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천군동 종합폐기물처리장에 소각장을 설치키로 해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있다. 경주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은 1일 239톤으로 이중 160톤이 천군동 매립장으로 반입되고 있다. 새로 설치될 소각장은 약300억원의 예산으로 1일 100톤의 소각용량을 갖추고 경주의 생활쓰레기중 대부분을 이 곳에서 소각할 수 있게 계획되어있다.
경주시는 매일 발생하는 쓰레기를 처리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고 보면 어디든지 쓰레기장과 소각장을 설치해야한다. 그러나 입지선정 과정이 투명해야하고 주민들의 사전동의를 통해 무리 없이 추진되어야 마땅하다. 우리나라 최대 휴양관광단지인 보문관광단지에 쓰레기처리장을 설치할 때도 많은 시민들은 침출수로 인한 보문호 오염과 관리부실로 인한 악취문제, 차량출입에 따른 경관문제 등 여러가지 불합리한 문제들에 대한 우려로 반대했었다.
그러나 당시 시 관계자의 입장설명은 전혀 침출수나 악취가 나지 않도록 최신예 기술을 도입하여 전혀 민원이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고 주민들은 그 말에 신뢰를 보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주민들의 주장은 사뭇 다르다. 시가 2-3M 가량 매립하면 15-30CM의 복토를 해야하는데도 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일반쓰레기 뿐아니라 산업폐기물 등도 매립한다는 주장이다.
3년 가까이 쓰레기매립장을 운영한 결과 우려했던 문제점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 주민들의 불신을 사게되었고 여기에 소각장까지 설치한다니 주민들의 반발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애당초 보문단지 옆인 천군동에 쓰레기처리장이 들어설 때도 입지조건이나 주변환경을 고려하기보다는 말썽이 가장 적은 장소를 선택하다보니 지금의 천군동으로 결정되어졌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다.
소각장설치는 단순 매립방식에 의존했을 때 보다 쓰레기매립장의 효율성을 높여 입지선정이 어려운 쓰레기매립장의 수명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한 논리는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 과정이 주민들을 배제한 상태에서 추진되었다면 바람직한 방법일수 없다.
경주시는 행정편의 보다는 시민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주민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혐오시설의 경우 시민감시단을 운영하여 시민들이 오해 없이 협력될 수 있도록 하는 자신 있는 시정을 당부한다.
<383호 98.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