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재현장에서 이웃 주민이 방범창을 뜯고 들어가 할머니를 구조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경주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10시 49분경 강동면 유금리의 한 아파트에서 음식물 탄화로 인해 불이 났다. 불이 나자 검은 연기가 아파트 내부를 가득 채웠고, 내부에 있던 할머니는 탈출하지 못한 채 현관문을 두드렸다. 이 아파트 4층에 거주하는 최용제(28·인물사진) 씨는 아래층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내려갔고, 연기와 타는 냄새를 확인했다. 최 씨는 할머니가 문을 열고 나오지 못하는 것을 보고 즉시 방범창을 뜯고 유리창을 부순 뒤 실내로 들어가 할머니를 구조했다. 할머니는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 이송됐으며,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아파트 내 화재도 음식물만 타고 불이 번지지 않아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제 씨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칭찬해주니 쑥스럽다”고 말했다. 조유현 서장은 “화재현장에서 이웃 주민을 위해 용기를 낸 최용제 씨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경주소방서도 경주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모교의 총장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류완하 동국대 WISE캠퍼스 총장의 짧은 말에 깊은 고뇌와 함께 모교에 향한 애정이 물씬 묻어난다. 류완하 총장은 신입생으로 동국대 WISE캠퍼스와 인연을 시작해 지금까지 46년간 경주에서 학생에서 교수로 그리고 이제는 대학의 총장으로 대학을 이끌고 있다. 류 총장은 대학의 교육 개념이나 패러다임이 바뀌고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 인구 감소, 지방 소멸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어려운 시기에 총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총장 선임 직후 직무 준비단을 꾸려 4년간의 학교를 발전시킬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미래 비전을 선도하는 글로컬 인재 양성 대학’ 비전을 선포했다. 류 총장은 “비전 달성과 학교 발전계획을 완성하기 위해 전 구성원들과 소통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해 나아가겠다”며 걱정보다는 학교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류완하 총장은 동국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부터 동국대 WISE캠퍼스 디자인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동안 동국미디어센터장, 도서관장, 평생교육원장, 기획처장, 문화예술디자인연구소장을 역임하는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지난 3월 1일 동국대 WISE캠퍼스 총장으로 선임됐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그리고 지방대학 위기 속에서도 그는 어떤 해결책을 선보일까. 류 총장의 인터뷰에서는 단순히 대학의 발전을 넘어 지역과 함께라는 책임감이 묻어났다. 류완하 총장을 만나 동국대 WISE캠퍼스의 계획과 행보를 미리 내다보았다. 총장으로서 앞으로 동국대 WISE캠퍼스 어떻게 만들어 갈 계획인지 궁금하다 우리 대학이 구성원 모두의 꿈을 실현하는 행복한 학교가 되었으면 한다. 학생들은 졸업 후 자신의 역량을 사회에서 충분히 발휘해 모교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교수와 직원들도 우리 학교가 자신들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삶의 터전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행복한 학교는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룰 수 없다. 전 구성원의 지지와 단합된 힘이 요구된다. 비록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과정에 걸림돌이 있고 어려움이 뒤따르겠지만 이를 함께 극복하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기 위해 총장이 선두에 서겠다. 나는 누구보다 오랜 시간 우리 캠퍼스와 함께 성장했으며 남다른 애교심과 자긍심을 갖고 있다. 주어진 4년의 임기가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마중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취임 이후 3달이 흘렀다. 취임사에서 지역을 기반한 ‘미래 에너지’와 ‘역사 문화 관광’ 두 가지 방향으로 대학 혁신을 강조했다. 실천 방안은 무엇인가? 우리 대학은 지역의 산업과 환경을 고려해 미래 에너지와 역사 문화관광의 두 가지 방향에서 대학의 교육을 혁신해 나가고 있다. 교육혁신, 지역혁신, 글로벌혁신의 3대 혁신 전략을 통해 모범적인 글로컬 대학으로 변모해 나갈 계획이다. 첫 번째로 미래 교육 수요자와 함께 만드는 교육 혁신 캠퍼스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 대학 교육의 틀을 사회가 요구하는 교육 방향에 맞춰 글로컬에너지대학, 글로컬문화융합대학으로 전환하고 메타 융합 교육으로 뉴 실크로드 인재를 양성하겠다. 두 번째로 에너지·문화 혁신 클러스터 허브 캠퍼스를 만들겠다. 대학의 벽을 허물고 지역의 미래 에너지산업 및 고유한 역사 문화 역량을 중심으로 혁신 클러스터 허브를 구축해 대학과 지역이 동반성장 하는 상생의 가치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세 번째로 에너지·경북 정신문화 글로벌 확산 혁신 캠퍼스를 만드는 것이다. 불교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경북형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혁신 및 적극적인 유학생 유치를 통해 뉴 실크로드 글로벌 가치를 창출하겠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동국대 WISE캠퍼스는 한국의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문화 분야에서 진정한 대학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취임 전부터 지역 각계각층을 만나며 바쁜 행보를 보여줬다. 이는 지역과의 상생, 대학 위기와 맞닿아 보인다. 어떤 대화들이 이뤄졌나? 총장으로 선임된 이후 글로컬대학 30 사업을 추진하며 경상북도, 경주시, 경주상공회의소 및 지역의 많은 기업체를 방문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해 왔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은 지역의 필요한 인재 수요를 반영한 교육과정을 편성해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상응해 지역과 기업체가 일자리 창출 및 청년들의 정주 여건을 조성하고 함께 지역의 발전을 견인해 나가기로 중지를 모았다. 앞으로 우리 대학은 지역 거점대학으로 지역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지역 발전을 위한 책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동국대 WISE캠퍼스는 정부의 글로컬대학 30 사업의 선정뿐 아니라 경상북도 주도의 대학 연계 지원사업(RISE)을 통한 대학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글로컬대학 30과 대학 연계 사업(RISE)을 통해 대학은 어떠한 발전을 예측하나? 정부의 글로컬대학 30 사업은 학령인구 감소, 지역의 인구소멸이라는 지방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수도권 대학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 균형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사업 방향에 맞춰 동국대 WISE캠퍼스는 지역사회 수요를 기반으로 학문 분야를 특성화해 학문과 지역 산업의 융합 체계를 완성하고 지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지역에서 사랑받는 대학으로 거듭날 것이다. 동국대 WISE캠퍼스는 글로컬대학 30 사업 선정 위해 위원회를 구성해 경상북도, 경주시, 경주상공회의소, 그리고 지역의 공기업과 긴밀하게 교류하고 연구하여 계획서를 작성하고 준비했지만 안타깝게 예비 선정에 들지 못했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그 결과에 아쉬움이 크지만, 내년도 글로컬대학 30 사업 준비와 함께 RISE체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글로컬에너지 및 글로컬문화융합대학으로 단과대학 개편을 시행했다. 또한 모집 단위 광역화에 대비한 융복합 과정 및 모듈형 교육혁신 개발 및 운영, JA교원, 산학협력교원 제도 개발, 교양교육 체계의 전면 개편 등을 통해 교육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대학으로써 시민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동국대 WISE캠퍼스는 올해 경주에 설립된 지 46년째가 된다. 경주에서 배출한 졸업생이 6만7000여명에 달한다. 동국대 WISE캠퍼스는 경주에 있는 지역대학이다. 경주 미래 경쟁력이 담보되는 중심축이 바로 동국대 WISE캠퍼스에 있다는 것을 경주시민들이 절실하게 인식해야 한다. 경주시와 동국대 WISE캠퍼스, 경주에 있는 기업의 미래는 그 궤를 함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꼭 전하고 싶다. 동국대 WISE캠퍼스는 글로컬 대학으로서 경쟁력을 갖춰 지역의 미래와 함께하는 지역 거점대학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경주시가 시민들의 생활 속 작은 행복을 찾기 위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사진> 시는 지난 28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부서별 MZ세대 직원 16명으로 구성된 ‘소소기획단 2기’ 발대식을 가졌다. 발대식은 소소기획단 운영방향 안내, 아이스 브레이킹 및 분과 선정을 위한 조별 활동 등으로 진행됐다. 소소기획단은 지난해 ‘시민 감동은 작은 것으로부터’를 목표로 창의적인 시책 발굴을 위해 20~30대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경주시청 내부 조직이다. 이번 소소기획단 2기는 연말까지 청년·인구, 문화관광, 농·축산, 지역경제 활성화 등 4개 분과로 구성돼 젊은 감각을 바탕으로 경주만의 차별화된 소확행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선다. 시는 이번 발대식을 시작으로 분과별 선배 멘토 및 외부 전문가 매칭, 전문가 특강, 우수사례 벤치마킹 등을 통해 시책으로 발전시켜 오는 10월 발표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후 최종 선정된 사업 추진을 위해 담당 부서와 의견을 공유해 정책에 접목할 예정이다. 한편 소소기획단 1기는 지난 1년 동안 △황혼육아를 위한 ‘조(組)손(孫)도손 프로젝트’ △고령화 시대에 발맞춘 ‘장수의자’ △청년인구 유입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빈집있는교?’ △친환경 혁신 ‘그린레이싱’ 등 4건의 사업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주낙영 시장은 “톡톡 튀고 유연한 사고의 소소기획단 직원들이 시민들의 피부에 직접 와 닿는 여러 소확행 사업들을 적극 발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내년 4월 열릴 예정인 감포항 100년 기념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100인의 지혜를 모은다. <사진> 경주시는 지난 23일 시청 알천홀에서 감포항 100년 기념사업 100인 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감포항 100년의 역사적 의미를 새기고, 새로운 100년 도약을 위한 체계적인 기념사업 추진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민을 대표하는 100인 위원회는 관광, 농·어업, 체육, 대학교, 자생단체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했다. 위원회는 기념사업 종료 시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이들은 관 주도에서 벗어나 시민과의 소통 등을 통해 감포항 100년 역사 기념사업 추진 방향을 설정하고 콘텐츠를 개발한다. 특히 기획총괄분과, 행사홍보분과, 학술문화분과, 참여지원분과, 행사운영분과 등 5개 반으로 나눠 해당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문역할과 분과별 과제 수행도 담당한다. 기획총괄분과는 기념사업 아이템 개발 등 종합기획 업무를 맡는다. 행사홍보분과는 행사 온·오프라인 홍보와 주민 공감대 형성을, 학술문화분과는 포럼·역사·문화 등 사업계획을 수립한다. 참여지원분과는 먹거리, 즐길거리 등 판매부스 운영·관리, 행사운영분과는 안전관리와 교통대책 등 행사 전반을 책임진다. 이날 회의에서는 분과별로 감포항 근대사 관련 자료 수집, 시민참여 방안, 참신한 안건 발굴 등 성공적인 감포항 100년 기념사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주낙영 시장은 “감포항 100년 기념행사는 아름다운 경주바다를 알리고 감포항을 중심으로 해양관광이 활성화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감포항이 동해안 최고 미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고견 제출과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1925년 1월 16일 개항한 감포항은 1937년 제물포와 함께 읍으로 승격될 만큼 국내 대표 어항이었다.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경주시가 현장실사에서 ‘매우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 개최도시선정위 현장실사단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경주를 시작으로 제주와 인천 등 APEC 개최 후보지 3곳에 대해 비공개로 점검을 진행했다. 현장실사단은 첫날인 20일 경주를 방문해 정상회의장으로 사용될 경주화백컨벤션센터와 해외 정상들이 묵을 보문관광단지 내 숙박시설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이어 대릉원과 월정교, 국립경주박물관을 거쳐 정상 입국 장소인 김해국제공항 내 VIP 의전실 등 군 공항시설도 면밀히 살펴봤다. 경주시 관계자는 “실사단은 경주가 회의장과 숙박 인프라 등이 정상회의를 개최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며 “무엇보다 보문호반을 중심으로 수려한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호텔, 리조트, 연수시설에 대해 놀랄 정도로 만족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또 “민간인 주거지가 없고 모든 시설 기반이 집적된 보문관광단지의 특성에 따른 정상회의 운영의 안정성과 편의성, 경호 안전 부분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궁과 월지, 월정교, 동부사적지 등 대한민국 고유의 역사문화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긴 도시 이미지에 대해서도 매우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1시간 이내 김해국제공항은 물론 대구국제공항과 포항경주공항, 울산공항 등 공항 4곳을 활용할 수 있고, 이 가운데 울산공항을 뺀 나머지 3곳이 군사공항이라는 점도 크게 부각됐다. 이는 기상이변과 정상들의 일정변경 등 비상상황 시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고, 의전과 경호 측면에서도 이점이 크다는 평가다. 경주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정체성과 지방시대 균형발전 실현, 준비된 국제회의도시로서 풍부한 경험과 역량, 정상 경호와 안전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정상회의 개최도시만의 발전이 아니라 경북도는 물론 인접한 울산과 대구, 부산과 경남 등 동남권 지역 전반으로 확산되는 파급 효과 등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타 경쟁도시보다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APEC경주유치추진단장인 김성학 부시장은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고 최대의 경제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최적의 도시는 경주가 유일하다”며 “6월 초 유치설명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경주 유치의 의미와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전달해 경주가 반드시 APEC 정상회의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장실사를 마무리한 외교부는 6월 초 경ㅈ와 인천, 제주 등 후보 도시 유치설명회와 개최도시선정위원회 회의를 거친 뒤 개최도시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2025학년도 동국대 WISE캠퍼스 의대 정원이 올해보다 144% 증가한 120명으로 확정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24일 ‘제2차 대입전형위원회’를 열고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협의회에 따르면 2025학년도 전국 40개 의대 정원이 지난해 3058명보다 1509명 늘어난 4567명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동국대 WISE캠퍼스 의대 정원은 올해 49명에서 71명이 늘어난 120명으로 확대된다. WISE캠퍼스 의대 정원 확대는 대구·경북지역 의대 중 가장 많은 규모다. 대구·경북지역 대학별로 살펴보면 경북대 의대는 기존 110명에서 45명 증가한 155명으로 확정됐으며 계명대 76명에서 44명 증가한 120명으로 확정됐다. 영남대도 기존 76명에서 100명(24명 증가), 대구가톨릭대 40명에서 80명(40명) 등으로 증가했지만 WISE캠퍼스 71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120명 중 지역인재 74명, 대구·경북 48명·경북만 26명 분리 선발 동국대 WISE캠퍼스 의대 정원이 확대되면서 지역인재전형 선발인원도 확정됐다. WISE캠퍼스에 따르면 2025년 의대 모집 정원은 정시 16명, 수시 104명으로 총 120명을 선발한다. 이중 지역인재전형으로 전체의 61%인 74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확정했다. 대구·경북지역 대학별 지역인재전형은 대구가톨릭대가 80명 중 52명(65%), 경북대가 155명 중 95명(61%), 영남대가 100명 중 62명(62%)이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에게 그 지역 의대에 지원할 수 있는 것으로 WISE캠퍼스는 대구ㆍ경북(48명), 경북만(26명) 분리 선발 예정이다. 이 같은 분리 선발은 지역사회에 대한 대학의 역할 등을 고려해 선발 방식을 결정한 것이다. 동국대 WISE캠퍼스 관계자는 “경북 유일의 의과대학인 동국대 WISE캠퍼스는 지역 필수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지역인재 전형 비율 확대와 동시에 경북지역 학생만을 위한 전형을 새롭게 신설했다”면서 “경북지역 인재만 분리 선발하는 방안은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공부해 지역 의사로 일하는 환경이 만들기 위해 결정한 것이다”고 말했다. 의학 관련 시설 신축 계획 동국대 WISE캠퍼스는 증원된 의대 정원에 발맞춰 교육과 실습이 이뤄질 수 있는 교육 공간을 건립할 계획이다. 대학은 정부가 교육 여건을 감안해 의대 정원을 확정했다며 연차별로 의대 관련 시설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증원된 학생을 교육, 실습하기 위한 의학 관련 건물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현재 부지는 마련된 상태로 대학 법인과 조율을 통해 의학 관련 시설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국대 WISE캠퍼스는 기존 의대생을 위해 원격수업을 전면 확대, 한시적 유급 기준 미적용 특례 규정 마련, 학년 단위 교육과정 운영 전환 등 탄력적으로 학사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경주종합장사공원인 하늘마루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한 달간 국가유공자 특별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사진> 국가유공자 화장 예약 시 우선 배정하고, 전용 유족대기실 1실을 마련해 유족들의 편의를 제공한다. 화장예약은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을 통해 예약 가능하며, 화장 당일 유공자 증명서류와 신분증을 제출하면 된다. 이동훈 하늘마루관리무소장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유공자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특별 운영하게 됐다”며 “특별 이용기간 동안 유족들의 편의제공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라이온즈파크 광고운영사인 ㈜아이에스제이플러스가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을 앞두고 경주유치 홍보에 나서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사진> ㈜아이에스제이플러스는 5월 23일부터 6월 13일 중 삼성라이온즈 홈경기 시간에 맞춰 APEC 개최 최적 도시 경주 홍보 광고를 내면서, 경주 유치 홍보문구가 공중파를 타고 전국으로 전해지고 있다. 야구장이나 시청자들이 가장 잘 보이는 홈베이스 뒤편 로얄석 부근 LED 광고판 2면에 무료로 홍보를 지원하고 나선 것. 이 홍보 광고는 5월 28일, 29일, 30일, 31일 오후 6시 30분, 6월엔 1일, 2일은 오후 5시, 11일~13일은 오후 6시 30분부터 스포츠채널을 통해 송출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아이에스제이플러스의 도움으로 전국의 야구팬들과 시청자들에게 APEC 개최 당연 도시 경주를 대외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수 대표는 “경호·안전, 현장 인프라, 교통, 경제성장 공유 등 경쟁 도시에 비해 모든 면에서 우수하고, 특히 한국을 찾는 세계 정상들에게 가장 한국적인 역사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은 오직 경주 뿐이다”며 “반드시 경주에서 정상회의가 개최돼 대구·경북의 새로운 발전 원동력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총사업비 172억원을 들여 건립 중인 ‘황오 커뮤니티센터’가 오는 9월 개관한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황오 커뮤니티센터’는 옛 경주역 맞은편 황오동 129-1번지 일원 1821㎡ 면적에 지상 7층으로 조성된다. 원도심 주차난 해소와 주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거점 공간 역할을 하게 된다. 시는 앞서 토지매입과 문화재 발굴, 철거 과정을 거쳐 지난 2022년 7월 착공, 현재 8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오는 8월까지 조성 공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며, 준비 기간을 거쳐 9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1층은 오픈커뮤니티실, 웰컴센터, 로비, 상가 1곳 등이 2~5층은 77면 규모의 주차장이 들어선다. 또 6층에는 주민커뮤니티센터, 강의실, 다목적세미나실, 현장지원센터 등이 들어서고, 7층엔 상가 4곳이 들어선다. 특히 7층에는 상가 4곳 외에도 시민과 방문객들이 경주도심을 전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조성한다. 이외에도 황오 커뮤니티센터 야외 1층 유휴공간은 각종 공연과 문화장터 등 행사장으로도 활용된다. 주낙영 시장은 “황오 커뮤니티센터는 황오동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의 대표 거점시설로 지역민의 도시재생 역량을 강화시키는 역할은 물론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 이하 창의도시) 국내도시 가입 도전을 올해는 포기하고 2026년 다시 도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에 따르면 현실적으로 판단했고, 민간 위원들과 소통 후 연기를 결정하게 됐다는 것. 이러한 경주시의 결정에 전문가들은 2026년에는 꼭 선정될 수 있도록 빠르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창의도시 가입에 대한 경주시의 의지 확인과 장기적인 계획은 당장 지금부터라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창의도시에 가입하면 유네스코 로고의 공식 사용, 세계 창의도시들과 교류협력, 국제 홍보 기회 확대를 통한 도시 브랜드 향상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12개 도시가 국제도시로 가입했으며, 경주시도 국제도시 가입을 위한 국내도시 선정을 준비해 왔다. 창의도시 준비 2년 종착지는 신청 연기 경주시는 2019년 9월 창의도시 예비회원도시에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로 첫 가입했다. 이후 2022년 3월 주낙영 시장은 창의도시 가입 도전을 지시했고 이후 2년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방문, 관계자 회의, 분야선정위원회 개최, 민관추진단 발대식 등 선정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하지만 2024년 5월 말 가입 신청 마감을 앞두고 현실적인 한계로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 창의도시 국내도시 신청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청 조건인 5년간의 실적이 없고, 같은 분야에 강력한 경쟁도시인 청주시가 올해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특히 청주시는 2019년 국내도시 선정에 실패한 후 2021년에는 도전하지 않았고 올해 야심차게 도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경주시 입장에서 경쟁하기에는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 또한 문화도시 도전 및 탈락, APEC 정상회의 유치 총력 등 시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으로 인해 인적·물적 자원 및 시간도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도전하려고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민간 전문가 등과 많은 논의를 진행해 왔지만 현실적으로 진행해온 실적 부재, 청주시의 도전 등 현실적으로 선정이 힘들다는 결과에 이르렀다”면서 “2026년에 국내도시 선정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신청 포기, 입장은 ‘분분’ 경주시는 2026년 창의도시 국내도시 선정을 위한 기본적인 계획은 어느 정도 그려놨다고 설명했다. 오는 8월 개관 예정인 ‘금속공예관’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예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것. 공예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26년 국내도시 선정을 위한 일정 수준의 실적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시는 판단하고 있다. 다만 신청 포기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나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 민관추진단 발대식 때만 해도 2024년 가입 신청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는데 신청기간이 다돼서야 돌연 취소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발대식 당시 경주시가 신라문화제, 경주도자기축제, 공예인 청년가업승계지원 제도 등 프로그램을 비롯해 경주 민속공예촌, 신라금속공예관, 국립경주박물관 등의 인프라만으로도 지정 요건과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반면 실패한 2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국내도시에 신청해 탈락한다면 오히려 추진 원동력을 잃게 될 수 있다는 것인데, 2026년 창의도시 가입 도전을 위해서 예산과 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창의도시 가입을 준비하며 현실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많이 알게 됐다”면서 “준비하고 있는 여러 계획을 통해 2026년 가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2026년 도전 성공을 위한 제언도 민관추진단 위원으로 활동해온 한국유네스코 경주협회 김상민 회장은 이번 경주시의 창의도시 도전 포기에 아쉬움을 표하는 한편, 성공을 위해서는 확실한 의지와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1년 6개월의 시간이 짧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참여 독려를 비롯해 예산확보, 민간단체와의 협업, 선택과 집중을 통한 명확한 방향성 설정 등 너무 많은 부분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의 실패를 바탕으로 창의도시의 성공적인 가입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을 제언했다. 김상민 회장은 먼저 지방정부 구성원 교육, 조례 제정, 전담조직 구성, 예산 확보, 관련 기관·단체와의 지속적인 교류, 축제·교육·생산·판매 등 기본적인 플랫폼 구축을 통해 확실한 마스터플랜 수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실패사례를 철저히 분석한 오답노트를 작성해 2026년에는 꼭 선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창의도시 자체가 미래 먹거리 산업인 만큼 시민운동을 통한 추진동력 확보를 제안했다. 형식적인 추진위원회를 지양하고 전주시와 청주시의 사례를 참고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 그는 “현재 경주시민의 대다수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대해 모른다”면서 “경주시가 정말 경주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고자 한다면 경주시민에게 창의도시에 대해 대대적으로 알리고 참여를 독려해 진정한 의미의 민·관 협력을 이끌어 낸 후 가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모바일을 통해 시내버스 위치를 초 단위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경주시는 지난 29일 ㈜카카오와 시청 대외협력실에서 ‘초정밀버스정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초정밀버스정보 시스템은 위성항법시스템을 활용해 지도상에 실시간 버스 위치를 나타낸다. 10㎝ 오차 범위 내 버스 위치 정보를 1초 단위로 갱신해 보여 준다. 이번 협약을 통해 시는 하반기부터 ‘카카오맵’ 모바일 어플에서 경주 시내버스 위치 정보와 도착 예정 시간, 노선 등 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이 서비스는 기존 버스정보시스템(BIS)과 달리 지도상에서 실시간 움직이는 버스 위치 정보를 제공해 대중교통 대기시간을 줄이고 여행객들의 이용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용 방법도 쉽다. 모바일 카카오맵 첫 화면에서 초정밀 버스 기능을 클릭한 후 해당 지역(시·군)을 선택하면 버스 이동 경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초정밀버스정보 서비스는 카카오맵 어플 이용에 앞서 6월 중 경주시 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먼저 제공된다. 한편 경주시는 16억원 예산을 들여 오는 6월까지 초정밀버스정보시스템 및 경주역 스마트 승강장 구축, 버스정보안내기(BIT) 확대 15기 등 버스정보시스템 확대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협약은 지자체와 민간 플랫폼 상호 발전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스마트한 대중교통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도입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 산업인 푸드테크 트렌드를 제시하는 경상북도 식품박람회가 오는 6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Eat the 경북, 잇다 Future’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식품박람회는 도내 식품의 우수성과 다양성을 알리고 식품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이번 행사는 전시행사(..
경주농협 최준식 조합장이 NH농협생명이 주관하는 ‘BEST CEO상’을 수상했다.
유리인간 어쩌면 우리는 유리로 만들어진 인간이 아닐까? 그저 투박하게 태어나 서서히 깎이고 부서지면서 아름다운 현재가 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가끔씩 찾아오는 시련은 우리를 부서뜨린다. 떨어져 나간 조각들을 다시 붙일 순 없지만, 떨어져 나간 자리를 더 아름답게 가꿀 순 있다. 작고 투명한 유리인간은 우리와 다를 것이 없다. 그렇기에 그저 담담히 살아가는 이 생명체를 보며, 묘한 위로를 얻는다. 때로는 파도에 몸을 맡기는 것이 잡아먹히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 되기도 한다. 하여, 작고 연약한 유리인간들은 조금씩 마모되며 살아간다. 차가운 아침과 평화로운 오후, 쓸쓸한 밤을 보내며, 파도에 휩쓸리되 결코 가라앉지 않는다.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을 위한 현장실사가 지난 20일 경주에서 진행됐다.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선정위원회 실사단은 이날 경주를 방문해 비공개 현장실사를 했다. 실사단은 이날 경주화백컨벤션센터가 위치한 보문관광단지와 대릉원, 첨성대 등 경주의 문화유산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현장실사에 이어 유치경쟁에 뛰어든 경주, 인천, 제주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6월 중 개최도시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APEC 정상회의는 미·일·러·중 세계 4강을 비롯해 아·태지역 21개국 정상·각료·언론 등 2만여명 이상 참가하는 경제번영과 평화구축의 대규모 국제행사다. 오는 2025년 11월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다. 위원회는 개최도시 선정 기준으로 △유치 목적과 기본계획 우수성 △국제회의에 부합하는 도시 여건 △정상회의 운영 여건 △국가·지역 발전 기여도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2025 APEC 정상회의는 우리나라 국격은 물론 외교·경제·문화적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 한국이 새롭게 도약하는 모멘텀이 돼야 한다. APEC은 단순한 회의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에서 개최돼야 마땅하다. 신라 천년 고도로 찬란한 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경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4점, 국가지정문화재 등을 360점 보유하고 있는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자 한반도 문화유산의 보고이다. 현재 유치 경쟁에 뛰어든 경주, 인천, 제주 중 유일한 지방 중소도시는 경주뿐이다. 혹자는 지방에서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경주는 2012 APEC 교육장관회의, 2015 세계물포럼 등 다양한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노하우가 풍부하다. 우려는 금물이다는 소리가 나올만하다. 지금은 지방화 시대다. APEC의 포용적 성장과 정부의 지방균형발전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 모델이 경주다. 그간 개최된 정상회의 중 멕시코 로스카보스(2002),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2012), 인도네시아 발리(2013), 베트남 다낭(2017) 등에서 성공 개최한 사례를 보면 지방도시인 경주의 정상회의 개최 당위성은 차고 넘친다. 또 경주는 각국 정상의 경호와 안전, 보안을 위한 입지적 조건도 최고다. 정상회의가 열릴 보문관광단지는 회의장과 숙박시설 등이 3분 거리에 위치해 이동이 매우 짧다. 타 후보 도시와 달리 바다에 접해있지 않고 호리병처럼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경호와 안전에 완벽한 통제가 가능하다. 또한 관광단지 전체 1200만㎡를 민간인출입통제구역으로 설정해 각국 정상들의 다자간 회의와 1대1 회담이 가능하다. 지난 2005년 APEC이 부산에서 개최될 때 한미정상회담은 보문관광단지에서 열린 점은 이를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주 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주변 3㎞ 이내에 103개소, 4463실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각국 정부대표단들이 필요로 하는 객실 수요대비 157%를 넘어선다. 이 중 40평 이상의 정상용 5성급 호텔 및 스위트룸 등이 10개소, 223실로 정상회의를 위한 객실도 이미 최상급이다. 여기에 1시간대의 김해국제공항 등 4개 공항과 서울에서 2시간대의 KTX경주역, 경부고속도로, 3971대의 셔틀버스 운영 등 사통팔달 완벽한 교통 접근성도 갖췄다. 경주는 영남권 산업벨트의 중심허브 도시로 한수원 본사, 원전 관련시설, SMR국가산업, 미래차 e-모빌리티 등을 볼 수 있는 경제도시이기도 하다. 또 인근 도시인 울산(완성차, 조선), 포항(포스텍, 이차전지), 구미(반도체, 전자), 안동(바이오) 등의 첨단산업과 연계한 미래 원전, 투자유치 등 다양한 분야의 경제·산업현장을 공유할 수 있다. APEC이 지향하는 무역 투자 자유화, 혁신 디지털 경제, 포용적 성장 등 3대 비전 실현에 부합한 곳이다. APEC이 개최될 11월은 형형색색의 단풍 최절정기로 세계 정상과 영부인들이 한복을 입고 불국사, 동궁과 월지, 대릉원 등에서 찍은 사진이 전 세계에 소개된다면 그야말로 감동 드라마로 세계의 이목이 경주와 한국에 집중된다. 특히 지난해 9월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100만 서명운동’을 전개한 결과 불과 85일 만에 25만 경주인구 보다 약 6배 많은 146만3874명이라는 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확인했다. 이는 경주가 APEC 정상회의 최적지로 손색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APEC 유치 도시로 경주 선정은 숙명이자 필연이다. 오는 6월 도시 결정을 앞두고 타 도시와의 차별화된 전략과 준비로 정상회의 최적 도시임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경주의 강점과 잠재력을 최대한 어필하고 반드시 유치에 성공해 경북도와 경주시를 전 세계에 알리고, APEC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공 롤모델이 되길 기대해 마지않는다. 경북도와 경주시의 사활을 건 총력전에 시·도민의 염원과 단합된 힘이 결집한다면 못해낼 일이 아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공간에 대한 수요와 소비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장소(place)’라는 것이 과거 단순한 목적지와 기능이 중요시되었다면, 최근에는 공간 자체의 특색과 아름다움, 매력이 중요시되고 있다. 상점은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이제는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 외에 그 공간이 가진 매력이 장소 방문의 큰 요인이 된 것이다. 공간을 소비한다는 것은 해당 장소가 제공하는 다양한 시각적 볼거리, 문화,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의 유명 백화점과 쇼핑센터들도 상업 활동 외에 전시관, 예술공연 등을 열고 있고, 건축에서도 특색있는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여 소비자들에게 멋지고 매력적인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온라인 거래가 일상화되어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가야 하는 이유가 줄어든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지역 상가 쇠퇴가 더욱더 심각해지고 있어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상가 활성화 대책들이 시행되기도 했다. 쇠퇴하는 상가를 활력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그 공간을 매력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 상가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 ‘~길’ 전략이 여러 곳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황리단길과 같은 번화가 사례를 바탕으로 쇠퇴한 상가를 활력 있게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경주 중심상가 지역도 거리 이름을 ‘금리단길’로 명명하고, 새 단장을 통해 사람들을 다시 불러 모으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상가를 활성화하는 데는 홍보, 입점 브랜드, 역사성, 화제성 등 여러 분야에서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중 필자는 이번 기고에서 도시설계의 관점에서 중심상가 가로를 매력적인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향을 제시하려 한다. 첫째, 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거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길과 방문자들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 이것은 사람들이 길을 그냥 지나가는 통로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보행하면서 주변 상점과 음식점들을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구경하기도 하고, 그 길 자체를 즐기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길 자체만으로도 매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냥 도로만 ‘OO길’이라 지칭하고, 바닥을 새로 포장하고 가로등과 가로 시설물들만 가꾼다고 해서 그 길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그 길을 잘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길을 장소로써 활용하게 만드는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서양처럼 노천카페가 어렵다면 벤치와 같이 쉬어갈 수 있는 소품들이 가로에 활력을 줄 수 있다. 둘째, 골목 안을 파고들어야 한다. 서울 인사동길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더욱 매력적인 찻집과 갤러리들을 만나볼 수 있다. 멀리까지 가지 않더라도 황리단길도 주된 길에서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더욱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들을 즐길 수 있다. 이미 중심상가 블록 내부에는 게스트하우스, 음식점, 카페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사람들은 넓고 높은 것에는 위압감과 휑한 감정을 느끼지만, 골목에서는 아늑함을 느끼게 된다. 미로와 같은 골목과 그 안의 보석 같은 장소들은 방문자들에게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셋째, 공간을 과감하게 비우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심상가 지역에 공실이 늘어나면서 비워진 공간들이 생겨나고 있다. 현재는 주로 주차장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물론 주차가 편리한 것도 필요하지만, 황리단길의 사례를 살펴보면 그곳이 주차나 차량 이용 환경이 좋아서 사람들이 모인 것이 아님을 생각해야 한다. 주요 가로 안의 비워진 건물은 과감히 정리하여 공개공지로 제공하여 다양한 활동이 발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을지로의 한 골목은 밤이 되면 맥주 골목으로 변하여 젊은이들로 불야성을 이룬다. 만남의 장소를 제공할 수도 있고 공연, 전시, 판매 등의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 생겨나는 것이다. 무엇보다 유념해야 할 것은 전국의 유명 거리들은 대부분 자생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일부러 그런 곳과 비슷하게 만들기 위한 과한 노력은 대부분 실패했다. 다만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자생적인 활력이 생겨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기후위기의 시대, 가장 부각되는 용어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이다. 국가와 기업, 그리고 지자체 모든 단체들이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아래 연일 모이고 연구하고 활동하며 행사를 벌이고 있다. 그만큼 인류가 직면한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최종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것이 자명해졌다. 특히 경주시는 지난 4월 22일 주낙영 시장이 중심이 되어 탄소중립 선도 도시를 선포하였으므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대처하여 대한민국을 위시하여 전 세계의 모델이 될 필요성이 있다. 이에 필자는 고청 윤경렬 선생이 남긴 발자취 속에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고청 윤경렬 선생(1916-1999)은 한 평생을 경주와 신라 문화를 연구하고 보존하는 데 헌신한 인물이다. 그는 삶의 모습 그 자체로 행동하고 교육하며 이를 후세에 전하려 한 교육학자였다. 우리는 윤경렬 선생의 삶과 업적을 통해 오늘날의 성과와 성공위주의 물질문명이 만들어 낸 기후위기 속에서 새로운 교육과 문화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 윤경렬 선생의 철학은 자연과 문화의 조화를 중시한다는 점에 있다. 그는 경주남산의 풍경과 그 속에 담긴 신라의 유산을 하나로 보았다. 경주남산을 단순한 지형이 아니라, 겨레의 꿈과 예술, 역사가 깃든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본 것이다. 자연 속에서 역사와 문화를 발견하고, 그 속에서 인간의 삶을 성찰하는 그의 태도는 오늘날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현대인들은 즐기기 위해 자연을 훼손한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대단히 모순된 용어를 자연과 문화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윤경렬 선생은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를 설립하여 어린이들에게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교육했다. 이는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유적을 탐방하고, 문화재의 가치를 체험하며 배우는 체험 교육이었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문화재의 소중함을 가르쳐 그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에는 상당히 달라지지 않을까?”라는 믿음을 가지고 교육에 임했다.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가 1954년도에 설립되었다는 점을 강조해본다면, 우리는 또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6·25 전쟁 이후 폐허가 된 속에서 시작된 어린이 교육은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가르침으로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는 현재의 탄소중립교육이 실천 운동이 아닌 인류가 지구와 화해하기 위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미래 세대의 정체성 교육으로 확립되어야 함을 일깨워준다. 윤경렬 선생의 교육 철학은 지속 가능을 위해 조화를 지향한다. 그는 “문화유산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으면 미래에 큰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문화와 자연의 보존을 강조했다. 때문에 오늘날 경주의 문화유산이 보존되는 것에 기여를 했으며 이는 오늘날의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철학적 기반이 된다. 우리는 단기적인 이익을 넘어,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정책과 교육을 추구해야 한다. 윤경렬 선생은 예술과 문화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신라 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신라문화동인회를 창설하여 수많은 후학과 함께 역사속 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현대 사회에서도 예술과 문화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를 주제로 한 예술 작품들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행동을 촉구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예술과 문화를 통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윤경렬 선생의 유산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지침이다. 그의 철학과 교육 방법은 물질문명과 기후위기의 시대에 새로운 교육과 문화의 방향을 제시한다. 경주가 탄소중립 선도 도시로서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의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가장 경주다운 교육과 문화를 일구어 낸 윤경렬 선생의 교육 철학과 방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어떨까하는 제안을 해본다. 윤경렬 선생의 눈으로, 선생의 음성으로 이에 대한 답을 듣고자 한다면 발전이 아닌 자연과 조화된 인류의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 가는 길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윤경렬 선생의 유산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탄소중립 선도 도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경주시에 현재와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방향성을 제공할 것이라 믿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월성 주위에 해자(垓子)가 있었다. 해자는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성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로, 월성의 해자에 대한 발굴조사는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 이뤄졌다. 해자는 내부와 외부의 경계, 외부의 침입 방지, 식수 확보 및 오수 배출, 물자 운반, 연못이나 원지 등의 조경시설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월성 해자는 성의 남쪽은 자연 하천인 남천을 활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인위적인 도랑을 파서 만들었다. 그런데 남천을 해자로 이용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수량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갈수기에는 거의 바닥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곳 남면은 비교적 경사가 급해서 만약 침입자가 경사면을 기어 오른다면 쉽게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일부 경사가 완만한 곳은 평소 경계를 강화하여 이를 보완하였을 것이다. 월성의 남쪽을 제외한 삼면은 시기에 따라 돌을 사용한 석축해자(최대 길이 약 150m, 최대폭 약 50m, 석축 최대높이 0.8m)와 돌을 사용하지 않은 수혈해자(최대폭 약 58m, 최대 깊이 1.8m)로 구분된다. 먼저 땅을 파서 돌 없이 도랑을 만들어 사용하다가 그 위에 석벽을 쌓아 올려 이를 보완하였다. 월성 북쪽의 해자는 물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르다가 남천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었다. 돌을 이용하지 않은 수혈해자에서 5~7세기대 유물이 나왔고, 석축해자에서는 8~9세기대 유물이 나왔다. 이곳 월지의 해자는 사람이 못 건널 정도로 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해자에서 출토된 가시연꽃의 존재로 보아 해자 바닥이 거의 뻘층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건널 수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80년대에 해자의 대략적인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시굴조사를 시작한 이후 1999년부터 2010년까지는 해자의 형태, 축조 기법을 파악하기 위한 발굴조사를 하고, 2015년부터 2021년까지는 해자의 변천과정, 옛날의 환경, 주변의 건축물과의 관계를 밝히기 위한 발굴조사가 실시되었다. 지금까지의 발굴조사 결과 월성의 해자는 두 차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4세기 후반에는 월성의 방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수혈해자를 만들고 5세기 전반에는 판자벽을 설치하여 재정비했다. 7세기 후반 삼국통일 무렵 월성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석재로 호안을 두른 석축해자로 변화하였다. 석축해자는 총 7개의 독립된 담수시설로 확인되었으며, 입수구와 출수구로 서로 연결되어 있어 서쪽 방향으로 물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하였다. 이곳 해자에서는 발굴과정에서 각종 씨앗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다양한 식물 유체가 출토되었다. 땅속에서 썩지 않고 남겨진 이와같은 식물의 잔해는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한 씨나 열매에서부터 맨눈으로 볼 수 없는 꽃가루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로 발견되고 있다. 특히 수생식물인 가시연꽃 씨앗은 옛 월성해자의 모습을 추정해 볼 수 있고 당시 신라인들이 식물을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또 이곳 해자에서 약 80m에 이르는 목재 구조물이 확인되었다. 이 구조물에 이용된 나무를 분석하면 당시의 식물 환경을 알 수 있다. 출토된 목재 구조물의 나무 조직을 현미경을 통해 분석한 결과 사용된 나무는 참나무가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소나무, 굴피나무, 물푸레나무, 벚나무, 느릅나무, 느티나무 등 다양한 나무를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뿐만 아니라 이곳 해자에서 확인된 동물로는 멧돼지, 사슴 등의 야생동물, 소, 말, 개와 같은 가축이 많고, 심지어 강치, 상어, 돌고래 등의 바다 동물도 있었다. 또, 해자에서 나온 동물 뼈는 당시 신라 사람들이 동물을 어떻게 이용했는지 알 수 있는 단서가 된다. 그중 곰은 신라 시대 유적에서 최초로 확인된 동물이다. 곰의 뼈는 가죽을 얻기 위해 해체하면서 남은 흔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 뼈는 반달가슴곰의 뼈와 유사한 것으로 『삼국사기』에 기록된 군대의 깃발을 만들 때 곰 가죽을 이용했다는 내용이 고고학 자료로 확인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곳 해자에서 복골(卜骨)이 출토되기도 했다. 이와같이 해자 속에서 출토된 유물로는 신라 사람들의 먹거리에서부터 도구의 재료, 신앙생활을 일부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는 일정한 주기로 분열하고 성장한다. 이것이 주지하다시피 세포 분열이다. 세포 분열을 통해 새로운 세포가 생성되고 오래된 세포는 자연스레 소멸한다. 세포의 생로병사(生老病死)다.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다. 예를 들어 몸에 상처라도 생기면 상처 주변의 세포는 즉시 분열하여 새 피부 세포를 만들어 상처를 회복시킨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세포의 죽살이는 계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공식이 안 먹히는 데가 딱, 한 군데 있다. 가령 세포 분열이 비정상적으로 일어나면 암과 같은 질병이 발생한다. 또 나이가 들면서 세포 분열의 속도가 느려지면 노화가 진행된다. 둘 다 분열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들이다. 하지만 우리 몸의 항상성과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분열해서는 안 되는 데가 있다. 바로 뇌(腦)다. 뉴런이라고 알려져 있는 뇌세포는 전기신호를 이용해 인접한 다른 뇌세포와 정보를 주고받는다. 다른 일반 세포와 달리 뇌세포는 태아 때 이미 대부분 만들어진다. 또한 뇌세포는 사람이 죽을 때까지 사는, 수명이 가장 긴 세포이기도 하다. 왜 그런지 이유는 분명하다. 뇌 속에 저장된 기억들 때문이다. 다른 세포들처럼 뇌세포도 분열한다면 평생 저장해 온 정보(기억)도 오래된 세포와 함께 사라지고 말 것이다. 오늘날 심각한 문제로 급부상한 알츠하이머병이 그런 경우다. 뉴런이 죽거나 그 기능을 상실하는 과정에서 기억이나 의사 결정과 같은 인식 능력이 점차 사라지는 것이다. 이를 뉴런 퇴화라고 부른다. 기억은 뉴런의 연결이 강화되거나 새로운 연결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인간에게 있어 기억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존재 방식이기 때문이다. 내 아들의 첫 옹알이, 첫걸음, 처음으로 자전거 배우던 날 등의 기억은 부자(父子) 관계를 지켜주는 핵심이자 기본 요소다. 아들에 대한 기억으로 아빠라는 존재가 구축된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그러고 보면 본인에게 가장 소중한 기억은 정작 본인한테는 없는 게 또 인간 존재의 특징이자 숙명이지 싶다. 아들의 가장 소중한 탄생 과정을 정작 본인은 기억하지 못한다. 같은 방식으로 자식의 무릎이 되었든 병원이 되었든 마지막 가쁜 숨을 내쉴 내 모습을 온전히 기억할 주체는 내가 아니라 내 자식이다. 인간 존재의 유지 및 전개 양상은 주체와 상관없이 이렇게 기억을 매개로 간단(間斷) 없이 이어진다. 이번에 새롭게 업데이트된 챗GPT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무엇보다 ‘기억을 제어’하는 새 기능이 눈에 띈다. 이제 “이 기억은 잊어버려”, “이 장면은 지우지 마, 계속 기억해 둬” 하는 식의 명령이 가능해졌다는 말이다. 그 의미는 인공지능이 나보다 내 과거를 시시콜콜 더 잘 기억할 것이고, 뻥 뚫린 가슴을 부여잡고 괴로워하는 나보다 더 빠르고 깔끔하게 헤어진 여자친구를 잊어버린다는 뜻이다. 세포로 구성된 우리에겐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말이다. 때마침 일론 머스크의 뇌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에서 사람 뇌에 칩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우리 뇌는 신경세포들이 서로 신경전달물질을 주고받으며 소통하는데, 과학자들은 이 과정을 잘 들여다보면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읽어낼 수 있고, 나아가 데이터베이스화할 수 있다고 한다. 괴짜 천재인 일론 머스크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뇌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실현해 보이겠다고 한다. 허황된 이야기만도 아닌 게 현재 제브라피시나 송사리 같은 작은 동물 뇌를 스캔하고 뇌신경 연결 지도를 작성할 수 있다고 한다. 기억을 보존하고 데이터화하는 현 수준이 이 정도라고 한다. 유엔(UN)의 연례보고서에서도 사람의 기억을 적절한 가격(선진국의 경우 한 사람당 1만달러, 개발도상국에서는 한 사람당 3000달러 미만)으로 보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억에도 선진국과 비선진국이라는 구분이 있다는 게 흥미롭다. 내가 두려운 건 아들의 탯줄을 자르던 그 소중한 기억을 내 머리에서 지운다면 녀석은 여전히 내 아들일까? 이번에 일론 머스크가 개발한 칩 이름이 텔레파시(Telepathy)라는데 그 초능력이 어디까지 펼쳐질지 정말 궁금하다.
버스에도 봄 김기택 버스에 앉아 있다 선남선녀 비닐 의자 위에 핀 생화들 꽃향기가 밀어 올리는 말소리 웃음소리 그 싱그러운 봄의 정물 속으로 한 노인이 들어온다 노인이 두리번거리자마자 갑자기 선남선녀 위에 붙어 있는 노란 스티커 ‘노약자석’ 아무리 건강해도 젊은이 못지않은 기력이 뻗쳐도 늙음은 버스 타면 젊은이에게 눈치 주어야 하는 것 앉을 자리 찾느라 부산하게 눈치 보아야 하는 것 선남선녀 앞에 노인이 바짝 다가선다 움직이지 않는 아름다운 정물들 스스로 그림 속에서 나올 수 없는 꽃처럼 노약자석에 딱 붙어버린 그래도 여전히 환하게 빛나는 선남선녀 창밖은 시선을 세차게 잡아당기는 착한 봄 날씨 핸드폰에는 꽃과 함께 도착한 동영상 메일 젊음은 도저히 난처할 겨를이 없다 넘쳐 오르는 색과 향기를 어쩌지 못하고 피어오르는 일 하나만으로도 너무 바쁘다 노약자석에서 일어날 틈이 없다 아무리 위엄 있게 헛기침을 해도 제 기침에 오히려 제 허리가 구부러지는 노인 주름살 속으로 다시 깊숙이 들어가는 장유유서의 눈치 갑자기 바짝 쪼그라든 정정함과 당당함은 노약자석 앞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데 낡은 버스 실내가 은은한 광채로 넘치도록 출렁거리는 봄 눈부신 선남선녀 빼앗긴 봄, 반어가 은근히 꼬집는 젊음의 풍속도 김기택의 시에서 갈수록 유머가 넘쳐난다. 그 유머는 사물의 속성을 최대한 살리고 그 내밀함을 드러내는 기능을 하면서도, 그 속에 감추어진 세태를 은근히 끄집어내어 비판하는 역할을 감당한다. 이 때 김기택의 시의 유머 속에는 아이러니가 감추어져 있다. 그는 아이러니를 표나게 드러내지 않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병리를 통찰 진단하면서도 시를 윤기있게 살린다. 이 탱탱한 긴장이 그저 그럴 듯이 우리가 매일 일상적으로 목격하는 현상 속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 그의 시의 매력이다. 우리는 거의 매일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움직인다. 시인은 그중에서도 매일 겪고 보는 버스의 봄 풍경을 가감 없이 묘사한다. 도입부를 보면 영락없이 젊음이 가득한 아름다운 풍경이다. “버스에 앉아 있”는 선남선녀, 그들은 “비닐 의자 위에 핀 생화들”처럼 광휘가 눈부시다. 데이트라도 하듯 연신 말하고 키득이는 모습은 그 자체로 “꽃향기가 밀어 올리는 말소리 웃음소리”가 공기를 다 펄럭이게 한다. 그러나 웬걸, 한 노인이 그 풍경 사이로 들어오자마자 그 생동감은 “봄의 정물(靜物)”이 된다. 그들이 앉은 자리는 마침 “노란 스티커”가 붙은 ‘노약자석’. 그 선남선녀 앞에 마침내 “노인이 바짝 다가”서도 그들은 “시선을 세차게 잡아당기는 착한 봄 날씨”에 눈을 주거나 핸드폰에 “꽃과 함께 도착한 동영상 메일”을 보는 일에 바쁠 뿐이다. 조물주가 ‘봄의 정물(情物)’로 낳아준 그들은 이제 난처할 겨를도 없이, 넘쳐흐르는 색과 향기를 어쩌지 못하고 피어오르는 일 하나만으로 너무 바쁜 젊음이 돼가고 있는 것. 너희들이 앉은 자리가 노약자석이라고 노인은 “아무리 위엄 있게 헛기침을 해도 제 기침에 오히려 제 허리가 구부러”질 뿐. 어디까지 와버렸는가. “늙음은 버스 타면 젊은이에게 눈치 주어야 하는” 세상, “주름살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아무 말도 못하는 “장유유서의 눈치”가 된 세상. 시인은 이런 답답한 마음을 블랙 유머를 통해 꼬집으며 우리 시대의 현실을 통찰하고 있는 것. 오늘도 여전히 바짝 쪼그라든 정정함과 당당함이 “노약자석 앞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빼앗긴 버스. 이 버스에 언제 진정한 봄은 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