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홈 홈 기획특집 2025 경주사람들

신라 천년이 살아 숨쉬는 경주국립공원의 지키미 ‘경주국립공원 서라벌자원봉사단’

엄태권 기자 nic779@naver.com 1699호 입력 2025/09/04 14:39 수정 2025/09/23 12:44
[인터뷰] 경주국립공원 서라벌자원봉사단 황호준 단장
봉사, 지역사회 변화이끄는 힘

 

 

경주국립공원 서라벌자원봉사단 황호준 단장. 엄태권 기자.확대
경주국립공원 서라벌자원봉사단 황호준 단장. 엄태권 기자.
“국립공원 자원봉사와 더불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 천년고도 경주를 찾는 탐방객들에게 무언가를 나누어 줄 수 있다는 것, 이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 같습니다.”

 

경주에는 우리나라 유일의 사적형 국립공원이 있다. 불국사와 석굴암을 품은 토함산지구, 노천박물관이라 불리는 남산지구 등 8개 지구, 138.7㎢에 이르는 경주국립공원은 신라 천년의 역사와 불교문화가 살아 숨쉬는 공간이다. 

 

이곳을 시민과 함께 지켜가는 단체가 바로 경주국립공원 서라벌자원봉사단이다. 2011년 시작된 국립공원과의 인연에 행복하다는 서라벌자원봉사단 황호준 단장을 만나 봉사단의 출범과 활동,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봤다.

 

지난 8월 23일, 후반기 활동을 시작한 경주국립공원 서라벌자원봉사단 회원들. 엄태권 기자.확대
지난 8월 23일, 후반기 활동을 시작한 경주국립공원 서라벌자원봉사단 회원들. 엄태권 기자.

 


창단과 이름의 의미


서라벌자원봉사단의 뿌리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주국립공원은 전국 23개 국립공원 가운데 유일한 사적형 공원으로, 오랫동안 경주시가 직접 관리해왔다. 그러다 2008년 국가관리체제로 전환되면서 관리 주체가 국립공원공단으로 바뀌었고, 공단은 자연 보존을 위해 전국 단위 자원봉사자 모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경주를 비롯해 포항·울산·부산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레인저 V 봉사단’이 꾸려졌으며, 이것이 오늘날 경주국립공원에서 활동하는 서라벌자원봉사단으로 이어졌다.


황 단장은 “2017년 11월 경상북도 비영리 민간단체로 새롭게 출범해 국립공원을 사랑하는 자원활동가와 포스코패밀리 내고향문화지킴이 봉사단 회원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체 이름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신라 천년 수도의 옛 이름 ‘서라벌’을 사용해, 경주의 역사성과 전통을 잇겠다는 뜻이다. 황 단장은 “국내 최초로 자원활동가 중심의 비영리 민간단체를 세운 것은 체계적인 봉사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였다”며 “우리 철학은 ‘나의 일상생활에서 의미와 즐거움을 찾아가는 행복한 국립공원 자원봉사’”라고 말했다.

 

경주국립공원 서라벌자원봉사단 1팀·2팀·3팀. 엄태권 기자.확대
경주국립공원 서라벌자원봉사단 1팀·2팀·3팀. 엄태권 기자.

 


활동 현황과 성과


봉사단은 경주국립공원 8개 지구 중 탐방객이 가장 많은 남산, 토함산, 소금강산, 화랑지구 등 주요 탐방로에서 활동한다. 회원은 약 80명으로,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자기주도적 소그룹 단위로 봉사한다.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국립공원 보존 활동이다. 봉사단은 2011년부터 14년간 정기 봉사만 682회, 연인원 1만661명이 참여해 5만5000여 시간을 채웠다. ‘깨끗한 경주국립공원 만들기’ 운동, 외래식물 제거, 수목 이식 등도 이어왔다.


둘째, 산불 예방과 진화다. 황 단장은 “경주는 큰 산불 피해를 비껴갔지만 예방인력이 부족했다”며 “이에 2022년 경주국립공원사무소의 지원을 받아 국내 유일의 자원활동가 중심 산불진화봉사단을 창단했다”고 말했다. 산불예방 강조 기간에는 주말마다 집중 배치돼 예찰과 계도 활동을 하며, 다행히 대형 산불을 막아낸 것에 자긍심을 갖고 있다.


셋째, 건강한 생태계 보존이다. 경관보전을 위해 묘지 이장지에 자생식물을 심고 꽃길을 조성했으며, 돼지풀·미국자리공 등 외래식물 퇴치에 나섰다.


황호준 단장은 “서라벌자원봉사단은 단순히 환경정화 활동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의 손길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계도와 순찰 역할을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쓰레기 줍기는 기본 활동에 더해 자발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봉사단은 지역사회 나눔에도 앞장서왔다. 자체 회비로 운영되는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2019년부터 소년소녀가장 돕기 등 취약계층 지원에 950만원 상당 물품을 전달했다. 수해복구, 해양 쓰레기 수거, 텃밭 수확 나눔 등도 이어오며 ‘시민 봉사단체’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다.

 

경주국립공원 서라벌자원봉사단 4팀·5팀. 엄태권 기자.확대
경주국립공원 서라벌자원봉사단 4팀·5팀. 엄태권 기자.

 


봉사의 길과 보람


황호준 단장의 봉사 이력은 2005년 포스코 대민 의료지원 업무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의료지원팀을 꾸려 오지마을을 돌며 봉사의 기쁨을 알게 됐고, 고향 경주에서도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자 2011년 포스코패밀리 내고향문화지킴이 봉사단을 만들었다. 

 

특히 그는 2021년 부터 3년간 8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을 관리하는 (사)경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 부이사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같은 해 국립공원공단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국립공원 자원봉사와 인연을 맺었고, 지금까지 봉사단장을 맡고 있다.


봉사 과정에서 큰 시련도 있었다. 2020년 운문산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한동안 병원에 머물렀다. 황 단장은 “삶이 덤으로 주어진 것 같아 더욱 기쁘고 즐겁게 봉사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립공원 봉사에 의미를 두는 이유에 대해 “아름다운 천년고도 경주국립공원에서 자연·역사·문화자원 보존 활동을 통해 고향 발전에 기여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봉사단은 국립공원의 날 기념 국립공원 봉사대상 단체상,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단체상 등을 수상했고, 황 단장 개인도 국립공원 명예의 전당 헌액, 포항MBC·삼일문화대상 환경부문 본상 수상 등 영예를 안았다.


앞으로의 계획과 메시지


서라벌자원봉사단은 앞으로 경주의 활동 사례를 전국 23개 국립공원으로 확대해 공유할 계획이다. 황 단장은 “자원봉사를 통해 일상에서 의미와 즐거움을 찾고, 행복한 국립공원 자원봉사를 이어가며 전국 봉사 수준을 견인하는 단체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전국국립공원자원활동가회장단협의회 제3대 회장으로 선출돼 역할을 넓혔다. 그는 “경주 봉사단의 활동을 롤모델로 삼아 전국 자원봉사 기반을 구축하고 활동가들의 역량과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봉사의 가치에 대해 황 단장은 “선한 행동을 넘어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시민의 힘”이라며 “저에게는 취미이자 특기”라고 정의했다.


끝으로 그는 시민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기본은 작은 실천입니다. 줍깅 챌린지를 통해 자기 쓰레기를 담아 내려오고, 산불 예방을 위해 흡연과 음주를 삼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탐방 전에는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고 준비운동을 한 후 안전하게 산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경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