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황오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나눔과 행복 복지단’이라는 이름으로 정용하 민간위원장과 김병석 공공위원장을 포함한 19명의 위원이 지역복지의 최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행정지원이 아닌, 이웃과 이웃이 손을 맞잡는 진정한 마을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현재 ‘나눔과 행복 복지단’은 세 가지 특화사업을 중심으로 활동 중이다.
첫 번째는 ‘안부묻go, 반찬나누go’ 사업이다. 매월 한 차례 정기적으로 반찬을 지원하며, 거동이 불편해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노인가구 16세대를 직접 찾아가 밑반찬을 전달하고 안부를 살핀다.
또 결식 우려가 있는 청소년 12세대에는 외식쿠폰을 지원하고 있다. 이 쿠폰은 위원들이 직접 지역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협력 가게를 섭외해 만든 결과로, 단순한 지원을 넘어 지역 상권과의 연계를 실현한 모범 사례다.
두 번째 사업은 ‘김장김치 나눔’이다. 물가 상승과 건강 문제로 식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독거노인과 취약계층 161세대에 김장김치를 전달하며 겨울철 건강을 챙기고, 동시에 각 가정을 직접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세 번째는 ‘어르신 맞춤 돋보기 지원’ 사업으로, 원래는 청소년 대상이었으나 지역 고령화에 따라 현재는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다. 안경업에 종사하는 위원이 마진을 남기지 않고 봉사의 마음으로 참여하면서 지금까지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특화사업 외에도 이들은 황오동을 더욱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힘을 쏟고 있다. 야간 보행 안전을 위한 태양광 벽부등 설치,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복지사각지대 ZERO’ 캠페인 등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인정받아 지난 2020년에는 황오동이 ‘찾아라! 경북행복마을’ 제40호에 지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가장 기념비적인 성과로는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함께모아 행복금고’ 지정기탁 후원계좌를 지역에서 가장 먼저 개설한 점을 꼽을 수 있다.
황오동은 후원금을 보다 투명하게 운영하고자 고민한 끝에 공동모금회와 협력해 이 계좌를 만들었고, 이는 나머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현재도 유일하게 경주시가 아닌 독립적으로 관리되는 1호 계좌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은 매우 크다.
정용하 민간위원장은 활동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사례로 한 반찬지원 대상자를 언급했다. 그 대상자는 스스로도 어려운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나 말고 더 힘든 사람에게 전해달라’며 반찬 수령을 거절했다. 또, 평소 책을 좋아했던 그는 황오동 작은도서관이 조성될 당시 자신의 책을 기증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받기보다는 나누기를 먼저 생각한 그분 덕분에, 우리가 왜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황오동 복지의 든든한 기반은 이웃들의 자발적인 후원에서도 비롯된다. 현재 ‘착한가게’ 20여곳과 ‘1인 1계좌’를 실천하는 착한가정 30여명의 후원이 복지단 활동을 꾸준히 뒷받침하고 있다.
그 고마운 마음에 보답하고자 2022년에는 ‘그대, 참 따뜻한 이웃!’이라는 제목의 후원자의 밤 행사를 열어, 주민 공감대 형성과 정기기부자의 자긍심 고취,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한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점점 고령화되는 마을의 현실 속에서 황오동 복지단은 의료기관과의 협업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현재 병원 2곳과 약국 1곳이 함께하고 있지만, 이들에게 가해지는 부담은 적지 않다.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건강한 돌봄이 지속되기 위해선 뜻을 함께할 의료기관의 자발적인 동참이 절실한 상황이다.
2025년, 황오동 ‘나눔과 행복 복지단’은 양적 확장보다는 질적 내실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병석 공공위원장은 “새로운 사업을 늘리기보다는 지금 잘해오던 일에 더 집중해 더 많은 대상자를 발굴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고 밝혔고, 정용하 민간위원장 또한 “기본에 충실하면서, 새로운 후원자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고 다짐했다.
황오동의 마을복지는 묵묵한 실천으로, 빠른 성과보다 깊은 신뢰로 쌓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