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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아닌 ‘차별화’로 공공기관 유치 나서야

경주신문 기자 gjnews21@hanmail.net 1743호 입력 2026/08/20 09:49 수정 2026/08/20 09:49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저마다의 강점을 앞세워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주시가 지난 12일 ‘경주지속발전포럼’을 통해 내놓은 접근법은 눈여겨볼 만하다. 단순히 이전 기관을 유치하겠다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원자력·문화유산·미래산업이라는 지역 고유의 자산을 어떻게 접목할지 구체적으로 고민했다는 점에서다.

경주의 경쟁력은 분명하다. 한수원 본사를 비롯해 월성원전,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수로해체기술원까지 원전 전 주기를 아우르는 산업·연구 기반은 다른 지자체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이다. 여기에 세계유산급 역사문화자원, 2025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축적된 국제교류 역량, 양성자가속기 기반의 첨단 연구 인프라까지 더해지면 경주만이 제시할 수 있는 융합형 유치 카드가 완성된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 기존 혁신도시와 몸집으로 경쟁하기보다 특화 기능을 앞세우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국 혁신도시들이 이미 상당한 규모의 공공기관을 품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가 양적 경쟁을 벌이는 것은 승산이 낮은 전략이다. 반면 원자력 안전과 해체 기술, 국가유산 보존·활용, 첨단 가속기 연구라는 세 축은 경주가 아니면 대체하기 어려운 특화 기능이다. 이런 강점을 이전 대상기관의 성격과 정교하게 매칭하는 ‘기능 중심’ 접근이야말로 실효성 있는 전략이 될 것이다.

다만 전략의 완성도는 실행력에 달려 있다. 신경주대 부지와 역세권 등 후보지를 확정하는 문제, 이전 직원과 가족의 정주여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문제는 청사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주거·교육·의료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병행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유치 논리도 공허해진다. 경북도, 시의회, 대학, 경제계가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공기관 이전은 단순한 행정기능의 이동이 아니라 지역 경제와 인구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기회다. 경주시가 이번 포럼에서 확인한 방향성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되, 조급함보다는 치밀함으로 승부하길 바란다. 정부와 이전 대상기관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준비 상태다. 경주만이 보여줄 수 있는 융합의 가치를 끝까지 증명해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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