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합병은 단순한 통합이 아닙니다. 농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농민의 안정된 삶, 그리고 우리 모두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시대적 과제입니다.”
경주농협과 내남농협이 오는 16일, 6개 투표구에서 진행되는 양 조합 합병에 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앞두고 전국협동조합업종본부 대경본부 경주농협지회의 김호열 지회장은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합병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며, 더 강한 농협으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경주신문은 합병의 필요성과 미래 농협의 비전을 제시하는 김호열 지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농협 합병, ‘규모의 경제’와 경쟁력 확보 위한 필수 과제
최근 몇 년간 전국 곳곳에서 지역농협의 합병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금융 디지털화, 농산물 유통환경 변화 등 대내외 여건이 급격히 달라지면서 소규모 지역농협이 독립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2010년대 이후 전국에서 200여 건의 농협 합병이 이뤄졌으며, 이는 자본력 확충·운영 효율성 제고·조합원 실익 확대라는 공통된 목표 아래 추진됐다. 경북 지역만 해도 의성·청도·영천·안동·울진·영덕·김천 등 다수의 농협이 이미 통합 농협 체제로 전환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김호열 지회장은 “현재 농협 간 경쟁을 없애면 자본력과 신용도가 올라가고 정부나 중앙회의 지원도 더 원활히 받을 수 있다”며 “이제는 하나의 사업장만으로는 경쟁하기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에 합병은 지속 가능한 농협으로 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지역을 넘어 광역을 잇는 통합의 물결이 다가올 것”이라며 “‘광역합병’이 새로운 농협 재편의 흐름이 되고 이를 미리 준비하는 농협이 결국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광역 기반으로 통합될 때 이러한 전략들이 지역과 광역 차원에서 더 큰 시너지로 작용하게 된다”며 “이 흐름 속에 선제적으로 들어서는 농협이 미래를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주농협·내남농협, 지역농협 합병의 선도 모델
이번 경주농협과 내남농협의 합병은 이러한 전국적 흐름 속에서 경주형 농협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두 농협의 합병으로 통합 농협은 조합원 수 약 7300명, 자산 규모 1조 3000억원에 달하는 경북권의 핵심 농협으로 도약한다. 이는 조합원만으로도 경북 전체 126개 지역농협 중 4위권으로 올라서게 되는 규모다. 자본 또한 대폭 확대되며 금융·경제사업의 안정성과 복지서비스 역량이 강화된다.
김호열 지회장은 “두 농협이 힘을 합치면 자본력과 신용도는 물론이고 사업 기반이 훨씬 넓어진다”면서 “무엇보다 복지체계가 더 탄탄해져 조합원과 임직원이 모두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병을 통해 ‘강한 조직·효율적 경영·넓은 복지’라는 세 가지 목표가 동시에 실현된다”고 덧붙였다.
합병의 핵심은 ‘조합원 실익’과 ‘농촌 지속성’
합병의 목적은 단순한 외형 확장이 아니라 조합원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이익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합병 농협은 시설자금 지원, 농자재 공동구매, 판매망 통합을 통해 농가 부담을 줄이고 배당액을 늘릴 수 있다. 의료·장례·보험 등 복지서비스도 다양화돼 조합원의 삶의 질이 높아진다.
김 지회장은 “불필요한 행정 절차가 줄고 중복 시설이 정리되면 절약된 비용이 조합원 환원사업에 쓰인다”며 “아낀 돈이 곧 농민의 몫으로 돌아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합병의 의미”라고 말했다.
또한 “청년농의 일자리와 기회를 확대하는 기반도 합병에서 만들어진다”며 “합병은 단순한 제도적 변화가 아니라 농촌 세대교체의 시작으로 젊은 세대가 돌아오는 농촌, 강한 농협이 그 시발점”이라고 전했다.
효율적 경영체계와 지역경제 활성화
합병 이후에는 조직정비와 사업구조 개편, 조합원 이용률 제고, 신사업 발굴 등 경영 개선이 종합적으로 추진된다. 농협의 사업구역이 넓어지면서 지역 내 유통시설과 영농 편익시설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고, 지역 내 경제활동의 중심 역할도 가능해진다.
김 지회장은 “경영 효율화를 통해 절감된 자원을 기반으로 지역경제를 선도할 수 있다”며 “농산물 가공·로컬푸드·밀키트 사업 등 새로운 경제사업을 발굴하고, 지역 대표 농산물 브랜드화를 추진해 지역농협의 이미지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규모가 커지면 농산물 가격 협상력과 시장 접근성이 강화돼 농산물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며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이 더 좋은 조건으로 판매될 수 있게 돼 결과적으로 농가소득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농협이 지역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아야 농업이 지속 가능하다”고도 강조했다.
“노동조합도 한뜻… 모두가 기회의 합병으로”
경주농협 노동조합은 이번 합병 과정에서 노사협의회와 집행부 회의를 통해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 김호열 지회장은 “이번 합병이 누구에게도 손해가 아닌, 모두에게 기회가 되는 통합이 될 수 있도록 경영진과 끝까지 협력하기로 했다”며 “직원의 고용안정과 복지 향상은 물론, 조합원 실익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합병 이후에는 새로운 경영 시스템과 전문 인력 재배치 필요성이 강조되는데 이는 불안이 아니라 기회”라며 “모든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참여한다면 경주농협은 반드시 새로운 성장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노동조합과의 합의가 새로운 합병추진절차로 정형화되는 추세”라고도 부연했다.
경주농협 합병의 비전 “더 큰 농협, 더 넓은 복지”
경주농협과 내남농협의 합병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농협 생태계’ 구축을 위한 실질적 변화다. 합병으로 얻는 자본력은 새로운 경제사업과 청년농 지원, 지역 농산물 산업화로 이어지고 통합된 복지체계는 조합원과 임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한다.
김호열 지회장은 더 큰 농협, 조합원과 함께하는 선진농협 구현을 위해 “합병 후 조직 및 사업 통합 운영 발전 계획안을 마련해 농협 규모 확대에 따라 조직 및 사업 체계 재정비를 추진해야 한다”며 “조합원 중심 경영과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확보를 위한 중장기 전략도 이미 수립돼 있다”고 밝혔다.
“조합원 전체 의사, 왜곡되는 일이 없도록…”
김호열 지회장은 노동조합 경주농협지회장이기 전에 전국 ‘농협인’ 카페, 밴드, 페이스북 등의 온라인 소통 공간을 25년간 대표로서 운영해왔다. 이를 통해 수만 명의 농축협, 중앙회, 자 회사 임직원 외 많은 사람들과의 매일 소통하는 전국적 영향력을 가진 직원으로 각 지역의 상황을 직접 보고 듣고 있다.
김 지회장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전국 1110개 농축협의 2024년 대비 종합적자 농협은 172개소가 증가돼 총 224개소가 경영 위기 단계로써 연말 건전 결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그는 지금처럼 금융 리스크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합병은 시대의 흐름이며 곧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또한 김호열 지회장은 “안타깝게도 일부 지역에서는 현실보다 개인의 정치적 이해나 자리 욕심을 앞세워 합병을 반대하는 경우가 많으며, 차기 조합장 후보나 일부 임원, 대의원 자리를 노리고 ‘자신의 기회 상실’로 오해하고 있다”면서 “농협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조합원 모두의 공동 자산이며 합병 반대는 곧 조합원의 기회를 줄이고 농민의 이익을 외면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조합원 전체 의사가 왜곡되는 일이 없도록 바란다”고 안타까움도 표했다.
김호열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이렇게 전했다.
“합병은 오래 함께 가기 위한 일이다. 농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오고, 농협이 더 튼튼해지는 변화의 과정인 셈이다. 두 개의 물줄기가 만나 큰 강이 되듯, 경주농협과 내남농협의 합병은 더 넓은 길을 여는 첫걸음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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