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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조선을 발견하는 작은 밀알 되기를

선애경 기자 1170호 입력 2014/12/12 00:00 수정 2014/12/12 01:45
조철제 선생 신간 소개-‘국역 동경잡기’, ‘또 다른 경주를 만나다’

두 권의 책을 동시에 출간한 조철제 선생.
↑↑ 두 권의 책을 동시에 출간한 조철제 선생.


경주의 문화유산을 수없이 답사하고 고문헌을 샅샅이 읽지 않고서는 감히 시도할 수 없는 집필이 출간돼 화제다.

바로 조철제(전 경주고 교사, 전 경상북도문화재전문위원)선생이 경주 역사와 문화에 관해 한꺼번에 두 권의 책을 출간한 것이다. ‘동경잡기(東京雜記)’를 국역한 것이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또 다른 경주를 만나다’다. 지난한 작업과정에서 저자의 끈기 있는 집념과 고집이 곳곳이 배어 있음을 발견하는 즐거움은 감탄과 신선한 충격으로 이어질 것이다.

‘국역 동경잡기(도서출판 민속원)’
‘국역 동경잡기’는 1669년(현종 19) 경주부윤 민주면이 경주지역의 문사 이채와 김건준 등과 같이 펴 낸 경주 최초의 지리서다.

기존의 여러 사서 중에 특히『신증동국여지승람』을 저본으로 삼아 간행한 이 책은 진한기와 신라기를 비롯해 건치연혁(建置沿革), 관호연혁(官號沿革), 속현(屬縣), 속임(屬任), 인리(人吏), 읍명(邑名), 성씨(姓氏), 풍속(風俗) 산천(山川), 승지(勝地), 토산(土産), 고분(古蹟), 호구(戶口), 전결(田結), 인물(人物), 우거(寓居), 과목(科目) 등 모두 49개 항목에 걸쳐 기술했다.

따라서 이는 경주지리서의 가장 기초가 됨은 물론 후세 여러 사지(史志)의 모본이 되어왔다. 1711년(숙종 37)에 부윤 남지훈이 중간본, 1844년(헌종 10)에 부윤 성원묵이 3간본을 펴냈다.

저자는 이 책을 알기 쉽게 국역하고 각주를 자세히 붙였으며 또한 번역문 아래 원문을 모두 현토해서 덧붙였다. 경주 최초의 읍지가 널리 보급되어 있지 않음에 아쉬워했던 저자는 계림문화재연구원의 후원으로 발간하게 됐다고 한다.

<좌>‘국역 동경잡기(도서출판 민속원)’, <우>‘또 다른 경주를 만나다(도서출판 선).’.
↑↑ <좌>‘국역 동경잡기(도서출판 민속원)’, <우>‘또 다른 경주를 만나다(도서출판 선).’.


‘또 다른 경주를 만나다(도서출판 선)’
신라에 가려진 또 다른 경주, 켜켜이 쌓인 조선의 경주를 만나다 ‘또 다른 경주를 만나다’는 저자가 경주에 살면서 향토의 역사와 문화의 편린부터 뿌리까지 찾아 연구하고 올바른 사실을 밝혀 놓은 책이다. 눈에 띄지 않는 고도의 자취들이 저자의 폭넓은 지식과 통찰을 거쳐 이 저작에서 온전히 되살아나고 있는 것.

이 책에서는 조선시대 경주의 실상과 음영이 활연히 드러나 있어 주목하고 있다. 경주에는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도 고스란히 남아 있지만, 워낙 큰 ‘신라’라는 권역에 가려 크게 알려져 있지 않다. 역사는 지층처럼 켜켜이 쌓인 것이기에 이를 모두 연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주의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문헌을 발굴하는 것은 바로 신라 역사와 문화의 맥을 잇는다는 점에서, 다른 한편으로 경주의 새로운 역사 문화적 함의를 정립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특히, 신라 성덕대왕신종에 대한 글은 최신 카메라로 촬영한 자료를 통해 명문(銘文)을 다시 판독하고 그 대의를 재해석한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명문의 내용 분석과 숨겨진 사실 규명은 실로 귀중한 글이다. ‘김필흥(金弼興)’이라는 명문을 지은 이를 저자가 처음 밝혀낸 것은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 올 것으로 보인다.

또, 집경전 터에 있었던 정조 어서(御書) 비석의 방치를 안타까워했고, 경주 동헌 건물이 법장사 대웅전으로 바뀐 전래를 규명했다. 양동마을의 대표 종가인 서백당과 무첨당의 편액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서체 및 그 관련 비화까지 소상하게 풀이했다.

그 밖에 경주 사마소, 교촌 최부잣집, 매월당 김시습 등 40여 항목에 걸쳐 문헌 중심으로 고증하고 그의 사적을 세상에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은 원문을 중시하되, 간혹 한시를 뒤섞어 옮김으로써 재미를 더하고 있다. 한자 어구를 적절히 구사함으로써 원의를 되새겨 읽고 정화된 언어를 음미한다는 취지에서 그 아름다움이 더 깊다. 이 책의 서평은 정종섭(현 안전자치부 장관)과 추천서는 지건길(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각각 썼다.

이 두 책은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를 올바로 이해하는 필독서가 될 것으로 보이며 동호인들이 동참해 저변의 확대에 기여했으면 한다. 사료되어 크게 주목되며, 아울러 학계에도 상당히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는 20일 오후 2시 경주문화원에서 신간 두 권의 출판기념회를 가진다

-조철제 선생은
경주 출생으로 동국대학교 한문학과 졸업, 동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1985년부터 2012년까지 경주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경주시사 편찬위원, 경상북도 문화재전문위원 등을 역임하고 제17회 경주시문화상(학술부문)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경주문집해제’, ‘경주유교문화유적’ 등이며 국역한 책으로는 ‘경주읍지’, ‘운암실기’ 등이다. 논문으로 ‘숭혜전과 경순왕 어진의 역사’, ‘경주집경전의 사적 고찰’, ‘경주부의 관아 문서’ 등 다수다.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경주에 대해 평소 글을 쓰고 자료를 발굴하고 남모르는 지식을 습득한다는 것이 외롭기도 하고 한편으론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이 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 온 책이다.

신라 문화에 대해 연구한 이는 많지만 조선시대의 경주는 충분한 문헌적 고증과 현장 답습이 아우러지고 여과된 상태에서 썼다. 어떤 분들은 ‘당신만이 쓸 수 있는 유일한 집필’이라고 해주어서 보람을 느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자료를 찾는 것이었다. 조선시대 문헌도 잃어버린 것이 많아 이를 찾는 것에 공을 들였다. 전설과 설화 보다는 문헌적 접근에 집중했다. 후손들에게 잘못 알려진 것에 대해 정확히 알리자는 것에 애로도 있었고 보람도 있었다.

신라사는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조선시대사는 후손들이 경주에 살고 있기 때문에 확실한 자료의 경우만 썼다. 동경잡기는 경주에서 나온 최초의 지리지기 때문에 이 책이 나온 원인과 시대적 배경을 규명하고 밝혔다.

또 다른 경주를 만나다는 경주 동헌의 역사, 법장사 내력, 정조 대왕의 어필, 교동의 병촉헌, 옥적과 금장팔경 등은 굽이굽이 내용마다 나만이 가지고 있는 영역을 여과없이 토로해 냈다. 경상도에서 경주가 가장 큰 거읍인데 거읍의 조선 문화가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경주에서 조선을 발견하는 작은 밀알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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