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문학을 오랜 시간 지켜온 정민호 시인이 두 권의 시집을 동시에 펴냈다.    시선집 ‘바다와 청보리밭’(신진)과 서정시집 ‘숨어서 우는 귀뚜라미’(뿌리)다. 평생 써온 1500여편의 시 중에서 고르고 또 골라 담은 작품들이다. 정 시인은 이번 출간에 대해 “작품이 세상에 나오면 그 나름대로 시적인 위치를 갖게 마련”이라며 “일상의 시 작업 끝에 얻어진 분신들”이라고 말했다. ‘바다와 청보리밭’에는 총 77편의 시가 담겼다. 1부 ‘침잠하는 어둠’, 2부 ‘임진강은 흐른다’, 3부 ‘노을 풍경’, 4부 ‘전화번호를 지우며’로 구성된 이 시집은 자연과 역사, 시대의 아픔을 절제된 언어와 날 선 감각으로 포착해낸다.     함께 출간된 ‘숨어서 우는 귀뚜라미’에는 개인의 내면과 기억을 섬세하게 담아낸 시편들이 조용한 울림을 전한다. 특히 ‘아들에게 주는 시’는 시인의 유산 같은 문장으로 남는다.     “살다가 아버지가 생각나거든 내 시나 읽어보아라. 읽다가 모르는 구절이 있으면 그것이 너희에게 주는 말임을 알라” 한 사람의 생애를 관통한 문장들. 이번 시집은 문학청년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긴 정민호 시인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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