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 최재필 시의원은 지난달 24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황오동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중심상권 르네상스 사업 등 물리적 재생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하며, 관광객 유입을 위한 체험형 콘텐츠와 특화 거리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경주 원도심의 현실은 위태롭다.    최 의원에 따르면 경주 원도심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25.1%에 달했으며, 이는 전국 평균인 6.7%의 약 4배에 이른다. 계속되는 내수 침체의 여파와 코로나19 이후 확대된 온라인 소비, 대형마트·복합쇼핑몰 중심의 소비 패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원도심의 쇠락은 가속화되고 있다. 게다가 경주시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지역 소비력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이런 상황에서 경주의 원도심을 되살리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해법은 ‘관광객’이다. 외지인이 찾고 싶고, 머무르고 싶고, 다시 오고 싶은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도시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문제는 경주 관광의 흐름이 지나치게 ‘황리단길’에만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황리단길과 원도심은 도보 10분 거리지만, 관광객의 발걸음은 좀처럼 이어지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의 문제이기도 하다.원도심 상점가 대부분은 의류와 잡화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대체 가능한 업종이 많아 지역만의 차별성이 부족하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굳이 멀리까지 걸어가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원도심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경주다운’ 콘텐츠가 집약된 상점가, 다시 말해 지역의 역사·문화와 연계된 체험형 상업 공간이 조성돼야 한다.최 의원이 제안한 ‘원데이 클래스’형 체험 관광상품, 그리고 글로벌 문화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글로컬 테마 거리’ 조성은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대안이다. 이는 경주의 전통문화와 현대적 관광 트렌드를 조화시키고, 다양한 계층의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 더불어 월별 자매도시 테마 이벤트나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야간 콘텐츠는 단조로운 주간 관광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물론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과 상인들의 동의와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 외부만 덧씌우는 정책은 오래가지 못하며, 공간은 곧 사람이 채워야 한다. 시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지원하며, 관광객이 즐기는 구조가 정착될 때 원도심은 비로소 생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단순한 거리 정비나 간판 교체에 그치지 말고, 경주 원도심만의 이야기를 품은 상권으로 재편해야 할 시점이다. 더 늦기 전에, 더 과감하고 창의적인 접근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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