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경북도, 경주시가 공동 주관한 이번 포럼은 ‘글로벌 전환기, 문화가 이끄는 공동번영과 공동성장’을 주제로 열렸다.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와 문화산업 고위급 대화의 논의를 계승해 문화창조산업 분야의 국제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사전 등록자만 28개국 1400여 명에 달했고, 현장 참가자를 포함한 누적 방문객은 약 2500명으로 집계됐다.
개막일인 8일에는 피에르 루이지 사코 이탈리아 단눈치오 키에티·페스카라대 교수와 앤디 프랫 영국 런던 시티 세인트조지스대 명예교수가 기조연설에 나섰다. 사코 교수는 ‘컬처 3.0’의 관점에서 한국 문화창조산업의 성과를 조명하며 콘텐츠 수출을 넘어 국제 공동창작과 문화 참여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랫 교수는 창조경제를 문화유산과 관광, 지역 인력과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산 생태계로 규정하고, 창작자와 지역사회를 잇는 협력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특별대담에는 두 기조연사와 김윤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조지은 옥스퍼드대 한국학센터 소장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문화협력을 산업·교역의 틀에서 나아가 삶의 질과 사회적 결속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아울러 공공과 민간의 역할 분담, AI 번역 기술 발전기에 더욱 중요해지는 문화적 맥락의 이해, 차세대 연구자와 번역가 양성을 위한 대학·기관 간 협력 방안도 공유했다.
9일에는 국내외 전문가 20명이 4개 분과에서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토론을 이어갔다. ‘문화창조산업·청년’ 분과에서는 영화·e스포츠·AI 엔터테인먼트 사례를 통해 초국경 협업과 청년의 성장 기회를 짚었다. ‘디지털·AI’ 분과는 청각장애 K-pop 그룹 ‘빅오션’의 문화 참여 사례와 창작자 권리 보호 문제를 다뤘다. ‘지역·세계’ 분과는 한글·한복·한식 등 경북의 문화자산을 글로벌 브랜드로 연결하는 방안을, ‘역사·문화’ 분과는 아랍에미리트 전통공예와 인도네시아 바틱 등 사례를 토대로 문화유산의 계승과 활용 방안을 각각 논의했다.
특별세션과 연계 프로그램은 논의의 외연을 넓혔다. 외교부·경주시가 마련한 ‘제3차 FEALAC 문화도시 네트워크 회의’에서는 동아시아·중남미 도시의 문화자산 활용과 도시외교 사례가 공유됐다. 한-아세안센터는 아세안 10개국 참가자와 함께 AI 정책·디지털 인프라 사례를 나누고 협력 액션플랜을 마련했다. 동북아시아지방정부연합(NEAR) 청년정책포럼에서는 몽골, 러시아 등 회원 지역 정책 담당자와 청년 대표들이 지역 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국내외 대학생과 청소년 600여 명이 참여한 미래세대 프로그램에서는 ‘임팩톤@경주’ 등을 통해 경주의 문화·상권·기후 문제를 비즈니스와 콘텐츠로 풀어내는 아이디어가 제안됐다.
박창식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은 “이번 논의가 실질적인 실천으로 이어져 문화와 산업, 국가와 세대를 아우르는 공동번영의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 포럼이 문화 중심의 글로벌 지식·정책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시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K-컬처의 뿌리가 살아 있는 경주야말로 세계 문화포럼 개최에 적합한 곳”이라며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경주를 세계 문화 의제를 논의하는 도시로 키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첫발을 뗀 세계경주포럼이 일회성 행사를 넘어 문화 분야 국제협력의 상설 플랫폼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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