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왕릉이 즐비한 경주 대릉원 옆에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새로운 공간이 문을 열었다. ‘오늘 만나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을 지닌 오아르미술관이 4월 1일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천년고도 경주에는 이미 솔거미술관과 알천미술관, 우양미술관, 플레이스씨 등 여러 미술관이 운영 중이다. 여기에 오아르미술관이 합류하면서 경주는 역사 유적지를 넘어 미술관 투어가 가능한 도시로서의 면모를 강화하게 됐다. 고분과 현대미술의 대화… 유리창에 비친 대릉원이 ‘작품’ 오아르미술관은 2020년부터 약 4년간의 준비 끝에 문을 열었다.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어진 이 미술관은 유현준 건축가의 설계로 완성됐다.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미술관 전면에 설치된 가로 30m, 높이 12m 규모의 대형 유리창이다. 이 유리창을 통해 바라본 대릉원의 풍경은 하나의 거대한 파노라마 작품이 된다. 또한 외부에서 보면 유리에 반사된 고분의 모습이 또 다른 예술 작품처럼 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술의 꿈나무 키우는 공간 되길” 김문호 관장은 “저희가 지향하는 가장 큰 목표는 젊은 세대가 어렵지 않게 미술을 접하고 찾아올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오아르미술관이 예술을 꿈꾸는 많은 젊은 후배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앞으로도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관장은 미술관의 정체성에 대해 “고분을 품은 미술관, 경주를 품은 미술관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다. 이 공간이 경주의 역사와 예술이 공존하며 서로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장소로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오아르미술관의 개관으로 경주 시내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 벨트로 연결돼 사적 관광뿐 아니라 미술관 투어를 통해 현대 예술까지 함께 즐길 수 있게 됐다”면서 “천년의 역사를 품은 대릉원 옆에 이처럼 현대적인 건축이 결합된 미술관이 탄생한 것은 경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예술을 통해 영감을 얻고, 경주의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 선보여 오아르미술관은 개관전으로 세 개의 전시를 동시에 선보인다. 1층 제1전시실에서는 관장이 20년간 수집한 600여점의 소장품 중 엄선한 10여점을 전시하는 ‘오아르 컬렉션’전이 23일까지 열린다. 팝아트와 스트리트 아트 위주로 구성된 이 전시에는 오타니 워크숍의 ‘Boy’(2022), 백향목의 ‘Nostalgia’ 등이 포함됐다. 2층 제2전시실에서는 일본의 주목받는 젊은 작가 에츠 에가미의 ‘지구의 울림(Echoes of the Earth)’전이 9월 21일까지 이어진다. 포브스가 ‘세상을 바꾸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에 선정한 에가미의 작품 17점이 전시된다. 마이클 잭슨, 비틀즈, K-POP 아이돌 등 대중문화 아이콘을 다채로운 색채로 표현한 ‘Beat it - Michael Jackson’(2024), ‘Dancers in the rainbow-1’(2024) 등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지하 제3전시실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미디어 아트 작가 문경원&전준호 듀오의 ‘팬텀 가든(Phantom Garden)’이 2026년 3월 31일까지 전시된다. 환경 문제와 지구의 변화를 섬세한 영상미로 그려낸 이 전시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순간을 연출한다. 관람료는 성인 8000원, 청소년·어린이 6000원이며 경주시민은 성인 6000원, 청소년·어린이는 5000원이다.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매주 화요일은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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