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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기획특집 2026 공고번호에서 가족으로

공고번호였던 아이들, 이제는 가족이 됐습니다.

김은경 기자 gjnews_official@naver.com 1733호 입력 2026/05/28 13:35 수정 2026/07/13 11:52
공고번호에서 가족으로 [1]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직원들이 직접 전하는 ‘입양 그 후’ 이야기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직원들이 가족이 된 반려동물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선미 팀장, 박소영 간사·최예림 주무관·박정은 간사. 김은경 기자확대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직원들이 가족이 된 반려동물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이선미 팀장, 박소영 간사, 최예림 주무관, 박정은 간사. 김은경 기자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에는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는 많은 유기동물들이 있습니다. 본지는 연재 ‘공고번호에서 가족으로’를 통해 보호소를 떠난 아이들이 입양 이후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이하 센터)에서 보호되던 유기동물들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특히 보호동물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돌봐온 센터 직원들 역시 직접 입양을 통해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직원들이 보호하던 아이들을 가족으로 맞이한 반려동물들과의 일상을 들어봤다.

  


하늘이, “하늘이가 바꾼 가족의 일상”


공고번호2023-01268 고양이 ‘하늘이’는 현재 한 가족의 위로가 되고 있다.

 

하늘이는 지난 2023년 겨울, 경주시청 인근 한 아파트 화단에서 발견돼 구조됐다. 추운 겨울날 발견된 하늘이는 오랜 시간 길 위를 떠돌았던 것으로 보였다.

 

하늘이의 보호자인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 이선미 팀장은 “동물 입양을 늘 홍보하면서도 정작 망설이고 있었다”며 “딸아이가 동생 같은 존재와 함께 살고 싶다고 하면서 마음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시기에 하늘이가 센터에 들어왔고 인연처럼 가족이 됐다”고 덧붙였다.

하늘이는 현재 가족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동물을 어려워하던 남편의 변화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한다.

그는 “남편이 하늘이를 위해 고양이 용품을 직접 사오고 함께 장난치며 논다”며 “기숙사 생활 중인 아들도 집보다 하늘이 안부를 먼저 물을 정도”라고 웃었다.

또 “힘든 날 말없이 다가와 곁에 있어줄 때 큰 위로를 받는다”며 “퇴근 후 현관문을 열면 꼬리를 세우고 달려오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선미 팀장, 하늘이. 김은경 기자확대
이선미 팀장, 하늘이. 김은경 기자

여우, “센터와 임보처를 오가다 가족이 되다”


공고번호2025-00428로 입소했던 고양이 ‘여우’는 현재 최예림 주무관 가족의 막내가 됐다. 여우는 어미를 잃은 채 형제들과 함께 구조된 아기 고양이였다.

최 주무관은 “처음에는 입양 보낼 생각만 했지 제가 직접 입양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임시보호처와 센터를 함께 오가며 지내다 보니 어느새 점점 저를 따르고 좋아하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제들은 하나둘 가족을 만났는데 여우만 혼자 남아 있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흔들렸다”며 “결국 임시보호를 시작했고 가족이 됐다”고 했다.

여우는 이제 사람을 유독 좋아하는 애교 많은 고양이로 자랐다. 최예림 주무관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침대에 올라와 제 등에 딱 붙어 잔다”며 “함께 살아가다보니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고 전했다.

 

최예림 주무관, 여우. 김은경 기자확대
최예림 주무관, 여우. 김은경 기자

조춘배, “우리가 선택한 게 아니라, 선택당한 느낌이었죠.”


공고번호2023-00086로 센터에 들어왔던 강아지 ‘조춘배’는 박소영 간사 가족과 특별한 첫 만남을 가졌다.

박 간사는 “형제 강아지들을 보러 들어갔는데 춘배가 남편 신발에 오줌을 눴다”며 “우리가 선택한 게 아니라 오히려 선택당한 느낌이었다”고 웃으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처음엔 진돗개만큼 크게 자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며 “애교는 많지 않지만 가끔 소파에 기대 엉덩이를 붙이고 잘 때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춘배와 함께한 뒤 부부의 일상도 달라졌다. 박소영 간사는 “예전에는 둘이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면 지금은 어디가 산책하기 좋은지 찾아다닌다”며 “춘배 덕분에 일상에 새로운 즐거움이 생겼다”고 전했다.

 

 

박소영 간사, 조춘배. 김은경 기자확대
박소영 간사, 조춘배. 김은경 기자

뚱치, “세 다리로도 누구보다 씩씩하게”


공고번호2026-00344의 고양이 ‘뚱치’는 다리 골절 상태로 센터에 입소했다. 빠른 절단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새로운 가족과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박정은 간사는 “처음 봤을 때부터 순하고 착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며 “만져달라고 케이지에 붙어 야옹거리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말했다.

또 “수술 후 처음 본 공간이 집이라 아이가 많이 어색해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점점 적응하는 모습을 보며 안도했다”고 전했다.

특히 박 간사는 “얼굴과 덩치 때문에 대장 같은 성격일 줄 알았는데 키우던 고양이에게 냥펀치를 맞고도 가만히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며 웃었다.

현재 뚱치는 가족들의 일상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그는 “퇴근이 기다려지고 오늘은 어떤 간식을 줄지 고민하는 시간이 행복하다”며 “센터에서 늘 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던 아이를 이제 집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말했다.

  

박정은 간사, 뚱치. 김은경 기자확대
박정은 간사, 뚱치. 김은경 기자
직원들은 입을 모아 “입양은 단순히 유기동물을 데려오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함께 채워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에는 아직도 가족을 기다리는 많은 아이들이 있다”며 “처음에는 걱정과 망설임이 클 수 있지만 직접 만나 교감하다 보면 생각보다 더 큰 위로와 행복을 얻게 된다”고 전했다.

특히 “반려동물은 누군가의 일상에 따뜻한 변화를 가져다주는 존재”라며 “입양을 고민하고 있다면 부담 없이 센터를 방문해 아이들과 눈을 맞춰보는 것부터 시작해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때 공고번호로 불리던 아이들은 이제 누군가의 하루를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 됐다.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에서 시작된 작은 인연은 오늘도 누군가의 가족이 되어 새로운 삶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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