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굴사. 천 년을 넘는 세월 동안 응회암 바위 위에 앉아 미소를 머금은 마애여래좌상이 올해는 무대의 중심이 된다. 신라의 정신을 예술로 풀어내는 전통공연 ‘석굴사원의 천년미소 마애’가 오는 26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11월까지 골굴사에서 연중 펼쳐진다. 무엇보다 골굴암 마애여래좌상이 새겨진 실제 석굴사원을 배경으로 무대를 꾸며 주목된다. 공연은 신라 왕이 태평성대를 기원하며 마애불 조성을 명한 전설에서 출발한다. 무대 위에는 무명의 석공이 등장하고, 돌을 다듬으며 완성해가는 부처의 얼굴 속에 신라인의 기원과 정성, 예술혼이 겹겹이 포개진다. 이를 표현하는 무대는 바리톤 성악과 해금, 장구가 어우러진 국악실내악을 중심으로, 창작무용과 판소리, 그리고 골굴사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선무도 시연까지 다양한 전통예술로 구성된다.   특히 5월 17일과 10월 25일에는 대공연이, 그 외 일정에는 소공연이 마련돼 총 6차례 관객과 만난다. 이번 사업의 또 다른 매력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에 있다. 골굴사 오륜탑 일대에서는 마애여래상의 표정을 손끝으로 느껴보는 탁본 체험 ‘천년의 미소를 손끝에 담다’, 선차의 미학을 경험하는 다도 활동 ‘마애茶’, 사찰 경내를 걸으며 자연과 마음을 동시에 돌보는 플로깅 프로그램 ‘지구를 닦고, 마음을 닦다’가 운영된다. 이 외에도 야생화 사진 촬영, 허브 심기, 그리고 사찰 곳곳을 활용한 미션형 보물찾기까지, 아이부터 어른까지 즐길 수 있는 활동이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7월과 8월에는 매주 토요일 저녁, 국악 입문형 교육 프로그램인 ‘마애불과 만파식적-국악으로 만나는 신라’가 열린다. 문무왕과 만파식적 설화를 토대로 기획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국악 연주 해설과 함께 거문고, 장구 체험은 물론 국악을 통한 명상 시간도 마련돼 있다. 또한 5월부터 10월까지는 ‘돌 안에 깃든 자유, 석굴이 품은 이야기’라는 인문학 강좌가 매월 토요일 열리며, 석굴사원의 건축적 의미와 수행 문화, 마애불의 상징성 등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행사를 주관하는 (사)계림국악예술원 측은 “골굴사는 석굴사원이자 신라 불교 정신이 응축된 공간”이라며 “공연과 체험을 통해 가족 단위 관람객, 외국인 관광객 모두가 이 문화유산을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예술과 종교, 수행과 놀이, 전통과 현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무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많은 이들의 참여와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2025년 전통산사 국가유산활용사업’의 하나로, 국가유산청과 경상북도, 경주시가 공동 주최하고 (사)계림국악예술원이 주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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