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넘는 세월 동안 한결같이 봉사를 이어온 이가 있다. 개인 봉사자로 20년, 봉사단체 ‘선덕회’에서 15년. 바로 김명란 회장 이야기다. 봉사의 시작은 지인을 위해 시작한 어린이 교통 봉사였다. 과거 부산에 살던 시절 가정폭력으로 힘들어하던 지인을 돕기 위해 시작한 것이 김 회장의 봉사자로서의 첫 걸음이었던 것. 그는 경주로 이사온 후에도 봉사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10년, 경주농협 주부대학 동기들과 함께 봉사단체 ‘선덕회’를 창단하며,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선덕회는 현재 65세 이상 회원들이 중심이 돼 매달 6회 이상 급식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성화 총무는 선덕회의 밝은 분위기와 활기찬 활동을 ‘특별한 봉사’로 표현한다. 봉사는 단순한 나눔을 넘어 건강과 행복, 그리고 세대 간의 유대를 이끈다는 생각에서다. 이번 호에서는 항상 밝게 웃으며 행복을 전하는 봉사단체 ‘선덕회’ 김명란 회장과 김성화 총무를 만나 그들의 봉사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주에서 15년, 꾸준한 활동을 이어온 ‘선덕회’ 선덕회는 2010년 6월, 경주농협 주부대학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창립한 봉사단체다. 처음에는 ‘선덕여성회’로 시작했지만, 남성 회원도 참여하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회원 수는 약 26명. 불국사 성림무료급식소, 동천동의 이웃집, 장애인종합복지관 등에서 매달 6회 이상 급식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회원들은 식재료 손질부터 조리, 배식, 설거지까지 직접 도맡아 하며, 봉사를 통해 따뜻한 마음을 지역에 전파한다. 또한 선덕회는 경주의 크고 작은 행사에도 참여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주시청 안내, 장애인 활동 지원부터 제야의 종 타종식 간식 봉사 등 지역의 크고 작은 일에는 항상 선덕회 회원들이 다른 봉사단체 회원들과 함께 힘쓰며, 평균 나이 65세 이상의 회원들이 밝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지역사회를 빛내고 있다.   가정폭력 피해자 돕기 위해 시작된 봉사 김명란 회장이 처음 봉사를 시작한 건 부산에서 살던 시절이었다. “가정폭력 피해를 겪던 지인이 있었어요. 그분이 바깥 활동을 하게 하려고, 같이 등굣길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교통봉사를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봉사는 35년 넘게 계속됐다. 경주로 이사 온 이후에도 봉사활동을 몇몇 지인들과 함께 이어 왔으며, 지역 한 회사의 사내 봉사회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무엇보다 김명란 회장은 봉사가 전혀 힘들지 않고 삶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봉사하면서 힘들다고 느낀 적이 없어요. 오히려 제가 살아있다는 걸 느껴요. 봉사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기쁘죠”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시간, 봉사 울산에서 십 수년간 남편과 함께 봉사활동을 펼쳐오다가 경주에서 선덕회와 함께 한 지 3년차에 접어들었다는 김성화 총무. 그는 선덕회의 가장 큰 장점을 밝고 열정적인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힘들 법한 봉사활동을 회원들은 항상 웃고, 서로 격려하며 밝은 분위기를 유지해 간다는 것. “신기하게도 봉사를 하면 몸이 지치지 않아요. 엔돌핀(엔도르핀)이 막 나오는 것 같아요. 빠지면 아쉽고, 오면 행복한 그런 활동이에요. 특히 급식 봉사에 나온 언니들이 항상 챙겨주고 아껴주는 모습을 보면 젊은 제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거든요” 김명란 회장 역시 봉사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급식 봉사가 끝나고 다 같이 앉아 밥 한 끼 먹거나 커피 한 잔 마시면 그보다 행복한 시간이 없어요. 봉사에 참석한 회원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삶인 거죠. 아무 고민도 걱정도 없는 시간이에요” 김명란 회장과 김성화 총무는 봉사를 통해 얻는 것이 단순한 ‘선행의 보람’이 아니라, 삶의 활력과 공동체 속 따뜻한 유대감이라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도 더 많이 함께 하길 김성화 총무는 경주지역의 봉사문화가 다른 지역에 비해 활성화돼 있음에도, 젊은 세대의 참여가 더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에 봉사단체가 참 많은 거 같아요. 하지만 한편으로 아쉬운 건 젊은 봉사자들 유입이 자꾸 줄어드는 거죠. 직장이나 사업 때문에, 또 육아로 많이 바쁘고 힘들 시기라 더 그런거 같아요. 봉사는 교육적이나 정서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젊은 부부들이 아이와 함께 봉사활동을 한다면 정말 좋을 거예요. 건강한 세대를 만드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김명란 회장은 퇴직 후 삶의 활력으로 봉사를 선택한 이들이 많다는 점에서, 선덕회가 ‘제2의 인생 공동체’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주에도 여러 봉사단체들이 있어요. 소속된 회원들의 성향, 분위기가 모두 다르다고 할 수 있죠. 선덕회 회원들은 공무원, 공기업, 교육자, 사업가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다 퇴직 후 봉사를 함께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제2의 인생을 선덕회라는 봉사단체 안에서 보내고 있는 거죠” 선덕회는 정기 급식 봉사 외에도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간다. 그 중심에는 김명란 회장의 묵묵한 리더십과, 이를 믿고 따르는 회원들이 있다.   모든 봉사자들이 그렇듯, 이들의 헌신은 지역사회를 움직이는 따뜻한 힘이다. 오늘도 선덕회는 경주의 한켠을 조용히, 따뜻하게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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