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 박종우 의원이 던진 5분 자유발언은 짧았지만 울림은 무겁다. 손곡동 227번지 일원 골짜기에 계단식으로 쌓인 최대 5만톤의 불법폐기물, 그 틈으로 스며 나오는 침출수, 그리고 그 아래에서 여전히 농사를 짓는 주민들의 불안. 이 장면은 경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어디서나 반복될 수 있는 익숙한 그림이다. 그러나 익숙하다고 해서 방치해도 좋은 문제는 결코 아니다.
더 뼈아픈 대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년 전 서면 도리에서 벌어진 불법매립은 아직도 원상복구되지 않은 채 방치돼 있고, 울주군 내와리에서도 같은 유형의 사건이 재현됐다.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행정은 뒷북 대응에 그쳤고, 그 결과가 지금의 반복이다.
박 의원의 지적처럼 문제의 핵심은 단순하다. 불법행위자들에게는 ‘적발돼 처벌받더라도 범죄수익이 더 남는다’는 계산이 서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손곡동과 서면 도리 두 곳의 원상복구에만 100억원에 달하는 혈세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법매립으로 얻는 이익보다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이 압도적으로 크다는 뜻이다. 이런 비대칭이 해소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손곡동은 언제든 다시 나타날 수 있다.
해법의 방향은 이미 제시돼 있다.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행정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일이다. 지자체 경계지역과 화물차 진출입이 쉬운 도로에 CCTV와 드론을 활용한 감시체계를 상시 가동하고, 주민 제보가 들어오면 관련 부서가 즉시 정보를 공유해 신속하게 현장을 확인하는 협업 구조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동시에 적발 이후의 대응도 지금보다 훨씬 단호해야 한다. 즉각적인 수사 의뢰와 고발, 수사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폐기물의 발생·배출·운반·매립 전 과정에 관여한 자들의 책임을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 무엇보다 범죄수익을 전액 환수하는 원칙이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 처벌이 범죄수익보다 무겁다는 사실이 분명해질 때, 비로소 불법매립의 유인 자체가 사라진다. 경주는 유서 깊은 역사도시이자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그 터전이 몇몇 불법행위자들의 이해타산에 의해 오염되고, 그 뒷수습을 위해 막대한 혈세가 소모되는 구조가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 경주시가 이번만큼은 실질적인 감시체계 구축과 엄정한 사법적 후속조치로 화답하길 기대한다. 안전한 도시는 선언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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