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경남 산청·울산 울주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의 피해가 엄청나다.
현재까지 파악한 피해 규모만 4만8150㏊라고 한다. 축구장 6만7400개, 여의도 면적(290㏊)의 166배나 된다. 영남지역에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발생한 피해도 날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산불로 인한 주택 피해는 전소 3669채, 반소 249채, 부분 소실 285채 등 총 4203채의 주택이 피해를 입었다. 농·축업 피해는 농작물 3862ha, 시설하우스 689동, 축사 235동, 농기계 8249대 등으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증가했다.
또 수산업 피해는 영덕에서 어선 25척, 인양크레인 1대가 전소됐고, 어민 가옥 25채, 수산물 가공업체 3곳의 16개 동이 전소됐다.
문화재 피해는 사찰, 불상, 정자, 고택 등 모두 30곳에서 피해가 났다. 이번 산불로 발생한 사망자 수는 모두 26명이다.
또 산불 발생 후 모두 3만4816명의 주민이 대피했다가 3281명이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귀가하지 못한 이재민은 안동이 1190명으로 가장 많고, 영덕 771명, 청송 714명, 의성 505명, 영양 188명이다.
경북도는 이재민들을 위해 임시조립주택을 공급하는 등 긴급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여전히 체육관 등 대피 시설에서 숙식을 하고 있는 이재민들의 고충이 얼마나 클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식사며 잠자리며 불편함은 이만저만이 아닐 거다.
삶의 터전인 주택이 전소돼 돌아갈 곳이 없다고 한다. 피해 규모가 워낙 커 복구에 얼마나 걸릴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심심한 위로와 함께 성금 등 기부가 절실한 때다.
경주지역에서 기업과 기관·단체 등이 산불 피해복구와 이재민들의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한 성금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하니 위안이 된다. 경주시도 영남지역 초대형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경주시 본청과 읍면동, 자원봉사단체 등은 의성군, 영덕군, 안동시 등 피해 지역에 구호물품, 급식 지원, 인력 파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복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경주시는 이달 30일까지 ‘산불 피해 특별모금’을 추진 중이다.
경주시민은 지난 2016년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억이 남아 있다. 당시 전국 각지에서 피해 복구를 위한 도움의 손길과 성금으로 크게 위안을 받았었다. 이제는 우리가 갚아야 할 차례가 왔다. 산불 피해로 실의에 빠진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크던 작던 정성을 모아 응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