등록을 둔 2024년 기준중위소득 130% 이하 19~39세 청년이다. 2월 26일부터 3월 15일 오후 2시까지 사업참여자를 모집한다. 경북청년 홈페이지 청년e끌림(www.gbyouth.co.kr) 및 경북일자리종합센터 홈페이지(www.gbwork.kr)에서 개별 접수하면 된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1인당 연간 100만원의 포인트를 2회에 걸쳐 분할 지급(최초 선정 + 6개월 근속) 받는다. 포인트 지급 대상자는 가까운 제휴은행(농협, 대구은행)을 방문해 행복카드를 신청·발급받아 온·오프라인으로 건강관리(종합건강검진, 헬스장 이용), 문화여가활동(여행, 공연관람), 자기계발(학원 수강, 도서 구입), 가족친화(육아용품, 사진촬영)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정성현 도 지방시대정책국장은 “중소기업 청년근로자들이 건강, 교육, 문화생활 등 실생활 속에서 필요한 분야를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복지혜택을 한층 강화시켜 중소기업의 인력난 완화에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업은 경북도가 2017년 전국 최초로 시행해 지난해까지 7년간 122억원의 예산으로 1만1356명을 지원했다.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한 경북도가 돌봄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에 나섰다. 기존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돌봄 정책을 융합하는 ‘완전 돌봄’이 핵심이다. 경북도는 지난달 26일 경북도교육청, 안동상공회의소, 경북경영자총협회, 가족친화경영실천민관협의체, 가톨릭상지대, 경북도립대 등과 경북형 새늘봄 모델인 ‘온종일 완전 돌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7개 기관은 ‘온종일 완전 돌봄’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 지속적인 정책 협력과 기업환경 조성, 저출생 극복 공감 확산을 위한 홍보·인식 개선 등에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온종일 완전 돌봄은 △늘봄학교의 안정적이고 수준 높은 돌봄 제공을 위한 ‘경북형 학교 늘봄’ 협업 운영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초등학교 저학년 부모에게 아이 돌봄 시간을 지원하는 ‘조기 퇴근 돌봄’ △24시 어린이집, 24시 응급처치 편의점 등 ‘심야 돌봄’ 기능 강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경북도와 도 교육청이 협업하는 ‘경북형 학교 늘봄’은 교육부(교육청)가 주관하는 ‘늘봄학교’ 운영에 도가 적극 참여해 안정적인 인력·공간·프로그램·이동지원·간식 등을 제공하고 전 분야에서 협업한다. 또 도는 지역 돌봄 기관과 연계해 늘봄학교 초과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 학교와 지역사회를 잇는 거점형 돌봄센터를 구축한다. AI를 활용한 거점·순환 버스 운행으로 아이들의 안전한 이동을 돕고, 출산·육아·건강·교육·병원·주거 정보 등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돌봄 통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한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부모가 저학년 초등학생을 직접 돌볼 수 있는 시간도 지원한다. 현재 육아기 단축 근무제도가 있으나 현장에서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도내 소재 중소기업이 육아기 단축 근무에 참여할 경우 운전자금 이자 지원, 대출 우대, 세제 지원, 환경개선사업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근로자에게는 정부의 단축 근무 지원금에 더해 미지급되는 손실 구간에 대해 보전할 방침이다. 야간 긴급 돌봄이 필요한 부모들을 위해 24시 어린이집, 24시 응급처치 편의점 등 촘촘한 사회적‧공적 돌봄 공동체망을 확대 구축한다. 이를 위해 아이 돌봄 서비스와 시간제 보육 지원을 강화해 연간 돌보미 2500명을 확대 양서하고, 순차적으로 전 시·군에 24시 어린이집과 아픈 아이 긴급 돌봄센터 등을 확대 도입한다. 도내 면 단위 약국·편의점 영업 종료 시 응급처치와 해열제, 감기약 등 상비약이 필요한 부모를 위해 ‘도내 구석구석 24시 응급처치 편의점’도 운영한다. 이철우 도지사는 “교육청, 상공회의소, 경영자총협회, 대학, 시민사회 등과 협력해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온종일 완전 돌봄 모델을 경북에서 완성해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며 “정부도 부처별로 흩어진 돌봄 기능을 통합하고, 현장에서 저출생 극복을 가로막는 규제도 적극 개선하는 등 국민 체감도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달라”고 강조했다.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난달 23일 경주시장애인한궁연맹과 지역 장애인의 복지증진 및 사회통합 협력체계를 구축하고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이날 협약식은 경주시장애인한궁연맹 임신자 회장, 이성희 부회장을 비롯한 관계자 및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 정빈스님과 김경희 사무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으며, 장애인평생교육 및 장애인한궁의 발전방향을 협의하는 소통의 장이 됐다. 임신자 회장은 “경주시장애인한궁연맹은 지역에서 장애인뿐만 아니라 노령층에도 한궁 종목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정식종목으로 채택이 되어 다양한 선수층이 양성되고 있다”며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더욱 지역 장애인들이 스포츠와 여가활동으로 한궁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빈스님은 “지역에서 장애인한궁을 알리기 위해 애쓰시는 임신자 회장을 비롯한 이성희 부회장에게 감사하다. 지역의 장애인들이 다양한 스포츠 및 취미활동에 대한 학습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특히, 경주시장애인한궁연맹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보다 질 높은 스포츠 서비스가 제공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궁은 한국의 투호와 국궁, 그리고 서양의 양궁과 다트의 장점에 IT기술을 접목시킨 생활체육이며,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하는 효과가 있어 장애인들의 사회 참여와 건강한 삶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누리는 산모와 신생아들을 위한 안전한 출산 및 양육을 돕고자 경북 유일 위기임산모 출산지원시설 누리영타운에 후원금을 전달했다. <사진> 하누리는 경주외동지역 축산농가 대표 중 6명의 아빠모임으로 지역사회에 봉사를 실천하고자하는 마음을 모아 2023년 연말 결성됐다. 이번 후원금전달은 하누리의 첫 번째 활동으로 소득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함께 뜻을 모아 마련했다. 후원금은 해당 시설에 생활하고 있는 위기 임산모들의 출산, 양육, 의료, 자립 지원 등에 쓰여질 예정이며 시설 내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활동에 재능기부도 계획하고 있다. 하누리 김민우 회장은 “아빠의 마음으로 우리 소중한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나갈 수 있는 여정에 동참하여 기쁘다”며 “아빠들이 할 수 있는 일에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하겠다”고 전했다.
경주시가 해마다 증가하는 외국인과 다문화가족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맞춤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시는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 및 상담센터를 비롯해 외국인근로자 쉼터, 고려인통합지원센터, 외국인 도움센터 등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누구나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내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동천)에서 고충상담, 통·번역, 고용허가제 상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도움센터(성건), 경주YMA(현곡), (사)외국인과동행(외동)에서는 노동·취업·법률·의료·생활 상담 프로그램 활용이 가능하다. 외국인근로자 쉼터(외동)는 거주할 장소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최대 3개월 동안 임시 거주지를 제공한다. 외국인주민 사랑방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요리교실, 문화체험, 만들기 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사회 적응을 돕는다. 고려인통합지원센터는 고려인 자녀에게 한글교실, 학교 교과목 학습지도 서비스를 지원한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족의 건강한 가족생활도 돕는다. 매년 20가구를 선정, 가구당 200만원의 여비를 지원해 결혼이민여성 친정방문사업을 추진한다. 월 3만3000원 ㈜대교 눈높이 학습지 비용도 지원한다. 또 결혼이민여성들에게 연 100만원 한도 내 검정고시 학원수강비 또는 대학등록금 등의 실 납부액 교육지원비도 제공한다. 주낙영 시장은 “저출생 등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족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의 사회 통합을 지원하고 다문화가족 자녀가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