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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기획특집 2026 공고번호에서 가족으로

“운명처럼 다시 찾아갔습니다”

김은경 기자 gjnews_official@naver.com 1740호 입력 2026/07/16 10:53 수정 2026/07/16 11:10
공고번호에서 가족으로 [4]
호떡·더덕·토비가 전하는 입양 후의 행복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에는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는 많은 유기동물들이 있습니다. 본지는 연재 ‘공고번호에서 가족으로’를 통해 센터를 떠난 아이들이 입양 이후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에서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던 호떡, 더덕, 토비는 이제 각자의 보금자리에서 소중한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된 인연은 어느새 가족의 일상이 됐고, 보호자들은 입을 모아 “아이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호떡, “이제는 호떡이를 지켜줄 사람이 다섯 명이나 있어요”


호떡이 입양공고모습, 경주신문 제1684호(2025년 5월 16일 발행). <사진=경주신문DB>확대
호떡이 입양공고모습, 경주신문 제1684호(2025년 5월 16일 발행). <사진=경주신문DB>
공고번호 경북-경주-2025-0386이었던 호떡이는 현재 배현지 씨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배 씨 가족은 오랫동안 반려견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해왔다. 가족들과 함께 입양 적금을 들고 관련 정보를 모으며 충분한 준비를 마친 뒤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를 찾았다.

대구에 거주하는 배현지 씨는 경주 여행을 겸해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를 방문했다. 입양보다는 어떤 아이들이 있는지 둘러보기 위해 찾은 곳에서 배가 빵빵한 강아지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반겨줬고, 그 아이가 네 형제 중 홀로 남아 있던 호떡이었다.

배 씨는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계속 호떡이가 생각났다”며 “결국 다음 주 회사에 휴가를 내고 다시 경주를 찾았다”고 말했다.

함께 살아본 호떡이는 첫인상과는 조금 달랐다. 처음 만났을 때는 사람을 반갑게 맞이했지만, 의외로 겁이 많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었다. 특히 낯선 사람을 무서워하면서도 가족을 지키려는 모습이 가장 사랑스러운 매력이라고 말했다.

호떡이가 온 뒤 가족들의 일상도 크게 달라졌다.

배 씨는 “무뚝뚝한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실 때마다 호떡이를 보며 환하게 웃는다”며 “호떡이 옷이랑 간식을 산다고 조금 가난해졌지만(?), 가족 모두 호떡이 이야기를 하며 웃고, 주말이면 함께 여행을 다니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호떡이는 평생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집과 가족을 만났고, 이제는 호떡이를 지켜줄 사람이 다섯 명이나 있다”며 웃었다.

 

호떡이, 경주 리턴 여행으로 첨성대 앞에서 찍은 사진. <사진=배현지 제공>확대
호떡이, 경주 리턴 여행으로 첨성대 앞에서 찍은 사진. <사진=배현지 제공>

 


더덕, “더덕이가 온 뒤 우리 집은 더 행복해졌어요”


더덕이 입양공고모습, 경주신문 제1667호(2025년 1월 10일 발행). <사진=경주신문DB>확대
더덕이 입양공고모습, 경주신문 제1667호(2025년 1월 10일 발행). <사진=경주신문DB>
공고번호 경북-경주-2024-1230이었던 더덕이는 현재 경북 포항에 거주하는 김준희 씨 가족, 그리고 첫째 반려견 ‘생강’이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김준희 씨는 둘째 반려견을 찾던 중 주변 추천으로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를 방문했다.

이미 첫째 ‘생강’이 이름에 맞춰 ‘더덕’이라는 이름까지 지어놓고 여러 센터를 둘러보던 중 검은 털을 가진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만났다.

다른 형제들이 앞에서 관심을 보일 때 더덕이는 뒤에 숨어 있다가 용기를 내 앞으로 나왔지만 형제에게 귀를 물리고 다시 구석으로 들어갔다.

김 씨는 “그 모습이 너무 짠하면서도 귀여웠다”며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생각이 나 결국 가족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함께 살아보니 예상과는 달랐다.

형제에게 물리고 구석으로 숨어버리던 모습 때문에 소심한 성격일 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친구를 정말 좋아하는 밝고 활발한 강아지였다. 특히 첫째 ‘생강’이와는 다른 강아지에게 위협을 받으면 어디서든 달려와 서로를 지켜줄 만큼 둘도 없는 가족이 됐다.

김 씨는 “둘이 함께 놀며 사고를 쳐도 웃음만 나온다”며 “더덕이가 온 뒤 가족여행도 많아졌고, 식사 시간마다 아이들 이야기로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처음에는 유기동물 입양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지금은 더덕이가 없는 삶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더덕이 덕분에 가족 모두가 더 행복해졌다”고 말했다.

 

보호자 김준희 씨와 더덕(왼),생강(오). <사진=김준희 제공>확대
보호자 김준희 씨와 더덕(왼),생강(오). <사진=김준희 제공>

 


토비, “보기만 하려 했는데 그대로 가족이 됐어요”


토비 입양공고모습. <사진=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확대
토비 입양공고모습. <사진=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공고번호 경북-경주-2026-00081이었던 토비는 현재 경남 김해에 거주하는 예비신부 정유선 씨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정 씨는 어릴 적부터 반려견과 함께 사는 것이 꿈이었다. 결혼을 앞두고 충분한 준비를 마친 후 입양을 결심했고,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에서 토비를 만났다.

홈페이지에서 처음 본 토비는 크림색 털과 이마의 작은 흰 점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정 씨는 “보기만 하고 오려고 했는데 차를 타고 센터로 가는 동안 이미 필요한 용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었다”며 “직접 안아본 순간 더 이상 내려놓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토비는 집에 온 첫날부터 배를 보이며 편안하게 잠들었고, 지금도 같은 자세로 잠을 자는 것이 가장 귀여운 습관이다.

입양 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보호자의 삶이었다.

재택근무를 하던 정 씨는 토비 덕분에 매일 산책을 하며 건강한 생활을 하게 됐다. 또 집 안에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을 만큼 웃음이 늘었다.

입양 전에는 병원비 등 현실적인 비용을 가장 걱정했지만,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의 입양비 지원으로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토비가 하루하루 커가면서 매일 새로운 이벤트가 끊이질 않는다”며 “힘든 날에도 토비가 곁에 있으면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기동물을 입양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이들이 우리를 구해준다”며 “함께 성장하며 더 많은 행복을 배우게 된다”고 전했다.

 

환하게 웃는 토비. <사진=정유선 제공>확대
환하게 웃는 토비. <사진=정유선 제공>

입양가족들은 유기동물 역시 품종이나 외모와 상관없이 충분히 소중한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입양은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는 일인 만큼 충분한 준비와 책임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사랑으로 함께한다면 반려동물은 가족에게 웃음과 위로를 전하고, 평범했던 일상까지 따뜻하게 바꿔주는 존재가 된다고 전했다.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에서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던 호떡이와 더덕, 토비는 이제 각자의 가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세 반려견의 이야기는 유기동물 입양이 또 하나의 따뜻한 인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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